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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경영

Arts Council Korea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동반자, 아르코를 소개합니다.

직원 칭찬하기

제목
봄에 받았던 메일을 가을 초입에 다시 열어보며
작성자
홍 * 욱
내용
민원인을 상대하는 업무는 아니지만, 직업 특성 상 많은 종류의 민원을 열람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각종 민원들을 한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훈훈한 사연보다는 안타깝고 분노에 가득 찬 글들과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불성실한 민원 담당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이나, 몇 번을 거듭했는데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사항에 대한 시정 요구를 낱낱이 적은 글들을 보다 보면 제가 당사자가 아닌데도 마음 한켠이 답답해지곤 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가끔씩 이런 칭찬하기 게시판 같은 곳들을 보면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하구나,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있구나 하며 다시 따뜻해집니다.

지난 봄, 문학 레지던시사업 관련하여 헷갈리는 사항이 있어 담당자 메일로 문의를 넣은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민원을 넣었을 때 바로 답변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다른 업무로 넘어갔는데 웬걸, 십 분도 채 되지 않아 회신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 들어가보니 친절한 답변과 함께 제가 놓쳤던 부분까지 알려주시는 직원분의 마음 씀씀이에 몹시 감동했습니다. 빠른 답신에 감사하다는 답장을 보내니 신청 사업 관련하여 좋은 일 있기를 바란다는 답변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평소 컴퓨터로 많은 작업을 처리하는 저는 행정 시스템의 딱딱하고 사무적인 진행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는데, 담당자님의 메일을 보고 이러한 기계적인 시스템 역시 결국 인간이 행하고 있는 것이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때 신청했던 사업은 선정되지 못했지만, 그때 제가 느꼈던 포근함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계절감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여쭤보고 싶습니다.
장용석 선생님! 아직 나주에 계신가요? 저는 선생님이 메일 말미에 적어주신 "나주는 확실히 봄인 듯합니다." 라는 문장을 가을 초입에 다시 꺼내보고 있습니다. 선생님 같은 친절하신 분들이 세상에 더욱 많아진다면 기술이 얼마나 발전한다 한들 마음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노고에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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