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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희곡낭독공연 - 남미 희곡 읽기

  • 조회수 2,712
  • 작성자 정*인
  • 등록일 2009.11.22
희곡낭독공연회에서는 12회째 행사로 남미 희곡 두 편을 선정 아래와 같이 낭독공연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제12회 희곡낭독공연 - 남미 희곡 읽기

11월 27일 금 4시 8시

칠레
<칠레의 작은 역사 La pequena historia de Chile>
마르코 안토니오 데 라 파라 Marco Antonio de la Parra
성초림 역
송선호 연출
극단 유랑선

11월 28일 토 4시 8시

[페루]
<발코니 위의 광인 El loco de los Balcones>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Mario Vargas Llosa
김재선 역
최용훈 연출
극단 작은신화

장소 창작 팩토리 스튜디오 - 09
주최 희곡낭독공연회
문의 070-7572-6484 (극단 유랑선) http://cafe.daum.net/yurangseon

주차 창작팩토리 스튜디오 09 앞 주차장 이용시 30분당 천원
전화 070-7501-0001




칠레
<칠레의 작은 역사 La pequena historia de Chile>

작품 소개

오늘날 교육은 아마도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닌 모양이다. 이 희비극 <칠레의 작은 역사>의 배경에는 교육의 문제 그리고 그에 따르는 저변의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다섯 명의 역사교사가 교육자라는 직업을 정의하는 두 마디 ‘열정’과 ‘헌신’으로 자신들의 천직의 진정한 의미를 모색해간다. 칠레 희곡계에 30년 이상 몸담은 극작가 마르코 안토니오 델 라 파라의 수작(秀作) 중 하나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섯 명의 역사교사들이 자신들이 일하는 시골의 한 낡은 중학교의 지하창고에 포위되어 갇혀있다. 쓸모없어진 물품들을 모아놓는 이 지하실에 버려진(!) 이들은 한때는 신념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쳤으나 이제 자포자기에 빠져 죽음이 코앞에 다가온 교장선생, 도전적이고 다혈질이며 교사로서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그로인해 가정생활은 파탄에 이르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산우에사 선생, 젊은 여선생 로우레이로와 남편과의 위기를 맞고 있는 중년의 여선생 무뇨스, 그리고 교장선생의 제자로 학생시절 젊고 패기 넘치는 교장 선생의 역사 수업에 감명을 받아 교사직에 몸담기로 결심하고 갓 부임한 프레데스 선생 이렇게 다섯이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처하게 된 특수한 한계 상황에서 이들 교사들은 자신들이 교육자로서 갖는 사명을 돌이켜보면서 그간 자신들이 해온 일의 의미를 회상하고, 반성하며 또 고찰하게 된다. 이들은 칠레 현대 사회에서의 개인과 집단 정체성의 위기, 또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에서 촉발된 현재 칠레 교육현장의 문제를 칠레의 굴곡 많았던 역사에 빗대어 통렬히 비판하고 더불어 인간적인,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형성해가고 있는 이 나라의 역사를 다시 구성해간다. 동시에 그들 모두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 그간 알지 못했던 칠레의 작은 역사, 영웅들이 주인공이 되는 위대한 역사가 아니라 일상의 한계와 고통을 뛰어넘으려 몸부림치는 민초들의 작은 역사를 찾아간다.

죽음을 앞둔 교장선생의 외침에는 역사의 주체가 되어야할 미래의 아이들에 대한 이들의 포기할 수 없는 꿈이 담겨있는 듯하다.

“절대 은퇴하지 않겠소... 분필가루 때문에 동상 걸린 손이 다 터져도 말이오. 책을 낀 겨드랑이가 아파올 때 까지... 머릿속에서 애국지사들의 함성을 듣는 게요? 밀알이 자라나는 소리가, 기계가 윙윙 돌아가고, 공장 굴뚝이 씩씩대며 연기를 뿜어내고, 새나라가 건설되는 소리를 듣는 거요? 고기잡이 어선들의 노래 소리를 듣는 거요? 종이 위를 지나는 펜 소리를 듣는 거요? 알아두시오. 이 나라는 책상에서 만들어졌어요. 순수한 소망에서... 그건 학생들이, 아무리 원하지 않는다 해도, 그 꿈만은 지닐 수 있도록 선생이 도와주어야만 하는 그런 꿈 인게요. 듣고 있소?”


작가 소개

마르코 안토니오 델 라 파라 (Marco Antonio de la Parra/ 산티아고, 칠레, 1952~ )
1976년 칠레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정신과 의사, 작가, 극작가. 대부분의 작품이 칠레 군사독재에 영향을 받아 창작되었다. 메타포를 통해 국내 현실을 풍자하였으며 그의 작품 중 70여개 이상의 소설, 극, 에세이들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바 있다.

라틴아메리카 극작가대회 1등상(1979), 칠레국립도서위원회상(1994-1995, 2000-2004), 안데스재단 장학금(1994), 호세 뉴에스 마르틴 상(1996) 구겐하임재단장학금(2000-2001), 라틴아메리카연극계 인사에 수여하는 MAX상 (2003, 스페인)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칠레예술원 회원이고, 1991년에서 1993년 스페인주재 칠레 대사관 문화공보관역임. 2005년부터 피니스 테라에대학교 문학과정 주임. TV 드라마 대본작가로도 일한다.

