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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미공뉴스][전시알림] 한정우 개인전 <누워있는 세계/Somewhere laid down>

  • 구분 아르코미술관
  • 조회수 7397
  • 등록일 2015.09.16

 

누워있는 세계 / Somewhere laid down
Artist : 한정우 / Jeongwoo Hahn
2015. 9. 11 - 10. 18

Opening : 9.11 6pm

* 매주 월요일, 추석연휴(9.26-9.27) 휴관

 <누워있는 세계>의 사물들은 무겁지만 무겁지 않고, 휘어져 있지만 아주 쓰러지지는 못한 자세로 채워진다. 얇은 나무 막대에 기대어 있는 종이, 돌아 누운 하얀 산을 당기고 있는 검은 실, 경사면의 한쪽을 받치고 있는 눌린 흙덩어리처럼, 그것은 자세, 속도, 무게, 깊이와 같은 상황이 투사된 형식의 조합이다. 한정우는 그것을 묘사하고 있는 각각의 제목 안에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말할 수 없는 것으로 이루어진 불가능의 개념들을 나열한다.
<장님의 자세>에서는 종이를 무거운 시멘트 사이에 끼워 놓거나 접어 넣고 깔아 두었다. 종이는 일상의 사념을 적어놓은 흔적이거나 작업을 위해 끄적였던 메모, 그리고 드로잉들이다. 작가는 그것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종이의 자세들을 만들었다. 가려져 볼 수 없는 종이와 시멘트 덩어리의 모습 사이에서 우리는 세계 내의 어떤 허무함을 공유한다.

 


「장님의 자세」_종이에 드로잉, 시멘트, 나무, 찰흙_2015 (인사미술공간 1층 전시전경)

 

[…]
인사미술공간 지하의 <주저앉은 사물>은 한정우의 또 다른 작업에 등장한 요소들을 오마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013년에 만들어졌던 그것은 작업 과정에서 제외되었던 노트나 계획서, 드로잉 등, 사용되지 않은 선택들로 이루어진 조각이었다. “버려야 할 것을 또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는 작가의 메모는 끊임없이 다가갈 수 밖에 없는 예술의 표면과, 작품에 다다르는 순간 거기서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작가의 숙명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똑 같은 두 개의 신체로 만들어진<주저앉은 사물>은 능동적이고 물질적인 작품의 복원이나 구체화와 관련이 없다. 이것은 오히려 잡히지 않는 믿음을 만나기 위해 비-물질적인 행위로 하여금 작업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으려는, (혹은 어쩌면 영원히 만나지 않으려는 의도를 가진다. 모리스 블랑쇼가 <문학의 공간>에서 언급했던 오르페우스의 시선처럼 대상의 부재 앞에서 우리는 모호한 웅얼거림에 더욱 집중한다.
허망함과 마주한 해결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시도는 <누워있는 세계>의 허무함 속에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무위적 본질, 불가능한 예술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다.

 

 

「주저앉은 사물」_나무, 거울, 종이, 트래싱지, 유토, 스티로폼, 흙_200 x 110 x 60 cm_2015 (인사미술공간 지층 전시전경)


「들리지 않는 산」_우레탄폼, 핸디코트, 나무, 실, 침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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