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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 - 신데렐라

  • 조회수 6,315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5.12.05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 - 신데렐라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 - 신데렐라 >

‘모나코 캐롤라인 공주가 후원하는 세계 최정상 컨템포러리발레단’, ‘참신하면서도 파격적인 해석’ 등 팸플릿의 홍보 문구가 화려하기만 하던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의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의 < 신데렐라 > 패러디 공연이 지난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근래 개관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있었다.

막이 열리자 이루 말로 형언하기 힘든 깨끗한 무대장치와 거기에 반사되어 만들어지는 무대 바닥의 흰 그림자가 압권이다. 남녀 두 명의 - 여자의 키가 더 클 것 같다 - 콤팩트한 움직임이 벌써 뭔가 다를 것 같고, 놀라운 것을 만난 예감이 들었다.

갑자기 슬픈 분위기가 되기도 하고, 수영복 차림 같은 의상의 3여인이 움직이기도 하는데, 작품의 스토리나 뉘앙스가 엉켜드는 느낌이다. 인터미션 후 이어지는 움직임들도 유연하고 섬세한 안무가 장치되지 못해 약간은 짜증스럽다고 할 정도의 느낌이 된다.

진한 보랏빛 배경 속에 이루어지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2인무는 현대적 분위기를 깔끔하고 투명하게 이어나간다. 그런데 다시 다음 장면이 되면 거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이 된다. 작품 마지막 부분에는 의자 등을 소도구로 하여 다양한 시도를 이루고 있었는데 아무런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이번 공연은 ‘아무래도 어른 동화’라고 스스로 멘트 하기도 했는데, 이번 공연은 어른에게도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했다. 작품이 조금만 진행된 이후에는, 처음의 아찔했던 느낌과 이미지는 거의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뚜렷한 메시지도 없었고, 진한 감동도 없었다. 투명한 이미지도 남기지 못하면서, 무용 움직임은 남발되고 있었고, 작품의 연결도 부드럽지 못했다. 고전의 패러디에는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안무패턴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담겨져,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특별한 감동이 느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무리되던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 신데렐라 > 패러디 공연을 보고난 후, “안무는 천재의 영역이라면, 패러디는 신의 영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