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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감사와 처벌이 없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조회수 1,781
  • 작성자 송*건
  • 등록일 2010.02.01
< 업무 감사와 처벌이 없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최근 2~3년 동안 주요 신문에 보도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썩어문드러진 문제점들은, 주로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지든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직원들 스스로가 신문사에 제보하든지, 혹은 노조라는 데서 낸 성명서 등을 통해 사회와 국가 전체에 알려지게 된 것들이다.

그 주요 내용들은, 1) ‘위원 한사람이 심사위원, 기획자, 수혜자 역할을 동시에 하며 지원금 타내기에 급급했다’고 예술위의 한 관계자가 털어놓은 것(동아일보 2007년 7월 11일자), 2) (같은 날짜 동아일보에 나타나는) ‘예술위가 정부의 연기금운용기관경영평가에서 2005년, 2006년 연속 꼴찌를 기록한 것’,

3)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밝힌, ‘정상적 사회라면 생각하기 힘든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지원이 비일비재했고, 어떤 경우는 부인이 있는 단체에 돈을 지원하기도 한 것’(조선일보 2008년 10월 8일자),

4) 그리고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2006년 국정감사 자료에서 밝힌, ‘위원들이 자신이 대표로 있거나 관련 있는 단체에 지원금 59억여 원을 지원했다는 것.’ 5)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국가기금 운영 규정을 위반해 54억원의 국고 손실을 끼친 것’(동아일보 2008년 12월 8일자) 등등이 된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이런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지원이 비일비재한 곳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실무 담당 직원은 한 명도 책임을 지거나, 처벌을 받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기껏 11인 소위 위원들이 욕을 먹거나, 위원장이 그만두거나 해임되거나 했지(사실 이들은 임기 3년 정도의 ‘임시직’이라고 할 수 있다), 붙박이 실무직원들은 이런 파렴치한 일이 비일비재했는데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더욱 놀라운 것은, 실무책임자인 이들이 이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처벌은 고사하고, 도리어 다른 ‘위원’들을 비방하고 책임을 묻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마치 자신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신’이라도 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동아일보 2007년 7월 10일자를 보면, 문화예술위 노조는, “위원회가 출범 2년이 지나도록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장르이기주의에 매몰돼 지엽적 사안에 매달리고 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형태를 벌여온 1기 위원회는 전원 사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동아일보 2007년 8월 31일자를 보면, “현재 1기 위원들은 김병익 전 위원장의 중도하차를 가져온 내분 사태의 합의구조 붕괴에 대한 연대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는 노조성명서도 냈다고 한다. 주로 위원들이 모든 잘 못의 책임을 지고, 가장 큰 벌인 ‘사퇴’를 하라는 주장이다. 물론 자신들의 의견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자신들의 책임은 아무 것도 없는 듯이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들은 아마 ‘정상적인 사회라며 생각하기 힘든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지원이 비일비재한 것’은 담당 실무자인 자기들의 책임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순수 예술 공연은 사멸되어가고 순수 예술인들은 뼈 속까지 파고드는 가난 속에 이제 모두 절망의 나락에 빠져있는 책임도 자기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다.

그리고 사이비 하이에나 떼들만 게걸스럽게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게 하고 있는 것도 전혀 그들의 책임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어떤 잘못을 하고, 그로 인해 순수 예술인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더라도, 자신들은 전혀 아무런 책임이나 처벌을 받지 않아야한다. 물론 그들이 위원들에게 그렇게 쉽게 주장해오던 ‘사퇴’ 같은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아직까지 ‘신의 직장’을 잘 지키고 있다. 근래 인사에서도 이들은 회전문 인사 형식으로 건재하게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동아일보 2009년 2월 24일자). 그런데 이미 앞에서 보았지만, 이들은 ‘11인위원회’의 ‘위원’이나 자신들이 선택하는 ‘평가위원’등을 마치 일회용 소모품처럼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한 ‘방패막’ 정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즉 어떤 문제가 제기되면, 자신들은 관계없는 일이고, 위원이나 평가위원 등이 잘못한 것이라고 떠넘긴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정말 뭔가 모르지만 읽기가 부끄럽고 민망하면서도 분노스럽기만 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대한 중앙일보 2007년 7월 13일자 기사를 확인해본다.

