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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개최 : “양혜규 : 응결(凝縮)”
한국관 프레스 프리뷰(현지) : 2009년 6월 4일 오전 10 : 30
한국관 개막식 : 2009년 6월 4일 오후 5시
베니스 비엔날레 정식 개막 : 2009년 6월 7일 - 11월 22일
작가 양혜규는 이번 개인전 “응결”에서 숨겨진 사적 공간들을 탐구한다. 별 의미 없는 언저리로 보일지 모르는 이 연약한(vulnerable) 장소들이 작가에게는 무형의 움직임이 생겨날 수 있는 깨달음의 궁극적 배경이 된다.
양혜규의 신작 세 점 가운데 하나인 비디오 수상록 <쌍(合)과 반쪽(半)-이름 없는 이웃들과의 사건들>(Doubles and Halves—Events with Nameless Neighbors, 2009)은 이번 전시의 기초가 되는 작업으로, 우리에게서 간과된 두 장소에서 촬영한 영상을 연결한다. 작가 자신이 살았던 동네면서 지금은 쇠락해 가는 서울 아현동 주변과 비수기에 방치되어 있는 비엔날레 전시장 한국관 주변, 이 두 곳을 서성대는 영상은 동네 주민들과 그들의 흔적을 담아내고 그 위로 한국어, 영어, 이태리어로 처리된 나레이션이 담담히 흐른다. 작가는 그 주변공간에 가해진 거부와 울림을 공감하기 위해 지금은 보이지 않는 사라진 이웃들의 경험을 사유한다.
<살림>(2009)이라는 제목의 신작은 베를린에 있는 작가의 집 부엌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조각이다. 작가에게 살림이란 비사회-경제적인 공간으로, 모든 삶의 활동을 준비하고 기획하는 장소성을 함의한다. 양혜규의 부엌은 그의 표현대로 “‘일’이라는 개념에 대해 사회의 효율과 생산성이 부가해온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이며 따라서 타인, 바깥 세상, 그리고 자신의 작업을 다른 방식으로 상호 접촉 가능케 하는 공간이다.
한국관 전시장 중앙에는 양혜규 작가의 야심찬 설치작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 목소리와 바람>(2009)이 전시되는데 이는 자연광이 충만하게 밀려들어오는 가운데, 블라인드로 이루어진 층위가 미궁 같은 구조를 이루며 물리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장소의 경험들을 그림자와도 같이 표현해 내는 설치 작업이다. 또한 작가가 선택한 재료, 즉 형언 혹은 분류가 어려운 색상과 패턴을 가진 기성품 블라인드는 미학적 기호(嗜好)의 한계를 넘나든다. 이러한 가정적 환경에나 등장할만한 장식 미학의 도용을 통해 작가는 시대정신적 공적 디자인의 개념에 공공연히 도전하거나 반항함은 물론 사적인 영역의 비(非)미학을 강조한다. “자아를 돌보고 돌아볼 수 있는 공간, 동시에 자아를 또 다른 형태로 타자와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작가는 이 영역을 정의한다.
이전의 작업에서 피력한 대로 작가는 전력을 오브제, 인물 그리고 서로 다른 사고思考 간의 비가시적인 연결로 가정하고, 이번 경우에도 전력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주 전시장 둘레에 설치된 여섯 대의 선풍기가 각기 다른 시간차를 두고 작동하여 바람을 일으키면서 천장에 매달려 공간을 경계 짓는 블라인드의 고정성을 분해하기도 하고, 바람과 블라인드 사이에서 부동성과 안정성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관객의 움직임의 의미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곳곳에 숨은 향 분사기는 설치를 감각적으로 경험케 하는 순간을 제공하면서 공간을 정의하는 핵심 요소가 관객의 주체적 반응임을 알려준다. 시간과 공간의 다치기 쉬운(vulnerability) 성격의 은유로서의 반투명성과 즉흥성의 사용을 통해 작가는 공공에의 헌신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양혜규는 이 작품과 더불어 본 전시 “Making Worlds”에서 7점의 라이트 조각으로 이루어진 설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판물
전시에 동반되어 영문과 국문으로 발간되는 도록에는 작가 양혜규와 커미셔너 주은지의 대담을 비롯하여 동료 작가 배영환, 김홍석, 정은영, 김범, 박찬경, 큐레이터이자 미술비평가 백지숙, 건축가 조건영, 그리고 한국현대미술사에 중요 영향을 남긴 미술인 그룹 “현실과 발언”의 글이 수록(일부는 재수록)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바바라 빈 출판사가 공동 출판한다.
후원
“양혜규 : 응결”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베니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의 주관, 주최로 개최되며 뉴욕 뉴뮤지엄과의 연계에서 커미셔너 주은지가 기획하였다. 전시와 출판은 한진해운과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국제화랑은 신작 제작과 전시 홍보를 후원하였다. 뉴욕의 뉴뮤지엄과 베를린의 바바라 빈 갤러리가 추가 후원했다.
작가 양혜규
1994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1999년 프랑크푸르트 예술아카데미를 각각 졸업했다. 현재는 함부르크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기도 하다. 작가로서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온 양혜규의 대표적인 개인전으로는 2006년 현대 미술 센터(BAK, 유트레히트), 2008년 큐빗 갤러리(런던), 포르티쿠스(프랑크푸르트), 레드캣 갤러리(LA), 살라 레칼데(빌바오)에서 개회된 전시 등을 꼽을 수 있으며, 그 외에도 2006년 제27회 상파울로 비엔날레, 2007년 워커아트센터(미네아폴리스) ,그리고 2008년에는 제2회 토리노 트리엔날레(토리노, 이태리), 카네기 인터네셔널(피츠버그) 등 국제적인 전시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부산 비엔날레, 아트선재 센터 등에서 작업이 소개된 바 있다.
양혜규는 현재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커미셔너 주은지
주은지는 현재 뉴욕에 소재한 뉴뮤지엄 오브 컨템포러리 아트의 교육, 공공 프로그램 큐레이터이자 키스 헤어링 디렉터이다. 지난 2008년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주은지를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역사상 첫 해외 커미셔너로 임명했다. 주은지는 미국 LA에 있는 레드캣 갤러리의 창립 디렉터이자 큐레이터로서의 4년 활동을 마치고 지난 2007년 뉴욕 뉴뮤지엄으로 옮겨왔다. 이후 그는 뉴뮤지엄에서 독특한 교육, 공공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는데, 특히 세계 5개국 파트너미술기관들이 협업하는 선도적인 기획/교육 복합형 프로그램인 뮤지엄 애즈 허브(Museum as Hub)를 진행해오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995년부터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관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브라질 상파울로 비엔날레와 미국 휘트니 비엔날레와 더불어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은 1995년 전수천, 1997년 강익중, 1999년 이불 등의 초대작가가 특별상을 수상하며 한국미술의 국제무대진출에 있어 주요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미술인들의 창의력을 높이고 자국민의 예술 감상을 촉진시키고자 많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자료담당자[기준일(09.05.12)] : 정책홍보부 박인혜 02) 760-4562
게시기간 : 09.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