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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에피소드 3. 오페라 창작산실 시범공연 현장

  • 조회수 7684
  • 등록일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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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산실 이야기 1탄_오페라 창작산실지원사업 실연심사 비하인드 스토리

창작 산실(産室) 지원사업은 단계별 지원을 통해 우수한 창작 작품을 발굴하여 대한민국 대표 공연 레퍼토리를 육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 그야말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기존 지원사업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공개심사 과정으로, 단체들은 관객과 심사위원 앞에서 30분간의 공연을 선보이고, 심사위원들은 쇼케이스 공연을 직접 보고 가능성이 있는 우수한 작품을 선정합니다. 2014년 7월 11일, 단 하루 동안 펼쳐진 오페라 창작산실 실연심사의 뒷이야기, 그 생생한 현장을 공개합니다!

1. 잉태(孕胎) : 군포에서의 1320분!

오페라 창작산실 사업만이 갖는 커다란 매력 중의 하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2014년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페라 창작산실사업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 입가에 맴도는, 기억에 남는 아리아 한 곡은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하며 진행하였던 만큼, 실연심사 작품들의 음악적 아름다움이 충분히 표현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올해는 오케스트라의 편성을 대폭 늘려 작년대비 28인조에서 2관 편성의 50인조로 구성하여 음악적 풍부함과 오페라만의 웅장한 매력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중요했던 부분은 각 단체에서 섭외한 지휘자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추는 연습시간이었습니다. 연습은 각 단체별로 오케스트라 연습 180분(90분x2회), 오케스트라, 성악가, 지휘자 모두가 맞춰보는 총연습 150분씩 배정되어, 4개 단체에 총 132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엄연히 심사의 한 과정이니 만큼 담당자들은 연습 시간 엄수 등을 위해 스탑워치를 들고 치열했던 1320분의 시간을 함께하였습니다.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습실

무엇보다 연습 첫 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와의 첫 만남, 작곡가들의 긴장감, 열정 가득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4명의 지휘자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각기 다른 연습 방식을 엿볼 수 있었던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담당자 입장에서는 첫 번째 연습과 두 번째 연습 때에는 노래 없이 오케스트라 연주만으로 작품을 만나고, 그 다음 총연습 때는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의 노래를 함께 들을 수 있었기에 작품이 쌓아져 가는 과정을 따라가 볼 수 있어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늘 화려한 무대에서만 보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연습 장면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현악기 연주자들은 연필을 들고 마치 공부를 하는 것처럼 악보에 쓱싹쓱싹 표시를 했는데요, 이는 보잉체크(bowing check)를 하는 것으로 활을 올리고 내리는 지점을 체크해 두는 것이라고 합니다. 튜바 주자의 자리 앞에는 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목한 플라스틱 그릇이 한 개씩 놓여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 그릇의 정체는 금관악기의 침받이 용도로 쓰이는 침통이었습니다. 이렇게 오케스트라 연습실은 음악에 대한 연구와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7월의 뜨거운 태양아래 작곡가의 모든 것이 담긴 창작품이 세상에 나오기 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저 엿볼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2. 산고(産苦) : 강동에서의 36시간!

군포에서의 연습을 모두 마치고 7월 9일(D-2)이 되었습니다!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은 이른 아침부터 무대감독을 필두로 하여 모두가 분주했습니다. 밤 9시 30분까지 진행되는 피아노리허설을 위해 그랜드 피아노 세팅과 피아노 조율이 진행되었고, 성악가들을 위하여 세 대의 지휘자 모니터를 설치하기 위해 위치를 세심하게 조정하는 등 피아노 리허설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피아노 리허설을 위한 세팅

