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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전 한국무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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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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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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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0.02.09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복마전 한국무용협회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복마전 한국무용협회 >
무용에 관한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 정말 통탄스럽고 창피하고 가증스러운 때가 바로 한국무용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볼 경우이다. 무엇이 두려운지 자유게시판이 없는 이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은 마치 무덤 속에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협회와 무용인들 간의 아무런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용인들을 대표한다면서 모든 권세와 이권은 다 누리고 차지하면서, 무용인들의 의견이나 비판은 하나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무지막지한 경우가 된다. 다른 예술 협회의 경우를 보면 모든 것이 자유롭다. 예를 들면, 한국연극협회의 자유게시판에는 ‘극작가 김장은’이라는 분이 실명으로 올린, ‘거대한 흐름에 과연 연극계는 올바르게 대처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보인다.
그 내용은 “시간이 갈수록 무대 위에 펼쳐지는 공연에 대한 인간들의 목마름은 더 할 것이 분명한데 연극계는 수동적이다. 한국연극협회는 왜 블로그와 카페를 만들지 않을까? 인터넷 시대의 연극 부흥을 위한 몸짓을 새로 할 용의가 한국연극협회는 없는가?” 라는 것이다. 자유게시판도 당연히 있지만, 더 적극적인 소통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미술협회 자유게시판에 오른 글 중 ‘2010미협 변화할 수밖에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이사장이 누가 되더라도 2010미협은 50년 밀폐된 복마전에서 탈출, 새롭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라는 내용이 보인다. 한마디로 자유로운 언로가 마음껏 열려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무용협회의 홈페이지에서 자유게시판이 사라진지가 벌써 5년 이상이 지났다.
현재 이사장 김복희가 2005년 1월 취임했는데, 그 당시 때부터 지금까지 무용협회 자유게시판이 올바르게 작동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 당시 김복희가 협회 이사장이 될 때, 선거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전국 수만 명 무용인들을 대표한다는 무용협회 이사장 선거의 유효표가 500여 표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 등이었다. 그리고 현재 우리 무용협회의 이사장 재임 기간이 다른 협회의 경우 보다 너무 길다.
현재 이사장 김복희는 2005년 취임하고, 작년(2009년)에 다시 연임한 것으로 되어, 이제 벌써 6년째 근무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김복희 이전의 이사장이었던 조흥동은 무려 15년 정도를 재임한다. 하지만 근래 연극협회나 미술협회 등의 이사장 재임 기간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2년 정도씩 근무한 것으로 나타난다. 활발한 권력교체가 자연스럽게 그리고 민주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현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김복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위원회’의 무용을 대표하는 ‘위원’이기도 하다. 무용협회 이사장이라는 막강한 이권이 걸린 ‘권력’과 함께,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한해 수백억 원의 국가지원금 배분이라는 ‘돈줄’까지 움켜쥘 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앞의 장에서 확인했지만 다른 어떤 예술의 장르에도 협회 이사장이 ‘예술위원회’ 위원까지 되어 있는 경우가 없다.
그 폐단은 없을까? 현재 우리나라 예술지원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나 서울문화재단 등에서 배분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한해 천억 원이 넘어가는 그 국민의 피 같은 혈세로 조성되는 국가예술지원금이 무책임한 사이비 관료들의 직무유기와 비리 속에 임자 없는 눈먼 돈이 되어 사이비 꾼들에 의해 난도질되고 있다.
무용협회장이 ‘예술위원회’ 위원까지 겸임하는 경우 어떤 문제가 야기될까? 가장 큰 문제는 그 무소불위의 권력이 이제 더 이상 아무런 감시와 견제를 받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우리나라 비영리단체에 대한 감독과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서 조선일보 2009년 11월 18일자 ‘비영리단체 통합관리 서둘러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자.
“비영리 분야, 시민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다음과 같은 궁금증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영리 단체는 몇 개 있을까? 비영리단체의 연간 지출 규모를 다 합치면 얼마나 될까?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몇 명일까? 그 사람들이 받는 급여는 총 얼마나 될까?”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비영리 분야 정보의 공유 및 활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영국의 경우, 아예 비영리단체를 관리 감독하는 독립기구(Charity Commission)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서는 비영리단체 등록 관리 감독 교육 등의 업무를 총괄하며, 홈페이지 상에서 약 16만개 단체의 연간보고서를 포함한 상세정보를 공시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예 관련 통계가 하나도 없다고 한다. 특히 우리 무용협회의 경우 이런 자료는 고사하고, 앞에서 이미 확인했지만,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유게시판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기관의 이사장이라는 사람이, 이제 무용계의 돈줄까지 한 손에 움켜쥐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무용계에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무용공연의 작품의 질은 떨어지고 있고, 무용 대중화도 요원해지고 있다. 무용을 하겠다는 학생들은 감소하고 있고, 무용교과 독립문제도 요원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무용의 학문적 발전도 거의 포기된 상태이며, 사이비기획사와 사이비평론가들과 사이비잡지들이 창궐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 무용협회는 무용제 무용콩쿠르 무용대상 등등의 좌판만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무용계 전체에 팽배해 있다. 우선 최 근래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 연말에 있었던 ‘대한민국무용대상’이라는 것에서, 자기들끼리만 상을 주고받고 있었다. 이 행사에서 상을 받은 4명중 3명이 협회 이사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술지원금 심사위원도 끼리끼리 정해서 마음대로 난도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이제 우리나라 무용계는 무용협회 이사장과 예술위원회 위원을 독식하고 있는 한 사람이 접수한 것처럼 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도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조선일보 2009년 9월 5일자).
그리고 그 이유는 ‘시민 없는 시민단체 논쟁’, ‘시민단체 권력화 논쟁’, ‘시민단체 비리연루’ 등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무용협회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 무용계에는 ‘무용인 없는 무용협회 논쟁’, ‘무용협회 권력화 논쟁’, ‘무용협회 비리연루’ 등의 문제에 대한 논쟁이 필요하지 않은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언을 영국의 액턴경이 남겼다. 현재 우리나라 무용계의 권력은 한 사람에게 너무 오랫동안 너무 집중적으로 쏠려 있다. 그리고 그 폐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 혈세로 조성되는 국가예술지원금의 불공정한 집행 가능성은 높아지기만 하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지난 1월 4일 대검찰청 시무식에서 “나랏돈을 빼먹는 범죄, 국부를 나라 밖으로 빼돌리는 범죄를 상대로 온힘을 쏟자”고 말하면서, “사정의 사각지대에 있던 ‘숨은 비리’와 ‘신종부패’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중앙일보 2010년 1월 5일자). 이제 우리 순수 무용인들도 나서야 한다.
우리 무용계의 신종비리나 토착비리가 보이면 바로 검찰에 신고를 하고, 무용계의 권력이 아무런 근거 없이 소수에 집중되는 것을 결단코 방치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한국무용협회 운영의 민주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것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며, 한 사람이 장기 독재 집권하는 잘못도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