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br />
일상은 마지막을 만나기 위해 소비해야 하는 하루하루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나 귀중하고도 하찮은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이런 공허함과 허무함을 떨쳐내고자 살아가는 매일매일, 순간순간을 그림을 통해 기록하려고 노력한다. 곧 사라져버릴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공간과 시간을 기록하며, 공유하는 모두를 기억하려고 애쓰며, 존재의 가치를 더해보려 하는 것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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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주로 휴대폰에 찍힌 이미지를 사용한다. 여기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내가 살아가는 곳이다. 매일 보는 그저 그런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것도 세심히 들여다보면, 다시 보게 만들어지는, 익숙해서 특별하게 보이는 그런 순간풍경이 있다. 주로 빛의 변화, 시간의 변화, 날씨 변화, 계절의 변화, 온도의 변화, 색의 변화, 감정의 변화 등등…… 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작품의 제목 또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된 이미지의 찍힌 날짜와 시간을 숫자로 차례대로 표기했다. 순간이었으나, 그것이 모여 일상이 됨을 드러내고자 한다. 한편 이런 특별한 순간순간 속에서 일상의 이면을 관찰하게 된다. 무엇인가 사건이 일어난 듯 그곳의 공기는 더 이상 지루하지 않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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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을 순간의 기억과 감정을 함께 기록하는 것을 통해서, 이곳에 머물렀었다고, 바라보고 있었노라고, 나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는 나의 기억을, 그 무언가의 존재를 ‘그림’을 통하여 조금이라도 오랫동안 가슴속에 새기고 싶은 소심하지만 강렬한 마음의 표현이겠다.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