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Arts Council Korea
아르코의 활동을 공유해드립니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Arts Council Korea
아르코의 활동을 공유해드립니다.
예년보다 여름이 일찍 다가온 올 6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 아르코미술관에서는 재활용을 주제로 한 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아르코미술관은 주제기획전을 통해 매년 여러 작가들과 함께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이슈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동시에 그 해결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재활용 주식회사”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재활용의 순환, 흐름을 이야기하는 전시이다. 일상과 예술이 서로를 재활용함으로써 야기하는 무형의 가치를 판매하는 회사로서, 관객이 전시를 관람 후,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작가의 작품과 상호 교류한 경험이 유머와 아이디어가 가득 찬 일상으로 재유통 되도록 하고자 하는 전시이다. 그래서 초대작가들(고원, 박용석, Sasa[44], 사성비, 신현중, 유영호, 이미경, 이윤경, 정재철, 홍경택)과 함께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대해 지금의 조형어휘로, 다시 물음을 제기하며 “선택, 수집, 소유, 소비, 재생산”의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들의 다양한 경로를 추적해보고자 한다.
| 재활용 주식회사의 “재활용” 의미와 방향 경제성장에 모든 초점을 맞춰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던 우리의 20세기는 경제적 효율성과 획일성을 기준으로 모든 것이 존재하고 배열되었다. 소위 문화와 감성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21세기는 효율성 너머로 상상력을 통한 개방성과 유희성, 임의성으로 가득한 다원성을 수용하고자 한다. 다원적 태도는 결국 배타적인 자세를 거부하자는 것인데, 미술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이 아니라, 작가들의 작업 안에서 이미 존재하는 주변의 여러 현상들이 발견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중심과 주변,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상호교류하고 재활용하면서 또 다른 가치들을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재활용’은 용도 폐기되거나 파손된 사물들을 재가공하여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르코미술관에 들어선 “재활용 주식회사”에서는 사물을 포함하여 인간의 사고와 행위 또한 재활용되는 과정을 거친다는 부분도 끌어 들인다. 우리의 삶이 지속되기 위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는 끊임없는 사회적 세포분열과 그 연쇄작용의 한 고리로서 ‘재활용’을 간주한다. “재활용 주식회사”의 (재)생산 라인에 위치하고 있는 작가들은 관객에게 감상의 행위가 삶 속에서 재활용되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을 시작으로(유영호), 자신에게 배달된 기존의 우편엽서를 다시 활용하여 또 다른 누군가(관객)와의 소통의 통로를 만들거나(신현중), 편집증적 방법으로 하나의 소재와 관련된 각종 과거 자료를 수집 (Sasa[44]), 실제로 폐기되거나 버려진 것들을 모아서 재조합시키는 방법(박용석, 정재철, 홍경택), 관객의 움직임을 모아 기존의 음악에 오버랩시키는 작업(이윤경), 자신의 실제 거실을 통째로 미술관의 오브제로 전환하는 방법(이미경), 디지털 환경에서 수집한 것을 아날로그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사성비)으로 섞거나 엮어서 재생산을 이뤄낸다.
| “재활용 주식회사”전 - 엮음과 섞음의 공간 구성 “재활용 주식회사”는 일상에서 수집한 것들을 가지고 재활용하는데 있어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이 제시하게 된다. 엮음(재활용 제1라인)과 섞음(재활용 제2라인)이 그것인데, 이 둘을 중심축으로 하여 기존의 것들이 원재료화되어 또 다른 구성으로 진행된다. 재활용 제1라인에서는 작가가 직접 발로 뛰어서 수집한 것들을 과거에서 현재로, 지역에서 지역으로, 누군가에게서 누군가에게로 이동시키면서 현상들이 엮어지는 재활용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재활용 제2라인에서는 수집한 것들을 원래의 제작방식과 달리하거나, 다른 종류의 것을 섞어서 새롭게 탄생시킨다.
| 전시공간 연출 및 작가 작품 설명 - 미술관 외부 관객은 아르코미술관 매표소(유영호)에서 기존의 티켓형식의 일회용 종이 대신 속이 빈 상자와 비닐백을 입장권으로 받는다. 관객은 재활용 주식회사의 생산 라인들을 이동하는 동안, 신체의 감각을 최대한으로 열고 확장시켜 반응하면서 얻은 영감을 빈 상자에 넣어서 일상에 순환시킨다.
외부공간에서 제1전시실 - 재활용 제1라인(엮음) - 으로 들어가는 통로에는 사람이 한명 들어갈 정도 크기의 빨간색 우편 부스가 3개 놓여 있다. 빨간색 우편 부스에는 신현중이 세계 각지를 돌면서 수집한 코카콜라 캔과 지난 전시에서 관객들이 상상과 염원이 담긴 엽서들이 담겨 있다. 미술관 안쪽에는 우체국 사무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관객들은 이곳에서 받은 우편엽서에 각자의 소망을 적어 작가에게 보낸다. 작가는 이 우편엽서에 일일이 답을 해 다시 관객에게 돌려준다.
