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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핫 이슈, 26년째 위작논란 연극으로 본 천경자 화백 [미인도] 진실은?

  • 조회수 4024
  • 등록일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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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핫 이슈, 26년째 위작논란 
연극으로 본 천경자 화백 [미인도] 진실은?

 

글/이재훈 기자(뉴시스, 공연칼럼니스트)

 

미술계 핫 이슈, 26년째 위작논란 
연극으로 본 천경자 화백 [미인도] 진실은?

 

극단 위대한모험의 신작 연극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작가 강훈구·연출 김현회)에서 방점이 찍힌 부분은 위작 논란 이후다.

26년 간 이어져오고 있는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의 위작 여부는 연극이 다루거나 밝힐 영역이 아니다.

픽션이 섞인 이 작품은 1991년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 제 2 학예실을 배경으로 삼고, 미인도를 위작이라 가정한다. 이를 통해 위작을 진작으로 만들어가면서 진짜였던 사람들이 가짜가 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특기할 만한 점은 '강기훈의 유서 대필 조작사건'이 섞어 들어간다는 점이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통하는 이 사건은 24년 만인 2015년 대법원 재심 판결에서 무죄 확정을 받았다. 올해 7월 서울중앙지법은 필적 감정을 잘못한 공무원과 그 책임이 있는 국가에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기도 했다.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은 두 사건을 긴밀하게 연관시켜 국가 폭력의 실체를 톺아본다.

동시에 학생운동에 열심이었으나, 국립현대미술관에 학예사로 들어간 이후 자리에 연연하는 청년 세대를 통해 기성세대에 포섭돼 가는 과정도 그린다. '예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호기로움이 소멸된 청년세대는 '젊은 꼰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많은 지금 세대에도 충분히 울림을 전한다.

 

미술계 핫 이슈, 26년째 위작논란 
연극으로 본 천경자 화백 [미인도] 진실은?

 

연극은 다양한 상징과 장치로 이야기의 주제를 부각시킨다. 독일의 전위예술가 요셉 보이스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에서 부조종사로 복무하다가 격추돼 죽을 위기를 맞았지만 당시 유목민인 타타르인들이 펠트 천과 지방덩어리로 살아남은 이야기의 진실 여부, 극에 등장하지 않는 고 박사의 머리카락이 가발인지 여부 등의 이야기가 반복된다. 일곱 대의 모니터에서는 '미인도' 등의 모습이 반복되며, 진짜와 가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작가 강훈구의 탄탄한 이야기, 연출 김현회의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통해 연극은 위작 논란을 통해 화제성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지 분명히 한다.

 

미술계 핫 이슈, 26년째 위작논란 
연극으로 본 천경자 화백 [미인도] 진실은?

 

진짜 삶과 가짜 삶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이며, 진짜 삶이 어떻게 변질되는가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한다.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세운 광주 민주화 운동과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도 같은 선상에 서 있다.

운동권 청년에서 기성세대의 관료가 돼 가는 과정을 안정적인 호흡과 드라마틱한 연기로 소화해낸 신윤지, 미인도를 진짜로만 만들어야 살 수 있는 고위 공무원의 상황에 감정 이입을 제대로 하게 만든 김정호의 연기도 일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작품이다. 12월 31(일요일)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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