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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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치마 노랑저고리’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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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月입니다. <br />
올 해는 유난히 봄꽃들이 지천으로 가득하군요. <br />
해마다 노란 개나리가 당당히 울타리를 감싸면 <br />
연분홍 진달래는 조용히 뒷산을 적십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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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네 봄은 노랑과 분홍으로 시작합니다. <br />
둘은 그다지 어울리는 색이 아니지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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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데 <br />
오래 전 어느 해 설에 한 어린 소녀를 보았습니다. <br />
단발머리에 분홍치마와 노랑저고리를 입은.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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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남짓한 그 아이는 온통 봄이었습니다. <br />
방실방실 웃는 얼굴도, 찰랑대는 단발머리도. <br />
그 고운 치마저고리는 嚴冬雪寒에도 봄이었습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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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은 아가씨는 다홍치마, 노랑저고리를 입었다지요, <br />
새색시는 다홍치마, 연두저고리를 입었다지요, <br />
저고리의 끝동이 남색이면 아들이 있음이요, 자주색 고름을 달면 남편이 있음이었다지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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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담아 노래하는 우리 옷에 봄을 담아 노래합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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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기다려요 <br />
조금만 기다려요 <br />
그럼 알게 될 겁니다. <br />
시간의 모래가 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내리듯이 <br />
당신과 나의 추억들도 끝없이 이어질 겁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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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은 알아야 합니다 <br />
또다시 당신을 기다릴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