주요작품
-날것, 익힌 것, 썩은 것(1978)
-일상의 비밀스러운 외설(1984)
-모든 시민의 소망(1986)
-칠레 산티아고의 비밀스러운 성전(聖戰)(1989)
-금지된 육체(1991)
-킹콩 팰리스 혹은 타잔의 망명(1991)
-검은 대륙(1994)
-오펠리아 혹은 죽은 어머니(1994)
-칠레의 작은 역사(1994)
-과오의 천사(1996)
-나쁜 기억력(1997)
-불면의 땅 혹은 사생활/ 미친년(1998)
-피노체트에게 보내는 공개서한(1998)
-고래의 해(2001)
-칠레의 육신(2002)
-마이라의 노트(2002)
-일생 너를 사랑하리(2005)
-하나님의 집(2007)


[페루]
<발코니 위의 광인 El loco de los Balcones>


작품 소개

18세기 스페인이 페루를 다스리던 시대에 부왕이 살았던 당시 최고의 중심지 리마의 리막. 지금은 화려했던 과거가 사라지고 폐허로 변해 지저분하고 술주정뱅이와 거지,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예술사와 이탈리아어를 가르치는 노교수 알도 브루넬리는 이곳에 78개 발코니들의 무덤을 만들었다. 그는 도시 개발과 위생상의 이유로 발코니들을 헐어버리는 개발업자나 행정당국에 맞서 과거 역사와 문화가 느껴지는 발코니들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애를 쓴다. ‘발코니의 광인’이라는 반사회적 인물로 유명해져 신문에 실릴 정도이다. 그를 돕기 위해 몇몇 나이든 아주머니들이나 꼬마들이 자원봉사 십자군을 조직했고 그의 사랑스러운 딸 일레아나도 헌신적이다. 그러나 갈수록 발코니 보존 작업은 상황이 열악해지고 자원봉사자들이 떠나간다. 일레아나도 어느 개발업자의 아들 디에고와 결혼을 하면서 브루넬리 교수의 고향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다.

<발코니의 광인, El loco de los balcones>(1993)은 발코니의 광인, 브루넬리 교수가 발코니에 매달려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나가던 술 취한 남자가 이를 발견하고는 그에게 다가갔고 교수는 위에서 설명한 발코니와 얽힌 자신의 과거, 꿈 그리고 현재의 죄의식, 절망의 실타래를 풀어놓는다.
리막의 발코니를 복원하는 꿈을 위해 평생을 보내던 브루넬리 교수는 리막의 현대판 돈키호테 같았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상주의자요 낭만주의자였다. 사는 것은 엉망이었지만 꿈을 좇아 행복했고 곁에서 늘 딸이 돌봐주어 든든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결혼으로 아버지 곁을 떠나게 된 딸 일레아나의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된다. 그동안 자신은 브루넬리 교수의 딸이라는 운명 때문에 발코니 보존 작업을 해왔고, 어머니가 아버지를 부탁한다며 남긴 편지 한통 때문에 아버지를 떠날 수가 없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꿈이나 발코니에서 자유로워져 자신도 자신의 꿈을 펼쳐보고 싶다고 밝힌 것이다. 일레아나는 아버지 곁을 지키고자 공부도 일도 할 수 없었고 사랑도 포기했었다. 교수는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발코니를 위해, 자기 꿈의 실현을 위해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치룬 댓가가, 희생이 너무나 컸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죄책감은 결국 그로 하여금 그동안 수집했던 발코니들을 불태워 없애고 자신도 세상에서 사라지려는 시도를 하게 했다.

한편, 발코니들을 둘러싼 이야기 전개는 정복자와 피정복자, 권력이나 부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옛 것과 새 것, 개발과 보존 등 페루 역사와 사회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여러 사안들로 이어진다. 그리고 작가는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설명하며 어느 것 하나 옳다 그르다 식으로 판단할 수도, 하나만을 택할 수도 없음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자살 시도로 시작한 작품은 결국 교수에게 또 다른 조력자를 얻게 함으로 희망적인 결말을 맺는다. 교수의 꿈과 철학은 모르지만 그리고 교수가 이야기하는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를 불쌍하게 여기고 그를 도와주려는 술 취한 남자가 바로 새로운 조수이다. 돈키호테같은 브루넬리에게 이제 산초가 생겼고 그는 발코니 복원의 꿈을 위해 다시 도전한다: “십자군은 내 딸과 사위가 떠나는 바람에 손상을 경험했다네. 그리고 그 재수 없는 화재 때문에도. 0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걸세. 자네랑 내가 씨앗이 되겠지. 전정한 나무들처럼 십자군은 다시 싹 틀 거야. 전보다 더 강하게. 우리가 커져서 이상가들의 군대를 만들자고. 리마의 전통과 역사에 어울리는 우아함과 장엄함을 돌려주자고...”


작가 소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Mario Vargas Llosa
1936년 페루의 아레끼빠(Arequipa)에서 태어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는 페루와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페루 사회에 대한 작가로서의 통찰력과 페루 인으로서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역사소설, 추리소설, 코메디 등의 다양한 작품들에 아주 잘 녹아 있다.
어린 시절은 볼리비아에서 보냈고 리마에서 문학을 공부했으며 마드리드에서는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8년부터는 스페인은 물론 영국과 프랑스에도 체류하기 시작하여 그의 작품에는 라틴아메리카는 물론 유럽의 색채도 강하게 드러난다. 또한, 1993년에는 스페인 정부로부터 명예 국적을 취득하여 지금은 스페인 인이기도 하다.
소설 <도시와 개들, La ciudad y los perros>(1963), <녹색의 집, La casa verde>(1965)등으로 문학계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판타레온과 위안부들, Pantaleón y las visitadoras>(1973), <훌리아 아주머니와 필경사, La tía Julia y el escribidor> (1977)등은 영화로도 선보였다. 소설 이외에도 다양한 문학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고 있고 희곡으로는 <따끄나 아가씨, La señorita de Tacna>(1981), <라 충가, La Chunga>(1986) 등이 있다.
한편, 다른 라틴아메리카 작가들처럼 정치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1990년에는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