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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문화 더누리 프로그램 사례 소개2

  • 조회수 6353
  • 등록일 2015.11.05
첨부파일

문화 더누리 프로그램 사례 소개
문화 더누리 프로그램 사례 소개
문화 더누리 프로그램은 문화누리카드 사용이 어려운 장애인, 고령층, 격·오지 주민 등 문화소외계층을 위해 지역 주관처에서 실시하는 문화·여행·스포츠관람 지원 서비스입니다. 문화 더누리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를 만나는 참여자의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 본 사례는 이진경 작가가 직접 프로그램 참여자를 만나 인터뷰를 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 이진경(작가) : <희망의 속도 15km/h- 폐암 4기 김선욱의 180일 국토 종단기>,<EBS 다큐프라임 생사기획 대탐구 “죽음”>,<EBS 다큐프라임 “감각의 제국”> 등을 집필, 현재 글쓰기 강사로 활동


<문화 더누리 프로그램 사례 2>
모니터로 세상과 소통하는 장애인 김동호 씨의 클래식 체험
김동호 씨는 폼페 병을 앓고 있는 37세 와상장애인이다. 폼페 병은 당원이 축적되어 생기는 병으로, 우리 몸의 에너지의 원천인 당원을 분해하는 데 필수적인 알파-1,4 글루코시다아제 효소의 선천적 결핍이 원인인 희귀질환이다. 김동호 씨가 자신의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된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병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눈에 띄게 진행되어 점점 근육마비를 겪게 되었고, 형은 21살 때 같은 병으로 이미 세상을 떠났다. 모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어 가는 이 병의 결과, 김동호 씨는 호흡도 스스로의 힘으로 하지 못해 목 쪽의 기도로 산소호흡기를 연결해 숨을 쉬고 있고, 음식물도 먹지 못해 복부의 위에 연결한 호스를 통해 영양분을 주입한다. 24시간 침대에 누워 생활하는 와상장애인이며, 말은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에 소통의 유일한 통로는 침대 위에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난 키보드를 두세 개의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통해 쳐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소통을 하는 데 시간이 지난하게 걸리는 것은 말할 나위조차 없는 일이다.

김동호 씨는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여 화가 김분이 씨의 도움으로 2006년~2009년까지 3년간 구필화가(유화를 주로 그림)로 활동하며 4인 작품전을 열기도 하고 「기장사람들」이란 신문에도 기재된 바 있다. 지금은 상태가 악화되어 침대에 앉을 수조차 없고, 입을 움직일 수도 없기 때문에 컴퓨터로 느리게 느리게 그림을 그린다. ‘클리키로 말하는 네 바퀴’란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노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착한그물 지원사업’은 기장군보건소 방문간호사를 통해 알게 되어, 간호사가 신청해 주었다. 그 전엔 들어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김동호 씨는 평소에도 음악과 라디오를 무척 좋아했다. 예전에 그림 작업을 할 때에도 늘 클래식을 틀어놓곤 했다. 클래식 분야의 착한그물예술가인 최인숙 씨는 김동호 씨에게, 잘 알려진 클래식 음악을 추천해 주고,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주었으며, 우리 가곡을 직접 불러 주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김동호 씨가 가장 좋아하게 된 클래식 음악은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1번. 하나의 모티프가 계속 반복되는 단순한 곡인데 마음을 편안하고 안정되게 해주었고 음악에 얽힌 에피소드도 이 곡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평소 많이 들어 본 클래식이라도 그 곡에 대한 내용을 모르고 들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듣곤 했는데, 예술가의 곡 설명을 들으며 음악을 감상하니 훨씬 더 쉽게 이해하고 섬세하게 음악을 감상하게 되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김동호 씨는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가요 음원을 문자로 예술가에게 보내어 함께 공유했고, 예술가 역시 김동호 씨에게 추천 클래식 음악을 보내어 한 주 동안 듣고 감상하도록 하기도 했다. 그렇게 교류하는 가운데 김동호 씨는 사회와 연결되어 소통하고 교감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런 찾아오는 예술 서비스가 그에게는 어떤 각별한 의미가 있을까?
“희귀질환자 대부분이 집에만 있어요.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울감을 가진 환자들이나 사람들을 기피하는 환자들이 많죠. 그런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서비스는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되어 주어요. 예술가가 와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같이 노래를 듣고, 노래에 대한 에피소드도 들려주죠. 직접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해요.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다른 사람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사람이 찾아오거나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무척 즐거워요. 저에겐 이 시간이, 저 자신의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이런 사업이 없었다면 전혀 누리지 못했을 혜택이죠.”


사진설명 : 문화 더누리 프로그램 우수 사례 소개 2

그는 특히나, 늘 집에 있을 수밖에 없고 누워 있을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은 문화바우처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방문사업을 확대해 주거나 그 횟수를 늘려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 사업이 더 널리 홍보되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여 문화생활을 좀 더 누리고 정신적으로 더 행복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김동호 씨와 함께 클래식 수업을 진행했던 착한그물예술가 최인숙 씨는 김동호 씨와의 활동을 통해 많은 웃음과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김동호 씨는 함께하는 활동가가 치유될 정도로 배려를 잘하는 분이에요.” 24시간 누워 있어야 하는, 신체의 어느 부위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보통 사람들도 갖기 힘든 긍정적인 사고와 유머를 지닌 장애인은 지극히 드물다. 최인숙 씨는 극심한 신체적 고통 가운데서도 근육장애인들의 멘토 역할까지 하고 있는 김동호 씨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사업은 예술가들의 예술적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대상자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말 제가 겪어 보지 못한 고통을 겪는 분들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경험했고,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고, 제가 지닌 예술이나 문화적 소양과 재능을 함께 나눌 수 있었고, 또 거꾸로 그분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답니다. 이 사업을 통해 문화에서 소외된 지역 주민들이나 장애인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성숙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은 대상자와 예술가가 함께 누릴 수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랍니다.” 문화에서 가장 소외된 사각지대에 있는 대상자가 찾아오는 예술가와 함께 누릴 수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 그 시간의 의미를 어떻게 질량으로 따질 수 있을까. 삶의 의미를 일깨우는 기적은 따로 있지 않고 바로 이런 시간 속에 숨어 있을 것이다.

자료담당자[기준일(2015.11.5)]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누리부 심소연 061-900-2277
게시기간 : 15.11.5 ~


담당자명
백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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