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는 그 마을이 가진 분위기와 정서가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환경에서 구도시는 이질감과 남겨진 가여움, 혹은 다시 못 볼 그리움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하루하루 기억을 만들며 살아가듯 내 작업 또한 누군가에겐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 기억이 오래전 마을들의 정서를 닮은 인간적인 도시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작가 김철환
김철환 작가는 마을 공동체가 변해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공개했다. 그 방식은 동심을 자극하는 무언가를 설치하여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그 즐거움 뒤에 남은 생각은 곧 이 도시 발전이 다 아우르지 못한 흔적에 대한 애정이다. 정민영 작가의 작업은 김해를 상징하는 지석묘를 색다른 형태로 해석한 조형물이다. 시각 이외에 여러 공감각에 호소하는 그의 설치작업은 전시장소의 맥락을 두텁게 만든다. 정석우 작가는 김해의 기원으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간이 남긴 대표적인 장소에, 고대 왕권을 뜻하는 청동 거울을 본뜬 조각을 설치하고 기록했다.
김철환의 는 스튜디오가 위치한 장유에 관한 기록이다.
원래는 김해 도심에서 떨어진 마을이었으나 택지 개발로 경관이 급하게 바뀌고 있는 지역을 드러내는 매체는 영상과 여러 오브제다.
별빛 가득히 푸르스름한 방안에 장난감 기차가 레일 위를 맴돈다. 차량에 달린 휴대용 프로젝터도 당연히 장난감처럼 작다. 작품은 관객의 동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영상이 비추는 실상은 점점 사라지는 동네의 흔적이다.-“인간은 무엇보다도 사회적으로 쓸모있는 동물로서 간주되어 왔다. 문제는 사회적 쓸모를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활동의 사회적 쓸모를 강조하는 나머지 그 개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데까지 갈 때, 우리는 용서 받지 못할 잘못을 저지르고, 비극의 전제조건을 만들어낸다.”(,1995년 5-6월 통권 제22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삶에 대한 책임과 예술,p.102)- 이 오래된 책은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관과 종교관을 조명한 탓에 잘 알려진 기획이기도 하다.
이 잡지는 나도 갖고 있고, 지금도 이따금 읽는다. 헌책방에서 따로 살 필요는 없었다.
책방에서 눈에 들어온 구절은 이 영화감독의 예술과 사회에 관한 믿음이다. 김철환은 대중의 이기심에서 시작된 공리주의적 공간 변이, 쉽게 말해 도시 재개발 사업을 전적으로 반박하진 않는다. 대신 그걸 소소하고 우회적인 방식으로 바라본다. 그 점은 작가의 다른 연작(실은 많은 사람이 주목해왔던)이 우리 몸에서 비롯되었고 속하였으나 버려지거나 떨어져 나간 대상에 미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작업과 성격을 공유한다
감독 윤규홍
바르게 사용하기 프로젝트- 마을구경.999
2023.7.12~ 7.29 (수,목,금,토 13시~ 17시 )
2023.7.15 16시 오프닝
서울시 중구 을지로 143 4층 (상업화랑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