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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연극제 초연희곡 지원금정책 시정요구

  • 조회수 1,467
  • 작성자 윤*옥
  • 등록일 2009.07.16
좋은 희곡이 좋은 연극을 낳는다.

나는 지난 6월에 구미시에서 개최하는 전국연극제에 구경을 갔었다. 내 작품이 공연한다기에 갔었다. 공연을 봤다. 열심히 노력한 흔적은 보였지만 아쉬움이 많은 공연 이였다. 지방연극도 서울 연극처럼 발전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하고 생각했다. 공연이 끝나고 여러 사람들과 잡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 어떤 사람에게서 새로운 소식을 들었다. 전국연극제 본선에 참가한 작품 중, 초연작 작가에게 문진원(한국문예진흥위원)에서 창작지원금을 준다고 들었다. 500만원을. 그래서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래도 문진원에서 희곡작가들의 어려움을 조금은 알아주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내가 평소에 존경하는 어느 희곡작가 선생에게 그런 제도가 있느냐고 여쭈어 봤다. 그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확실히는 모르지만 그런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서울에 가서 다시 확인하여 답을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서울에 와서 그 선생님한테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께서 알아봤더니 그런 제도가 있다면서 곧 집행한다고 하더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연극제가 끝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 식이 없자, 문진원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국연극제 초연작품에 한하여 희곡작가한테 그런 혜택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쪽에서 그렇다고 했다. 며칠 있으면 연극협회에서 작가에게 직접 집행될 거라고 했다. 나는 속으로 오랜만에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동료들과 함께 쓴 소주를 한잔하게 생겼구나 하고 좋아했다. 오래 전부터 조촐한 술자리를 마련하고 싶었지만, 만원 한 장이 없어 쩔쩔맬 때가 한두 번이 아닌 나에게 그런 기회가 없었다. 그런 나에게 그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이 됐다. 그런데, 며칠 내로 집행하겠다고 하였는데, 연극제가 끝나고 이십일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그러자 문진원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문진원에서 하는 말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에게는 그런 혜택이 없다고 것이다. 말하자면 서울 작가에게는 그런 지원금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왜요? 하고 물었더니, 그 제도는 지방작가들을 위해서 만들진 제도라고 했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오백만원을 받지 못하여 서운함 점도 있었지만, 그 제도 자체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위, 연극을 발전, 부흥시키기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 문진원에서 하는 일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다. 그렇다면,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지방 작가가 몇 명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쪽에서 우물쭈물하기에 전화를 끊고 말았다. 문진원이라면, 희곡작가가 몇 명인데, 지방작가가 몇 명이라는 것쯤은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희곡작가가 협회에 등록되지 않는 작가까지 포함해서 약 300명쯤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300명 중 지방작가는 30명 정도다. 그 30명 중,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10명 남직이다. 그렇다면 문진원에서는 그 열 명을 위해서 희곡작가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준다고 생색을 내고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에 연극제가 많이 있다. 부산연극제, 거창연극제, 통영연극제 등등. 그런 지방 연극제에서도 전국 작가들에게서 희곡작품을 모집한다. 그것은 보다 좋은 작품을 선택해서 보다 좋은 연극을 만들 수 있기 위해서다. 그런데, 소위 나라에서 주최하는 전국연극제가 지방작가에게만 혜택을 준다고 하면, 전국연극제가 아니라 지방연극제라고 명칭을 바꿔야 될 것이다. 명칭은 전국연극제라고 해놓고 서울작가에는 차별 대우를 한다면, 서울작가들의 자존심은 물론이고, 어찌 좋은 작품이 나오겠는가. 서울작가, 지방작가 구분 없이 모두 참여하여야 보다 좋은 희곡으로 보다 좋은 연극을 만들어야 전국연극제가 빛나지 않겠는가. 