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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일곱 번째 시간, 건축가 조민석

  • 조회수 7714
  • 등록일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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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일곱 번째 시간, 건축가 조민석

1993년 독일관 대표작가로 참가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고, 뿐만 아니라 전위예술로 이미 세계적 명성을 떨치던 예술가 백남준은 베니스비엔날레 100주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국가관을 설립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곧 비엔날레 총책임자인 마시모 카치아리 시장에게 친필 서신을 전했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과 북한이 하나의 관에서 전시를 하게 된다면 당신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관이 역대 26번째 국가관으로 카스텔로 공원 안에 건립되었습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2014년, 한국관은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야 맙니다.

예술가와 시민의 소통의 장,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일곱 번째 시간은 2014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로서 총기획을 맡은 건축가 조민석과 함께 했습니다.

'근대성의 흡수(Absorbing Modernity):1914-2014'라는 주제로 개막된 2014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조민석 커미셔너는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The Korean Peninsula)‘를 주제로 삼아 화답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으로 나뉘어 60여년을 이어져온 분단 상황과 그로 인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성장한 남북한의 건축을 비교했습니다.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이미 여러 자리에서 베니스 비엔날레에 관련된 이야기를 전한 조민석 커미셔너는 이날 강연에서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앞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전시장의 앞모습이 아니라, 이를 준비하는 과정과 숨은 공로자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황금사자상 수상과 그 이후 지금까지의 에피소드를 자신감 넘치면서도 공감을 이끌어내는 진솔한 어법으로 전했습니다.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일곱 번째 시간, 건축가 조민석 강연 사진1

'근대성의 흡수'라는 주제를 한국관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전시를 넘어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창발성, 결국 핵심은 지난 100년간의 고찰을 통해 어떤 식으로, 어떤 종류의 한국 고유의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답니다. 전후 60년 간 남북한의 건축교류는 사실상 없었으며, 오히려 분단된 땅덩어리 아래 전쟁의 상처와 이념적 갈등을 안은채 정치와 군사담론만이 지배하고 있었던 현실이 서로의 문화의 괴리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 관련 사진

단순히 건축의 트렌드를 읽는 것 뿐만 아니라 복잡하고도 미묘한 남북한의 관계 속에서 펼쳐진 각국 건축의 차이와 그 의미를 전시에 투영하는 것, 그리고 그 예측 불허의 주제에 따른 전시계획 수립조차도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Plan A, B, C 세 가지 안을 제시했고, 결국 남북한이 공동참여하는 Plan A를 불발되고,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의 건축을 반영하는 대안 Plan B를 선택했답니다.

북한의 건축가들과 직접 접촉을 하거나, 실물을 볼 수 없는 상황은 수많은 자료탐색과 치밀한 기획으로 극복했는데요. 이는 마치 옛 탐험가들이 흩어진 파편을 모아 불완전한 지구본을 만든 것처럼, 국내외 여러 건축가, 시인과 문인, 화가, 사진가와 영화감독, 큐레이터와 수집가들의 협업을 통해 가능했다고 합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관 작업을 위한 국내외 여러 건축가, 시인과 문인, 화가, 사진가와 영화감독, 큐레이터와 수집가들과의 협업사진

마침내 전시에 올랐고,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한국관은 극단적인 대립관계에 있으면서도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혀 있는 남한과 북한이 서로 다른 길로 접어든 건축현상, 즉 계획된 것과 우연한 것, 개인의 것과 집단의 것, 영웅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을 아우르는, 오늘날 남한과 북한이 갖는 관계를 관객들에게 되묻는듯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꾸며졌다고 합니다. 지난 100년 격동의 세계문명사의 집약체인 남한과 북한의 현실을 매개체이며, 주체로 등장시킨 것이죠.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관 작품사진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수많은 예술가와 학자들은 한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16개국의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29인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단순히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한국의 대외 위상제고 뿐만 아니라, 분단 이후 서로 다른 길로 무수히 뻗혀나가고 있는 분단의 현실을 건축이라는 예술적 키워드로 서로 묶어냈다는 점에서, 그리고 문화예술이 남북관계의 효과적인 교두보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2014 베니스비엔날레의 더 자세한 내용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홈페이지(www.korean-pavilion.or.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의집 김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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