‘관치 자초하는 문화예술위’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 2007년 5월 4일에 열린 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을 읽어 본 소감 등을 적었다. “회의록을 읽어 본 소감은 한마디로 ‘가관이군’이다. 서민들이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구입한 로또 기금을 포함, 연 1000억원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문화예술지원기구의 회의석상 이다.

이 자리에서 어떤 위원은 출장비 타령을 하며 사무처를 질타했다. 내가 천만 원도 안 되는 몇 백만 원 출장을 가겠다고 그러니까, 예산 항목이 없어서 못 간대. 2월말부터 오죽 답답해서 위원장님을 찾아가 ‘아니, 연초에 예산 항목이 없다고 출장을 못갑니까?’ 그러니까 예산 항목이 없으면 못 간다고 그러시더라. 그래서 출장을 못가고 있다가 내가 고집 부려서 3월 중순께 갔지 않습니까?”등의 내용이다.

태어나지 않아야 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다시 들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특히 이 글의 행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위원’들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붙박이’들과의 갈등 모습도 보인다는 것이다. 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직원들은, 위원들보다 자기들이 ‘주인’이라는 의식이 더 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문제가 생기면, 그들이 위원을 ‘사퇴’하라면서, 마치 자기들은 아무 책임이 없고 처벌은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처럼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용서를 비는 자세로 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무책임자’인 이들은,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지원이 비일비재했는데도, 자신들의 책임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우리가 여러 번 확인했지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비상식적인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지원이 비일비재한 이유는 삼각형 구도의 악의 먹이사슬 구조 때문이다. 즉 사이비 수혜자, 사이비 심사위원, 무책임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실무자 등이 만들고 있는 악의 먹이사슬 구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에서 제일 책임이 큰 것이, 바로 영원한 ‘갑’의 입장에 있는 무책임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실무자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지원이 반복되어 법적 처벌 문제가 야기되면 가장 큰 책임은 영원한 ‘갑’이 되어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실무자가 져야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절대 문화예술위원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위원들을 처벌해야 된다는 가소롭고 가증스러운 성명서 같은 것은 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근래는 새로 임명된 사무처장을 출근 저지하는 농성도 했다는데, 앞으로는 그런 짓도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들의 잘못을 계속 반성하지 않고, 계속 비상식적인 지원을 계속하면서 스스로 혁신 하지 않으면, 문예진흥기금의 진짜 주인인 전국 수십만 명의 순수예술인들이 문예위 직원들을 출근 저지 시키는 농성에 들어갈 것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최광 교수는 “공무원들은 자기 돈이 아닌 납세자의 돈을 잘 관리하고, 그 관리의 결과도 자기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속성상 일에 최선을 다할 수가 없다. (따라서) 공공서비스에 대한 투입과 산출이 엄밀하게 계산되지 않는 한 정부 실패는 필연적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동아일보 2008년 5월 2일자).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자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공직자가 ‘시대의 걸림돌’이 될 정도의 위험수위에 온 것 갔다”고 이야기해 왔다(2008년 1월 23일자 동아일보).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치밀하게 감시하거나 감사하는 기관은 없다.

따라서 문화예술기금의 주인인 우리 순수문화예술인들이 직접 감시하고 감사해 나가야 한다. 이들의 업무 형태 하나하나를 치밀하게 확인하고 철저하게 통제하고 감시하여, 그 잘못이 심하게 드러나면, 우리 순수 예술인들이 직접 나서서 책임을 묻고, 필요하다면 사법기관에 직접 고발하는 수밖에 없다.(송종건/무용평론가/ 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