전국연극제라고 해놓고 언제까지나 서울에서 공연한 작품만 재연하겠다는 말인가. 전국연극제라면 전국에 있는 모든 작가들이 참여하여 경쟁의 폭을 넓혀야 보다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을 게 아니겠는가. 알고 봤더니 지방작가에게 그런 혜택을 주는 제도가 오래 전부터 시행되어 왔었다. 그것은 분명히 잘못된 제도라 본다. 내년부터라도 서울 작가에게도 혜택을 줘야 타당하지 않겠는가. 문진원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연극을 발전, 부흥시키기 위해서 존재하고 있다면, 잘못된 제도는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 케케묵은 제도를 그대로 가지고 간다고 하면 연극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좋은 연극을 만들려면 좋은 희곡이 있어야 한다. 문진원에서도 그렇다고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문진원에서는 언제부턴가 우리 희곡작가를 너무 홀대하고 있다. 그 이유를 몇 가지만 예를 들겠다. 문진원은 우리 희곡작가에게 있었던 지원금제도도 없애버렸다. 희곡창작지원금, 희곡 활성화지원금, 심지어는 희곡집발간 지원금까지도 없애버렸다. 지원제도를 더 만들지는 못할망정 있는 제도마저 없애버린다는 것은 희곡작가들을 홀대한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아니면 희곡이 무엇인지 그 개념자체도 모르고 있다는 처사이다. 희곡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연극이기 이전에 문학이다. 그러므로 희곡작가들은 연극 쪽에서도 문학 쪽에서도 적절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 소설은 천에서 삼천까지 지원금을 지급하면서도 희곡에는 단 한 뿐도 지원금을 주지 않다는 것은 문진원에서는 희곡을 문학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진원에서 그런 시선으로 희곡작가들을 대하니까, 각종 신문사, 문예지까지 신인작가 등용문인 신춘문예까지 없애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엄연히 희곡은 연극의 모체이고, 문학의 삼대요소의 하나다. 이 나라 연극을 발전시키려면 희곡작가들을 홀대하지마라. 희곡작가들은 모두 선비 같은 분들이다. 숱한 고통을 견뎌내면 오직 좋은 작품만을 쓰기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선비 같은 분들이다. 요즘 세상은 양팔 하늘 높이 쳐들고 고래고래 소리쳐야 자기의 뜻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만, 우리 희곡작가들은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선비는 끼니를 굶어도 자존심은 굽히지 않는다. 소위 사단법인 희곡작가협회란 단체가 사무실도 하나 없다. 그래도 문진원에게 구걸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문진원에서는 우리 희곡작가들을 외면할 일은 아닐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문진원에서 지원금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것저것 합하여 한 해 이 천여만을 받았다. 그 지원금을 가지고 신인작가들의 재교육도 하였고, 단막극공연도 하였고, 책도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 해부턴가 한마디 통보도 없이 지원금을 없애버렸다. 과연 다른 연극에 관련된 협회도 한 뿐도 주지 않고 있는지 묻고 싶다. 문진원이라면, 각 협회를 돌아다니면, 여론수렴도 하고 토론도 하고 애로가 무엇인지는 들어야 될 것이다. 책상 앞에 앉아서 몇 사람의 의견만 듣고 정책을 편다면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몇 사람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관계자 여러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야 한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거기서 올바른 시행법규를 만들어 집행해야 올바른 행정이 될 것이다. 그런데, 문진원에서는 한 번도 희곡작가들의 애로를 묻는 적이 없었고, 희곡 발전을 위해서 토론해본 적도 한 번도 없었다. 우리 희곡작가협회에서는 할 일이 많다. 신인작가들의 작품발표회도, 작가들의 제교육도, 작가들의 워크숍도 당장 시행해야 한다. 그런데 예산이 없다. 문진원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뒷짐만 지고 있지 마라. 희곡작가협회에서 계획한 일들은 바로 문진원에서 해야 할 일들이란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연극발전을 위해서. 희곡작가들과 문진원은 한배를 타고 있다. 오직 이 나라 연극발전을 위해 같은 목적지로 향해하고 있다. 문진원이 선장이라면 희곡작가들은 선원이다. 선장이라면 선원들의 애로를 좌우로 살피는 것도 선장의 의무이다. 또한 향로가 잘못되어 있으면 그 향로를 빨리 바꾸는 것도 선장의 의무이다. 아무튼, 문진원에서는 이점만을 명심해 주기를 바란다. 희곡이 연극의 모체란 것을. 좋은 희곡이 좋은 연극을 낳는다는 것을......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 극작가 윤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