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5일, 충무로 일주선화갤러리에서 특별한 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레지던시 해외작가 교류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국내 창작공간에 입주한 네 명의 해외작가가 거둔 창작성과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국내 최초의 전시였습니다. 예술위원회는 해외레지던스 참가지원사업, 노마딕 레지던스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술가의 개인적 경험과 낯선 공간에서의 경험이 만나 더욱 새롭고 멋진 작품세계가 펼쳐지길 꾀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취지를 더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예술위원회가 일주선화갤러리와 함께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오프닝 행사는 작가와의 대화로 시작되었습니다. ‘예술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국에서의 작품 활동과 모국에서의 작품 활동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관객들의 진지한 질문과 아티스트의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작가와의 대화가 끝나고 작가들은 관객들에게 직접 작품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츠요시 안자이는 음악을 전공했지만 현재는 키네틱 아트를 선보이는 일본 작가입니다. 츠요시 안자이가 작품의 한가운데로 걸어가 전원을 켜자 전시장의 작품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Leaving my machines with machine-sitters>라고 이름을 붙인 이 작품을 설명하면서 자신은 이 작품이 망가지기 바라지 않지만, 작품이 움직이며 망가지고 변화하는 것 역시 이 작품의 의미이기 때문에 ‘오늘은 내 작품과의 작별 파티’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피오트르 쿠렉은 폴란드의 뮤지션이자 퍼포머입니다. 영상과 음향을 결합한 작업을 하는 작가인데 한국에 와서는 경기창작센터가 위치한 대부도의 자연의 소리, 오래된 자연다큐멘터리 필름 등에서 채집한 소리와 영상을 콜라주하듯 편집한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그의 몽환적인 영상작품을 바라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 입주하였던 인도 작가 쉬탄슈 마우랴는 옛 사람들이 기와에 소원을 적고 행복을 기원하던 것처럼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자신의 작품에 새기고 <Wishes for Smile>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오프닝 행사가 끝나고 그 작품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 일군의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바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작가와 함께 지냈던 한국 작가들이 쉬탄슈 마우랴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동료 작가들의 얼굴이 하나 둘 씩 보였고 작가의 기원대로 모두가 행복해 보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오프닝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고피나스 수바나(인도)는 가야의 건국 설화를 컨셉으로 한 작품 <Indian Roots in Korean Soil>을 전시하였습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일상용품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흥미로웠다는 츠요시 안자이, 대부도의 소리를 작품에 녹여낸 피오트르 쿠렉, 한국의 얼굴을 작품에 새겨 넣은 쉬탄슈 마우랴, 한국의 신화를 작품의 모티브로 삼은 고피나스 수바나. 국내 레지던시에 입주한 외국 작가들의 전시는 모두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을 찾는 외국 작가들이 한국에서의 경험을 담아 창조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더욱 많아지고 다양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선발예정 분야 및 인원
<레지던시 해외작가 교류전>
○ 주최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일주학술문화재단·선화예술문화재단
○ 협력 : 국립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 경기창작센터,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
○ 일정 : 2013.12.5(목)~2014.1.29(수), 오전 11시~오후 6시 30분(매주 월요일 및 1.1 휴관)
○ 장소 : 태광그룹 일주&선화갤러리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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