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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소식]사람은 사람에게 늑대_서울프린지페스티벌2009 참가작

  • 조회수 1,612
  • 작성자 강*정
  • 등록일 2009.08.19
그린피그7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

<서울 프린지페스티벌 2009 참가작>

일시 : 2009년 8월 28일 5시/ 29일 2시
장소 : 떼아뜨르추

공연문의 : 011-9274-9063








작 : 고재귀

연출 : 윤한솔

드라마터그 : 박상현

조명 : 최준영

의상 : 이유선

음악 : 민경현

영상 : 서정택

조연출 : 전성현

출연 : 선종남, 강효정, 이동영, 신재환, 김문호, 이문하, 이필주, 서승인, 류경인, 황미영, 나원호




작품의도

인간이 진정으로 죄의식을 통하여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것은 그 자체로서 ‘죄’에 속해 있을까? 아니면 죄가 밝혀지려는 ‘순간’속에 담겨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 라면 죄를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속에 있는 것일까?
다행스러우면서도 아쉽게도 이 거대한 문제에 대한 모든 대답은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속에 이미 담겨져 있다. 하여 이제 죄와 두려움에 관해 남은 것은 비루하고 사소한 것들뿐. 그러나 그 역시 대답을 쉽게 구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사소하고 어리석게 달리 묻자. 우리는 어디까지를 죄라고 부르며, 무엇으로 그 잣대를 만들어 내는가? 처벌이 가능한 ‘죄’와 도의상 禮는 아니지만 ‘죄’라고 칭할 수 없어 벌을 선고할 수 없는 그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물론 이 우문의 손쉬운 대답을 찾고자 한다면 형법을 들여다 볼일이다. 잠시 형법을 꺼내어 보자.



“형법상 죄의 성립요건은 구성요건해당성과 위법성을 갖춘 동시에 그 행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고의범과 과실범으로 나뉘는 형법상의 구

성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구성요건에 해당되더라도 위법성조각사유가 있으면

위법하지 않는 것이 된다.”


명료하다면 명료한 대답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죄가 되지 못하는 죄를, 구성요건을 찾을 수 없는 죄를, 고의도 과실도 아닌 죄를, 책임도 처벌도 물을 수 없는 죄를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가? 아니 그것을 죄라고 부를 수는 있기나 한 것일까?

내 생각에 이제부터 여기 쓰고자 하는 희곡 속에는 ‘죄’가 있다. 그러나 그 죄는 참으로 이상하게도 사람이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최고의 善(그렇다.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에서 잉태되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선의 파기를 우리는 누구도 ‘죄’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하여 그들은 누구도 처벌되지 않을 것이며, 모두 집에서 잠들 것이다. 한 사람의 죽음과 그 죽음보다 더 무서운 스스로를 부정(否定)하는 손톱 앞에서도 말이다. 그렇지만 불행하고 다행스럽게도 이 희곡의 인물들에게 언젠가는 두려움이 찾아올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오늘 당장 잠들기 전일 수도 있고, 죽음을 앞두고서야 간신히 찾아 오는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라건대 그 두려움이 점점 자라나 아주 커다란 죄의식이 되었으면 나는 좋겠다. 그것이 사람이 늑대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 테니 말이다. 물론 그 때의 유일한 처벌인 후회와 반성을 나의 인물들이 성찰이라고 부르지 않기를 바라고 바랄뿐이다.







그린피그는 2006년 10월 <자객열전>[박상현 작, 연출]을 공연함으로서 출발하였습니다.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과 뜨거운 감성을 가진 새로운 연극을 하고자 모인 사람들입니다.
의심없이 혹은 하지 않고 진행되는 우리 문명에 대한 진단을 하는 연극을 하고자 모인 사람들입니다.
주제와 예술형식의 진보를 고민하는 연극을 하고자 모인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