- 제1전시실 재활용 제1라인으로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긴 복도공간에는 정재철이 오랜 기간 수집한 액자들이 공간을 따라 하나의 띠를 형성하고 있다. 액자 안 이미지들은 작가가 직접 실크로드를 이동과 그 과정에서 전달한 폐현수막의 활용을 보여준다.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에서 버려진 폐현수막을 수집, 세탁, 포장하여 중국, 인도 파키스탄, 네팔의 지역민에게 전달하고 그들의 일상에서 그것이 활용되는 모습을 다시 수집한다.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한 폐현수막의 이동 경로를 보면서 하나의 사물이 다른 문화, 제도의 틀 안에서 어떻게 유통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 공간에 만들어진 좁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면 박용석이 철거지역을 돌면서 수집한 400여개의 전구들이 바닥에 틈 없이 촘촘히 깔려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전구들이 빛을 내며 환하게 비추는 공간은 존재하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기념’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형광등의 수명이 다하여 꺼짐으로써 ‘사라지는’ 것에 의해 변화되는 공간을 체험케 한다. 또한 박용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TV의 채널을 돌리는 와중에 보이는 찍찍거리며 순간 발생하는 빈 공간을 포착하여 존재하지만 스쳐 지나거나 사라지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채널과 채널의 사이공간을 활용하여 ‘사’, ‘랑’, ‘합’, ‘니’, ‘다’라는 일생에서 하이라이트적인 단어를 소리로 입힘으로써 생명을 불어넣는다.
반대편에는 Sasa[44]가 국민가수 조용필을 작업의 시발점으로 삼아, 시대적 사회적 맥락을 작가 고유의 치밀한 조사와 편집증적 수집 방식을 통해 ‘조용필 아카이브’를 구축한다. 짙은 초록색으로 칠해진 벽면에는 최초로 조용필을 소재로 회화를 그린 작가 이동기의 조용필 인물화가 걸려있고, 이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조용필 아카이브’에서 선택된 조용필의 인상적인 이미지들이 배치된다. 박물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고전적인 수제 금장 액자 안에 넣어져 있는 이미지들은 우리 시대의 단면을 드러내는 묘한 힘을 발휘한다.
- 제2전시실 미술관 외벽의 오르막길을 통해 제2전시실 입구에 곧장 다다르면, 재활용 제2라인의 문이 나온다. 사성비의 B 브랜드 로고 디자인은 인터넷을 통하여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를 선택하고 그 로고 안에 있는 ‘B’만을 수집하여 새로운 B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마치 백화점의 고급 숍 쇼윈도우를 연상시키는 공간에는 사성비 브랜드의 신발, 옷, 가방이 진열되어 있다. 유년기 인형놀이에서 발전된 이 작업은 기존 브랜드의 인터넷 싸이트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아날로그적으로 오리고 붙여서 실제 우리가 착용 할 수 있는 사이즈로 만든다. 여기에는 알파벳 ‘B'나 옷, 가방, 신발이 보여주는 형태의 반복과 증식을 통해 비고정적인 또 다른 대상을 생성시킨다.
제2전시실 - 재활용 제2라인 - 의 공간은 높이 140cm의 담장으로 구획이 나눠진다. 오래전 집집마다 놓인 담장이 낮아서 서로 담을 사이로 소통하는 열린 공간을 형성하고 있었던 점에서 착안하여 아이디어가 서로 교류하면서 섞이는 형태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미경은 실제 자신의 거실에서 사용하는 일상 용품들을 유머와 위트를 더해 미술관 전시실에 가져다 놓는다. 이를 통해 우리 미술관에는 현재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멋들어진 라운지를 만들어 놓았다. 라운지에 놓인 가구들은 이미경의 선택과 활용에 의해서 실제의 기능이 전이된 것인데, 전시 공간 내에서 이들은 관객과 작가의 선택에 의해 일상용품과 미술오브제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곳은 “시인 고원과 함께하는 시낭송”과 같은 워크숍이 진행되는가 하면 고원의 문학작품들 읽는 고원의 작업을 위한(?) 감상실로도 기능한다.
담장을 옆으로 한 벽면에는 시인 고원이 만든 “시”, “시”, “하”, “다”라는 제목의 작품이 설치된다. 벽면에는 작가가 70년대에 수집한 잡지 ‘라이프’, ‘자이트’의 표지가 각각 24점씩 배치되어 있고 그 각각의 중앙에는 고원의 구체시가 한 점 들어앉아 전체를 또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변화시킨다. 그리고 맞은편 담장은 작가의 책장이 짜여져 있는데, 여기는 그동안 작가가 해온 다양한 구체시 작업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있다. 구체시와 관련된 고원의 자료들은 미술관에서 읽거나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담장을 따라 걷다보면, 어두운 공간이 나오고 뚜껑이 없는 두 대의 그랜드 피아노를 발견하게 된다. 속이 다 드러난 피아노에 연결된 무수히 많은 수직의 줄들은 다시 허공을 좌우로 가로지르면 막을 만든다. 작곡가 이윤경은 관객의 움직임을 모아서 음악을 구성한다. 관객이 일정 공간을 지나가면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센서가 작동하여 줄이 흔들리고 그것이 소리를 만든다. 관객은 자신의 움직임이 음악으로 재생산되는 상황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빈틈없이 꽉 채워진 캔버스 회화로 잘 알려진 홍경택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캔버스 그림이 기대되는 자리에는 숨막히듯 벽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실타래 뭉치들이 차지하고 있다. 버려지고 낡은 실타래들은 촘촘히 박힌 못에 끼워져 벽을 도배하고 있다. 마치 홍경택의 회화작업이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듯 한 착각을 받게 된다. 형형색색의 색점과 패턴을 보이는 그의 이번 작업은 마치 그가 즐겨 듣는 훵크 음악을 연상시킨다. 음의 선율과 리듬을 경험하기 충분한 시각적 스펙터클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번 전시는 전시기간에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 학술 및 교육프로그램 그리고 관객체험 및 참여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시만으로는 부족한 활동들을 보충해줄 것입니다.
“재활용 주식회사”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큐레이터 안현주 ⓣ7604-724, ⓕ7604-780)으로 문의하기 바랍니다.
자료담당자 : 아르코미술관 안현주 02)760-4724 게시기간 : 07. 06.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