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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6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볼프강 홀츠마이어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 조회수 3,250
  • 작성자 신*영
  • 등록일 2010.05.22
2010 SSF 데일리 리포트
2010년 5월 16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볼프강 홀츠마이어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예술가곡, 특히 독일 리트는 낭만주의시대에서 절정을 맞았다. 슈베르트와 슈만이라는 구체적 인물에 의해 완성된 예술가곡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발달됐다. 하나는 하이네, 아이헨도르프, 빌헬름 뮬러와 같은 낭만주의 서정시의 발달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시들에 누군들 곡을 붙이고 싶지 않았겠는가. 다른 하나는 피아노의 발달이다. 비교적 늦게 발명된 악기인 피아노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지나면서 점점 더 발달됐으며, 낭만주의 시대 때에도 계속 발전해서 최고의 반주악기가 됐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는 31살 짧은 인생동안 600여개의 가곡을 완성했다. 그 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겨울나그네(겨울여행)” 그리고 “백조의 노래”를 그의 3대 연가곡이라한다. 그러나 일관된 주제의 연시(連詩)에 곡을 붙인 것이 연가곡이기에 그의 유작들을 모은 ‘백조의 노래“는 엄격한 의미에서 연가곡은 아니다.

5월 16일 7시반 세종체임버 홀에서 열린 볼프강 홀츠마이어(바리톤)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는 요번 스프링 페스티벌에서 가장 주목받은 공연 중 하나이다. 이미 1999년 그가 이모젠 쿠퍼의 피아노반주에 필립스레이블로 출시된 3대 연가곡 녹음은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는 빌헬름 뮬러의 시에 노래를 붙인 슈베르트의 첫 번째 연가곡이다. 슈베르트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성악가 미하엘 포글(Michael Vogl 1768∼ 1840)은 이곡을 너무나 사랑했다. 4년 뒤에 작곡된 “겨울여행”보다 이 곡을 훨씬 더 애호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도 비극이지만 “겨울여행”보다는 밝은 분위기이며 더 친숙한 멜로디를 담고 있다.

오늘은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의 18번째 곡 “시든 꽃”의 변주곡인 “플루트와 피아노을 위한 ”시든 꽃” 주제에 의한 서주와 변주곡“으로 시작했다. 플루티스트 패트릭 갈루와의 화려한 외모와 어울리는 화려한 연주복이 시선을 끌었다. 전초전격인 첬 곡은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곧 이어 메인이벤트에서는 젊은 피아니스트 디어드리 브렌너의 익숙한 반주에 맞춰 홀츠마이어는 그의 미성과 섬세한 표현력을 십분 발휘했다. 연주 중간 기침을 하고 몇 가지 음정이 흔들리는 등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그의 진가를 알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테너에 가까운 바리톤이다. 원래 “아름다운..”이 테너에 더 잘 어울리는 곡인만큼 그의 목소리는 이 곡에 딱 안성맞춤이었다. 예술가곡은 너무 큰 음악당에서는 즐기기 어려운 예술장르이다. 그러나 세종 체임버홀은 예술가곡을 연주하기에 적절한 규모의 뮤직홀이었다. 그는 연극을 하듯이 사랑에 전율하고 사랑에 절망하는 젊은이의 감정을 잘 표현해냈다. 요즘 한창 성가를 높이는 리트 성악가인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의 공연을 두 번 볼 기회가 있었다. 보스트리지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휘청휘청거리며 노래를 불러 듣는 이로 하여금 불안하게 만들었지만, 홀츠마이어는 안정된 자세로 절도있는 제스처로 시종 노래했다. 그러나 14번 “사냥꾼”과 15번 “질투와 자존심”과 같은 격한 곡에선 분노의 감정을 잘 전달하기도 했다. 그의 결이 고우면서도 명징한 목소리로 섬세히 표현해내는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공연은 리트의 정수를 보여준 호연이었다. 곡이 끝나고 열광하는 청중들에게 홀츠마이어는 슈베르트의 두 개의 가곡 “방랑자의 밤 노래”와 “뮤즈의 아들”을 선사했다. 아름다운 일요일 봄 저녁이었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 SSF집행위원)



[2010 SSF 다음연주 안내]

MAY 18 (화) 7시30분 PM 호암아트홀 "슈베르티아데 <슈베르트 마라톤> - 폐막공연"
2010 SSF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으로 슈베르트의 작품만으로 연주됩니다. 올 해도 변함없이 성원해 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2010 SSF 연주 안내 바로가기 <www.seoulspri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