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ng Futures Inbox : Escape with best intent)
참여 작가 : 서혜림 (@hey_rimrim), 김윤정(@yoonjanne), 김아라(@orzrn.n)
기획 : 후게듀어 하나(Hana Hoogedeaur @hugedoor), 스켈튼 아멜리아(Amelia Skelton @milskelton), 라이 보(Beau Lai @urprobbo),
글 : 하헌진(@haheonjin)
기간 : 2023.7.7~16
시간 : 12:00-16:00
장소 : @Prop.gallery, Sydney Australlia, Liverpool Rd in Ashfield, built on Wangal Land
주최 : @Prop.gallery
미씽 퓨쳐스 인박스(Missing Futures Inbox)는 시드니, 멜버른, 파타야, 파리, 서울에 기반을 둔 아티스트 그룹의 협업 프로젝트다. 6명의 작가들은 짝꿍을 정해 5개월간 편지를 교환했고 그 결과로 2020년 서울 가삼로지을에서 그리고 온라인에서 전시가 열렸으며, 2023년 시드니 prop갤러리에서 새로운 전시 을 앞두고 있다.
홀수 더하기 홀수는 짝수. 홀수는 2로 나누면 반드시 1이 남는다고 한다. 짝수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누었을 때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0은 없음이기도 하지만 무한을 뜻하기도 하다. 도시는 역겨운 곳이다. 자본은 낡은 것을 비웃으며 사람들을 현혹한다. 멀쩡한 걸 부수고 새로운 걸 판다. 결국 껍데기를 채우는 게 사람이라는 것을 잊은 채.
팬데믹 기간동안 작은 원동기를 타고 텅 빈 도시를 누볐다. 교통체증으로 운전이 쉽지 않던 곳도 얼마 가지 않아 텅 비고 나니 도시 전체가 내 것 처럼 느껴졌다. 해질녘 도로를 달리며 모터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마치 명상에 가까운 상태가 되는데, 그렇게 마음을 비워내고 나서야 집으로 향하고는 했다.
늪이나 물에 빠졌을 때 허우적 거릴 수록 더 가라앉는다고 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움직여야 비로소 한 걸음씩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허나 평소에 이런 상황을 떠올리며 준비하고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팬데믹 기간동안 모든 사람들은 공평하게 발이 묶여 있었다. 국지적으로 제한된 생활 반경 속에서 각자 그동안 겪지 못한 현실을 마주하며 허우적거리기도 잠시 멈춰서기도 했으리라.
이들은 보통 외향인이 아닌 듯 하다. 술자리에서 우연히 알게된 친구들과 같이 갤러리를 꾸렸다고 한다.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어 인스타그램으로 DM을 보내고, 전시를 열었다고 한다. 이제 그들이 사는 호주로 넘어가 자신의 작업을 전시하려고 한다.
불현듯 찾아오는 어떤 깨달음은 누군가에겐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지만 내부자가 될 수 없는 외부인의 시선. 억누르던 환경에서 벗어나 분출된 감정을 다시 매듭짓는 일련의 과정. 도심 속 폐허에 존재하는 누군가 발견해 주길 바라는 고고학 유적같은 이야기. 손이 비어야 무언가를 다시 집을 수 있다.
예전의 집은 이제 없지만 새로운 집이 기다린다. 일상 혹은 내면의 어둠을 서로의 빛으로 다독이던 느슨한 유대가 누군가에게 다시 딛고 일어설 발판이 되길 바라며. (하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