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소개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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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몸, 다른 표현의 섹시함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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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이하 ‘짓’)’은 장애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저마다의 매력을 살려 즐겁고 의미 있는 공연을 만들고자 하는 예술단체로, 장애예술론 발전과 장애인 문화접근성 향상을 위한 조사연구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짓’의 공연에서는 모든 비일반, 비정상으로 치부되는 몸이 오히려 미적 자극의 수단이 된다. 공연의 내용에 있어서도, ‘장애 극복’을 통한 감동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장애인의 몸이 과도한 우상화나 연민의 대상으로만 보이지 않고, 자기만의 표현법을 가진 ‘특별한 배우’의 몸으로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공연을 추구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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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목표를 가진 ‘짓’이 첫 공연작으로 선택한 <테레즈 라캥>은 19세기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에밀 졸라의 작품으로, 두 남녀의 억눌린 욕망이 폭발하며 타오르는 모습을 그리는 소설이다. 주인공 테레즈와 로랑이 서로에 대한 열망 때문에 저지른 살인에 뒤따르는 불안과 공포, 혼란, 증오, 회한의 상태를 치밀하게 묘사하는 이 작품은 발표 당시 섹스와 살인 등의 자극적인 소재로 인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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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의 <테레즈 라캥>에는 각 4명의 테레즈와 로랑이 출연한다. 막 별로 서로 다른 몸을 가진 테레즈-로랑이 커플을 이루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주인공 커플로 등장하지 않는 막에서는 다른 배역의 탈을 쓰고 계속 변신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렇게 하나의 인물을 보다 입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여러 몸의 언어를 빌리는 것이 짓의 <테레즈 라캥>이 갖는 독특한 특징이다. 지체 장애, 언어 장애, 청각 장애를 가진 배우들과 그 외 각기 다른 신체적 특성을 가진 비장애인 배우들이 모여 보다 풍부한 표현을 선보일 수 있는 구성이 흥미롭다. 일부 장면에서는 총 8명의 테레즈와 로랑이 동시에 등장하기도 한다. 다양한 몸을 가진 배우들이 신선한 조화를 이룬 그림과, 그 안에서 오가는 대사의 리듬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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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라캥>은 파국으로 치닫는 강렬한 스토리의 힘과 농밀한 감정을 주고받는 캐릭터들의 매력이 합쳐져 ‘섹시하다’는 평을 받을 만한 극이다. 그러나 짓의 <테레즈 라캥>이 갖는 ‘섹시함’은 파격적인 내용에서만 기인하지 않는다. 매력이 기대되지 않던 몸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적절하고 아름다운 표현을 해내는 것, 다른 어느 공연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짓’이 목표로 하는 섹시함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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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 소개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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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은 예술의 수단이자 목표로서 '장애'를 탐색, 사고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함께 모여 즐겁고, 매력적이고, 의미 있는 공연을 만들고자 설립된 예술단체입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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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은 '몸을 놀려 움직이는 동작'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다양한 형태와 성질을 가진 몸들이 함께 어울려 만들어낼 '짓'으로 가득 채워질 무대를 꿈꿉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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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테레즈 라캥>은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의 창단작으로, 앞으로도 계속 될 긴 여정의 첫 이정표라 하겠습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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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색다른 무대, 모두를 위한 무대를 만들어갈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의 앞날에 많은 응원과 관심, 그리고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