오케스트라 규모가 올해는 2관 편성의 50인조로 확대가 되면서 오케스트라가 차지하는 공간이 넓어져 무대가 축소될 것이 우려되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객석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줄을 마루바닥으로 덮어 무대를 연장하였고, 무대를 10mX6m로 확대하여 출연진들이 넓게 무대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출산의 과정에 진통이 없을 수 없는 것처럼, 좋은 작품이 탄생되는 과정에도 진통이 없을 수는 없나봅니다. 음악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연출적 요소를 최소한으로 제한하였음에도, 리허설 당시 과열된 경쟁 속에 규칙에 어긋나는 경우가 발생하여 무대감독을 비롯한 담당자들이 매우 난감해졌던 일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무대소품의 경우 극장에서 제공하는 의자, 보면대, 손에 들 수 있는 소도구 외에는 사용이 제한되었으나, 왕이 앉는 화려한 의자를 무대에 배치하거나, 높이 2m에 가까운 커다란 만장(輓章)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단체의 열정을 이해하면서도, 엄연히 심사의 한 과정이었던만큼 실제 시범공연 때는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강동아트센터 지하 소극장에서는 시범공연이 끝나는 순간까지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오케스트라 리허설, ⓒ에어커뮤니케이션즈

7월 10일(D-1), 최종 리허설 날입니다. 50인조 오케스트라가 자리를 잡고, 악기가 반입되었으며, 보면대가 세팅되었고 오케스트라 악보계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지휘자를 포함한 각 파트에 맞는 악보를 나누었습니다. 그 뒤로 악기를 들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자리를 잡고, 마지막으로 지휘자가 무대에 들어와 단원들과 인사를 한 후에야 오케스트라 리허설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오케스트라 리허설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맞춰보는 최종 리허설이었기 때문에 더욱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팀별 1시간 30분의 최종 리허설 시간동안 작곡가, 지휘자, 연출가, 출연자, 오케스트라는 최종적으로 모든 것을 맞춰보며, 내부적으로 치열한 의견 조율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7월 11일 시범공연 당일 현장 스케치(소극장 밖), ⓒ에어커뮤니케이션즈

이러한 진통의 과정을 거쳐 드디어 7월 11일, 그 날이 왔습니다! 약 한 달의 접수기간 동안 시범공연 관람을 희망하는 관객들을 위한 ‘관객모집’이 진행되었고, 약 3대 1의 열띤 경쟁률을 뚫고 총 40명의 관객이 선정되었습니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 전에 도착하여 리플렛과 설문지를 꼼꼼하게 살펴보며, 설레임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무대감독의 지휘 하에 11일 14시 00분, 드디어 첫 번째 팀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심사위원과 담당자들 모두 단체들만큼이나 떨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30분으로 축약된 쇼케이스 형식의 공연이었지만, 관객 앞에 첫 선을 보이는 소중한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4팀의 공연과 인터뷰 심의, 심의회의까지 모두 끝나고, 시범공연 선정으로부터 오페라 창작산실 쇼케이스 공연까지의 36일, 강동에서의 36시간의 여정도 막을 내렸습니다.

7월 11일 시범공연 당일 현장 스케치(소극장 안), ⓒ에어커뮤니케이션즈

3. 해산(解産)을 기다리며 :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간!

많은 분들의 노고와 뜨거운 관심 속에 2014년도 오페라 창작산실 우수작품제작지원사업 최종 1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심의위원들은 전반적으로 네 작품 모두 짧은 시간 안에 적지 않은 성과를 이룬 고무적인 시범공연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리 역사를 바탕으로 한 한국적 오페라에 대한 고민들이 보였으며 극적 드라마 구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선행된 작품들이었습니다. 모든 공연들이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음악적인 면에서 가장 우수한 평을 받은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신 작품들도 많은 가능성을 가진 작품들로서, 한국 창작 오페라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 작품이 탄생되어 무대에 올려지고, 진정한 의미에서 ‘우수’한 작품이 되기까지는 지금까지의 노력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갈 것입니다. 해산(解産) 후에는 ‘성장’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비록 그 과정이 힘들고 지난할지라도, 우리 오페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만이 창작오페라라는 나무를 무럭무럭 자라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창직지원부 윤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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