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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젊은 연출가들을 위한 기회, 잘츠부르크 축제 ‘Young Directors Project’

  • 조회수 5347
  • 등록일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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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출가들을 위한 기회, 잘츠부르크 축제 ‘Young Directors Project’
글 : 이희진(아시아나우 프로듀서, 투어 매니저)

오스트리아 서쪽의 작은 도시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음악의 도시로 유명하다. 매년 여름마다 열리는 잘츠부르크 축제에서는 흔히 축제에서 기대하는 뜨거운 열기와 자유로움보다는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920년부터 시작된 잘츠부르크 축제는 올해로 92회째를 맞이하였다. 45일간 16곳의 실내 및 야외 공연장에서 110여 개의 작품들을 선보인 이번 축제는 총 관객 수 278,978명으로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이었던 2006년 이래 역대 최고 관객 수를 기록했다.


▲ 야외무대에서 대기 중인 배우들(왼쪽) / ▲ 카피텔광장(가운데) / ▲ 페스티벌 참가 연출가 사진(오른쪽)

축제의 막바지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밤이 되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정장을 차려 입고 공연장으로 향하는 관객들을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축제기간 동안 오페라와 콘서트 영상을 상영하기 위해 카피텔광장에 설치된 대형 LED스크린 앞 객석과 주변 노천카페에는 언제나 공연관람을 위해 붐비는 관객들로 빈 좌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객들은 광장 바닥에 앉아 공연을 감상하기도 하였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에도 축제 측에서 제공하는 우비를 입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관객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흔히 잘츠부르크 축제를 떠올리면 오페라와 클래식 공연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축제의 시작이 1920년 호프만스탈의 연극 <예더맨>의 공연을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축제의 시작점이었던 <예더맨> 공연은 90여 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축제의 대표적인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명실공히 축제의 하나의 축인 연극은 올해 9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Young Directors Project’는 경쟁부문으로 기존 연극의 틀을 깨고 새로운 연극양식을 시도하고 있는 젊은 연출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의 공연창작집단뛰다는 <노래하듯이 햄릿>으로 ‘Young Directors Project’에 초청됐다. 아시아의 연극 단체로는 처음으로 초청된 것이다.


▲ 공연창작집단뛰다, <노래하듯이 햄릿> 공연 장면

몽블랑의 후원으로 2002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1번째를 맞이하는 본 프로그램은 올해 연극 프로그램의 새로운 예술 감독으로 부임한 스벤-에릭 벡톨프(Sven-Eric Bechtolf) 감독의 주도 하에 종전의 유럽 및 북미권역에만 국한되었던 작품들 외에도 남아공, 한국의 작품을 초청하여 관객들에게 문화의 다양성과 새로운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였다.


오스트리아의 작품으로는 시어터몬타그네스루세스(Theatre Montagnes Russes)의 연출가 코넬리아 레이너(Cornelia Rainer)가 독일의 문학운동인 슈투름 운트 드랑(Sturm und Drang)을 대표하는 극작가 렌츠를 재조명한 작품 <야코프 미하엘 라인홀트 렌츠(Jakob Michael Reinhold Lenz)>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또한 잘츠부르크 축제에서 제작하고 초연한 남아공 틱톡프로덕션(Tick Tock Productions, 연출 Zinzi Mhlongo)의 <덫에 빠지다(Trapped)>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규제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러 인간 군상을 보여주었다. 1만 유로의 상금이 걸려 있는 2012년 몽블랑 어워드의 수상자는 프랑스 안무가 지젤 비엔느(Gisèle Vienne)이다. 지젤 비엔느는 특정공간(site-specific) 공연 <영원한 우상(Éternelle Idole)>과 죽음과 성, 그리고 폭력에 대한 집착을 허구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몽환적이고도 신비한 이미지로 그려 낸 <이렇게 너는 사라진다(This Is How You Will Disappear)>의 두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창작집단뛰다의 <노래하듯 햄릿>은 서양의 고전 <햄릿>을 아시아 연출가의 관점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현지연극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인형, 오브제, 음악 등의 요소를 녹여낸 본 작품은 햄릿의 기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섯 명의 광대들이 구천을 떠도는 햄릿의 영혼을 위로하며 마음의 한을 풀어주는 과정을 해학과 골계의 질감으로 잘 풀어내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11년간 잘츠부츠크 축제의 ‘Young Directors Project’는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젊은 연출가들에게 꾸준히 투자를 하여 관객들에겐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가 담겨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젊은 예술가들에겐 창작 지원과 교류의 장을 제공해 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른 문화권역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공연창작집단뛰다를 시작으로 더 많은 한국의 공연단체들이 앞으로 잘츠부르크 축제에서 공연하기를 기대해 본다.


 


자료담당자[기준일(2012.9.10)] : 정책기획부 문유미 02-760-4538
게시기간 : 12.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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