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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롤드 핀터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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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9,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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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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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5.10.18
1980년 대 이후 우리 희곡문학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의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며, 문학, 예술, 철학, 종교를 포함한 인문학 전체의 동반몰락과 괘를 함께 하고 있다.
위대한 예술 혼은 멈춰 섰으며 새롭게 나가야할 길을 잃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좋은 극작가와 좋은 희곡이 없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몹시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에 좋은 극작가와 좋은 희곡이 없다는 소리는 백번 떠들어봐야 자랑이 아니다. 없으면 마땅히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있도록 하는 데는 일차적으로 작가의 책임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관계부처의 지원이다. 씨앗이 있어도 그것을 키워낼 토양이 척박한 현실 안타깝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하리라 기대되는데, 헤롤드 핀터의 예를 봐서 극작가 중 한 사람이 수상의 영예를 안지 못할 것도 없다. 왜 이 시대에 시인과 소설가보다 극작가의 수상 가능성이 높은지는 조금만 생각하면 금방 알 것이다. 희곡언어는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번역작업의 고충 없이 곧장 세계 공통의 언어와 만나기 때문이다.
자, 예술의 세계적인 침체와 위기로 놓고, 길이 막혔을 때 돌파구가 생기는 법이다. 핀터의 문학은 결코 영웅적이지 않다. 다만 20세기의 시대적 불안을 예민하게 진단했을 뿐이다. 그것이 답인지도 모른다. 누가 21세기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느냐! 방향을 제시하느냐!
우리 바보 같은 동료 극작가들은 각자 나름대로 각오를 다질 것으로 믿는다, 새로운 기구로 탄생해, 예술지원을 자임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바쁘더라도 잠시 일손을 놓고 검토해주기 바란다. 올림픽 금메달 하나를 따기 위해서도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는데 하물며.
다시 말하지만 <없다>는 것이 자랑이 아니다. 없으면 마땅히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김병익 귀하
극작가 오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