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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 Counci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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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의 활동을 공유해드립니다.
예술은 밋밋한 이 세계에 양념과 같은 것이다.
이 상투적인 세계에 그나마 예술적 충격이 없으면
인간들은 정말 스스로 파멸할 것이다. - 백남준 -
노마딕 프로그램은 2008년 몽골예술위원회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ARKO)의 기관교류 프로그램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시간이 멈춘 듯 광활한 몽골의 사막에서 한국과 몽골의 작가들이 같이 작업을 한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노마딕(이동)과 레지던스(정주)라는 철학적, 예술적 개념이 결합된 이 사업은 매년 해를 거치며, 2010년 한-몽골 작가들의 제주 노마딕 레지던스 개최(인바운드형 노마딕), 2011년에는 몽골∙이란∙남극∙중국 그리고 쿠바(인바운드) 노마딕 사업 등으로 확대되었으며, 2012년 현재는 바이칼∙이란∙몽골∙인도 노마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대상지를 선정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우리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지역(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쉽게 가볼 수 없는 지역), 그리고 양국이 상호 문화예술교류를 해야 한다는 원칙이 다른 하나이다. 이 둘은 실제로는 어느 정도 모순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라 실제 사업을 만드는 데에는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다. 현실적으로 우리와 (예산, 행정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대등한 수준에서 문화교류를 할 수 있는 지역들은 이미 우리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지역들이고 이미 활발한 문화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쿠바 같이 우리가 쉽게 찾아갈 수 없는 지역들에서는 노마딕 레지던스를 공동으로 수행할 만한 기반을 가진 기관이나 단체를 찾기 힘들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면서도, 공동으로 행사를 추진할 역량이 있는 지역들을 찾아 내기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헤치고 사업 후보지를 발굴하면, 그 다음으로 접하는 문제는 현지 기관과 사업을 만들어 나가면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원래 유목을 뜻하는 노마드는 정착농경을 하는 농촌과 서구화된 도시를 가진 우리들에게는 질 들뢰즈의 철학적 담론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몽골과 이란 등 아직 유목을 글자 그대로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노마드라는 단어는 철학 용어가 아니라, 실제 생활의 단어이다. 마슐레 산골에서의 노마딕 레지던스는 이해할 수 있지만, 테헤란과 이스파한 등 도시의 바자르를 돌아다니며, 그들과 교감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하면 의아해 한다. 양떼도 없고, 유목민도 없는 도시에서 왠 노마딕인가?
그리고 원래 거주를 뜻하는 레지던스(일반인들은 레지던스 호텔을 훨씬 더 쉽게 연상할 것이다)는 예술가들에게는 단기간 체류하면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그 활동 자체를 의미하며, 서구나 우리나라에서는 무척이나 익숙한 개념이다. 하지만, 이란과 바이칼, 몽골, 쿠바 등에서는 체류형 작업공간으로서의 레지던스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노마딕’과 ‘레지던스’에 대한 이해가 다른 사람들이 ‘노마딕 레지던스’ 사업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받는 ‘충격’은 예술가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느끼는 ‘예술적 충격’에 못지않다.
이러한 지난한 과정을 거쳐서 하나의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에는 ARKO의 다른 사업들처럼 공모를 거쳐 참가팀을 선발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현지에서는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지 모르고, 현지에서도 계속 조정을 해야 할 일이 생기기 때문에, 담당직원이나 부서원들이 되도록 함께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노마딕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언제나 문제는 발생한다. 프로그램 자체가 엎어지는 경우도 있고, 실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끝없이 부딪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나하나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얻는 즐거움, 그리고 성과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 노마딕 프로그램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고민하고,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또는 어떤 지역을 대상으로 노마딕 프로그램을 제안할지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 노마딕 프로그램도 발전과 변화가 필요하다. 시각예술 중심에서 타 분야로의 확대, 다년도 사업으로의 확장, 양자 간 사업이 아니라 다자간 사업으로의 확대, 예술뿐만이 아니라 과학 등 다른 학문과 연계 등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속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다. 몇 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멋진 사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자료담당자[기준일(2012.10.5)] : 국제교류부 유병은 02-760-4743
게시기간 : 12.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