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복합문화지구 누에
김영란 개인전 《상(像)상(想)상(賞)》
2026년 1월 27일(화)~2월 8일(일)
전라도 완주군 운곡리. 화~일요일 10~18시. 무료
URL: https://archivist.kr/exi?m=gov&i=1765409637
·· ──── ✼ ──── ··
완주군 운곡리에 자리한 복합문화지구 누에에서 김영란 작가의 개인전 《상(像)상(想)상(賞)》이 진행 중입니다.
·· ──── ✼ ──── ··
■ 전시소개
상(像)상(想)상(賞)
손끝으로 형태를 아로새기고 기념하는 것에 대하여
글 문채원
김영란은 전시 《상(像)상(想)상(賞)》에서 같은 음을 가진 세 개의 의미를 전시로 불러들인다. 물건의 형상(像)을 한지로 감싸고, 그 표면에 축적된 기억과 생각(想)을 채집하며, 사물에 손이 닿았던 이들과 그 일상을 기리는 사물(賞)을 만드는 것. 작가는 섬세하고 반복적인 작업방식을 빌어 삶의 단편을 담담한 언어로 풀어낸다.
주물(casting)은 금속 등을 녹여 거푸집에 넣고 응고시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거푸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과물의 형상을 점토로 빚어 만든 원형이 필요하며, 주조의 과정은 곧 원형과 가까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오늘의 삶을 원형이라고 본다면 과거로 밀려나는 현재의 시간은 사라지거나 빛을 잃는다기보다 중심이 되는 형태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반복보다는 변주 또는 재현처럼 변형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김영란은 한지와 밀가루 풀로 사물의 겉면을 떠내어 조합하는, 캐스팅의 역재생(rewind)과도 같은 방법을 통해 흘러간 시간과 그 속의 잔잔한 역동성을 조각으로 구현한다.
그의 캐스팅 시리즈는 부모님이 아끼던 물건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차마 버리지 못한 채 몇 년 간 간직해온 것들과의 ‘멋진 이별’에서 시작한다. 물건의 외형을 하얀 한지로 탁본을 뜨듯 ‘채집‘하는 작업방식을 통해 물건에 깃든 기억과 추억을 되새김질하고, 세세한 틈이나 주름까지 꼼꼼히 떠내며 앞서 살아간 생의 흔적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손바닥 반절만한 크기의 한지와 헝겊을 반복해서 붙이고 말려 떼어냄으로서 만들어지는 그의 조각은 ‘원형’이었던 것, 생생한 현재였던 것을 손끝으로 감각하고 기억하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다.
작가는 〈두개의 방〉(2019)에서 한지로 캐스팅한 사물들을 배치하여 어머니의 안방과 자신의 방을 재현하였다. 어머니의 방은 사용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듯, 정직한 형태의 물건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습으로 보는 이를 맞이한다. 반면 작가 자신의 방의 물건들은 경계 없이 뒤섞여있거나 식물을 품는 있는 화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물을 수집하고 그 외형을 뜨는 방식은 동일하나 작가 자신의 공간을 구현하는데 있어서는 확장과 변주의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시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형태나 기능의 변주는 〈무병장수 레시피〉(2019-2023) 시리즈와 〈어떤 의자〉(2025) 등으로 이어진다.
《상(像)상(想)상(賞)》의 주된 축을 이루는 〈트로피〉(2024-2025) 시리즈와 〈훈장〉(2025) 시리즈는 삶의 부산물로서 남겨진 사물에서 과거와 현재의 삶의 흔적을 발견하고 여기에 깃든 다층적인 가치를 예찬한다. 기물의 전체 또는 일부를 한지로 떠낸 후 조합하는 방식은 연극이나 영화에서 캐릭터에 배우를 선택(casting)하는 것을 연상하게 한다. 사물을 기민하게 관찰하고 조형에 사용할 모양을 선택하여 편집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합쳐지거나, 잘려나가거나, 부분적으로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며 트로피와 훈장이라는 상징적 사물로 재조립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트로피는 한 손에 잡힐 만큼 작은 것에서부터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어찌 보면 탑과 같은 모습으로 구현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발표하는 〈훈장〉 시리즈는 트로피 시리즈를 형태적으로 변주한 시도로, 캐스팅한 사물의 속성을 빌어 일상성과 특별함의 경계를 흐릿하게 한다. 본래 금은과 칠보로 만들어져야 할 메달은 젓가락이나 드라이버 같은 가재도구로 채워지고, 화려한 색깔 대신 겹치고 뜯어낸 자국이 매끈한 마감을 대신한다. 상(賞)을 매개로 만들어진 두 시리즈는 영예의 순간을 일상의 매일로 확장한다.
김영란은 차갑고 묵직한 재료 대신 켜켜이 쌓인 미색의 한지로 상(賞)들을 만들고 요란스러운 칭찬대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차분한 축하를 건넨다. 그것은 스스로의 삶을 다독이는 것이자 작업을 마주한 이들 각자가 스스로의 삶에서 발견할 일상의 가치일 것이다.
·· ──── ✼ ──── ··
■ 작가소개
김영란
(Youngran Kim, b.1962)
일상의 사물을 한지로 본뜨고 조합하여 이를 사용했던 이들에 대한 단상을 무대나 조형물로 구현한다. 주요 개인전으로 《스스로 그러하다》(향교길68 미술관, 2024), 《풀꽃 엄마》(갤러리 숨, 2023) 등이 있으며, 《유연한 공간 : 연대의 힘》(교동미술관, 202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 ──── ✼ ──── ··
■ 전시개요
→ 김영란 개인전 《상(像)상(想)상(賞)》 ~2월 8일(일)까지
· 작가: 김영란
· 저자: 문채원, 유대수
· 운영: 화~일요일 10~18시
· 휴관: 월요일 휴관
· 요금: 무료
· 공간: 복합문화지구 누에
· 주소: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읍 완주로 462-9 (운곡리 905-2)
· 문의: +82 (0)63-246-3953, openspace.nue@wfac.or.kr
ⓒ 정보와 자료의 출처는 김영란 작가입니다.
URL: https://archivist.kr/exi?m=gov&i=1765409637
·· ──── ✼ ──── ··
#복합문화지구누에 #누에 #김영란작가 #김영란개인전 #상상상 #김영란개인전상상상 #전시 #전시회 #완주군전시 #완주군전시회 #한지전시 #한지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