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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12 국제 테크니컬 디렉션 심포지엄

  • 조회수 4594
  • 등록일 2012.09.27
첨부파일
2012 국제 테크니컬 디렉션 심포지엄
- 척 가일스의 무대 뒤 삶과 한국창작뮤지컬의 미국 투어 이야기

정소정 (극작가)

Chuch Giles 척 가일스

뉴욕시티오페라단 테크니컬 디렉터, 링컨센터 프로덕션 매니저, 한국창작뮤지컬 ‘명성황후’, ‘영웅’의 미국 투어 프로덕션 매니저, 매 시즌 20편의 공연을 120회 상연하며 7백만 달러의 예산을 집행. 이 말들은 모두 한 사람, 척 가일스를 수식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로 예술가의집에 들어서는 순간, 거창한 수식어들이 만들어내던 거리감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희끗희끗한 수염과 따뜻한 눈빛,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는 ‘테크니컬 디렉터’라는 딱딱한 직함보다는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렸다.

국제 테크니컬 디렉션 심포지엄

심포지엄이 시작되자 그는 지난 30년 간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 사진과 함께 일일이 소개했다.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이야기하려는 듯 매해 있었던 공연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작업들의 잘된 점뿐 아니라, 작업 중 일어났던 실수나 사고까지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턴테이블을 사용해 무대를 회전시키는 작업에서 턴테이블이 멈추며 공연 팀이 모두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이야기를 하며,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무대의 시각적인 효과뿐 아니라 안전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턴테이블이 빠르게 도는 사고를 우려해 지나치게 조심한 나머지 턴테이블이 멈춰버렸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모두 쓰러지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대 전환 시 조명이 꺼지면서 스탭들이 당황해서 전환을 하지 못 한 일이라든지, 제대로 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아낌없이 이야기했다. 또한 기술이 지금보다 좋지 않던 시절에 어떤 식으로 효과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렇게 그의 손을 거친 작업들이 하나하나 눈 앞에 펼쳐졌다. 오케스트라와 조명 등이 있는 상황에서 무대 전체에 비가 내리도록 해야 했던 상황, 거대한 인형이 무대에서 움직이게 하기 위해 필요했던 기술, 거대한 3D 킹콩의 손 위에서 노래하는 소프라노. 그가 보여준 작업들은 모두 아름다웠다. 그는 자신이 만든 무대 모형을 가지고 와서 직접 공중에서 구조물이 회전하는 것을 시연하며 작동원리를 말해주기도 했고, 유압장치를 다루는 기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강의에서 중요하게 이야기된 부분은 그와 함께 일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을 미국에 소개하는 작업을 하면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했다. 무대감독이라든지 연출자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들뿐 아니라, 무대 뒤 곳곳에서 일해주었던 스탭들 모두에 대해서 일일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직접 찍은 그들의 웃는 얼굴과 함께 자신이 붙여준 별명(천사, 목수 등)을 이야기했다. 비자 문제만 해결될 수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직원으로 고용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한국 스탭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은 단지 감상적이거나 미화된 태도만은 아니었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공연 전체를 운영하는 디렉터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다루기 쉬운 사람들만을 고용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소 다루기 어렵더라도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뛰어난 전문가들을 고용해 그들의 천재성을 무대에 실현시키는 것, 그것이 프로덕션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리고 예산이나 스케줄과 같은 실질적인 현장 상황을 발로 뛰면서 체크해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9월 17일(월)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한국의 무대기술분야 전문가 및 전공학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이 21(금)까지 진행된다. 워크숍에서는 테크니컬 디렉터라는 다소 애매한 직책에 관한 개념적인 접근부터, 다양한 사례연구와 기술에 대한 시연, 시즌 시스템과 레퍼토리 시스템, 투어의 차이점, 그리고 예산과 스케줄을 짜고 인력을 관리하는 노하우 등 심포지엄에서 개괄적으로 다루었던 내용들을 실무적 차원에서 깊이 있게 다루게 된다. 누군가가 열정과 사랑으로 보낸 30년의 세월을 단 며칠 만에 다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들여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워크숍을 통해서 새로이 맺어진 인연들이 한국공연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이다.


자료담당자[기준일(2012.9.27)] : 아르코예술인력개발원 박성은 02-760-4663
게시기간 : 12.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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