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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계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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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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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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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5.11.28
개인 당 40만 원에 달하는 운동화 및 레저복, 개인 당 10만 원 상당의 특급호텔 요금, 저녁식사 및 뒤풀이 비용에 개인 당 6만 원 등등......
위에 몇몇 열거한 항목은 모 문화 예술관련 단체가 기획한 워크숍 비용 내역의 일부라고 한다. 나는 이것이 제발 어느 공상소설가가 먼 훗날의 희망사항을 메모해 놓은 ‘꿈의 노트’일 뿐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하루 속히 그 몽상이 풍요의 결실을 골고루 누리는 전 국민의 흔쾌한 공감 속에서 실현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부잣집 망나니들의 친목회비 명세서라고 해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너무 뻔한 상식이지만 다시금 강조해 보자. 국가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그 세금이 마땅한 곳에 마땅히 씌어졌을 때는 바람직한 국가경제 행위이다. 그러나 고의든, 실수이든 간에 한 푼이라도 ‘필수불가결의 범주’를 벗어난 낭비일 때는 분명 혈세가 된다. 세금이 혈세가 되는 경우는 곧 국가와 해당기관 당사자가 국민을 배반하는 것이며, 그 부패와 독단을 드러내는 물증이라는 책망을 면키 어려운 사회악이자 범죄이다. 더구나 아직도 단벌 여름 옷 차림의 노숙자들이 아스팔트 맨 바닥 위에서 한겨울을 맞고, 생계형 자살이 끊이지 않는가 하면,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도처의 (경제 주체에서 주변인으로 전락한) ‘개점휴업 상인’들이 사회안전망 주변을 배회하는 마당에, 애지중지 생산한 벼를 제 손으로 불태우는 농민들의 오로지 생존을 위한 절박한 울부짖음이 귀청을 찢는 참담한 현실을 지켜보면서 어찌 무슨 파렴치로 저 가혹한 눈물과 땀을 단 한 방울인들 소홀히 할 수 있을 것인가.
가뜩이나 세계가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는 추세 속에서, 무슨 위원회니, 웬 사회단체니 하며 즐비하게 팔을 벌리고 앉아서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예산 낭비를 한다는 볼멘소리가 차츰 볼륨을 높여 가는 현실이다. 따라서 과거 독재정권에 빌붙어 갖은 비리와 만행을 되풀이하던 관변 어용 단체들의 한심한 작태와 횡포를 꾸짖던 입들이, 자칫 잘못하면 고스란히 그 분노와 욕을 되돌려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이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돋보일 사회지도층(주도층)임을 잊어선 안 된다. ‘실천적 지성’이 갖추어지지 않은 병든 엘리트에게 그 막중한 ‘영예이자 멍에’를 씌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화는 또 다양한 문화를 낳는다. 전통적 관람문화가 ‘기립박수 문화’를 낳은 것과는 달리, 수시로 급조되는 관광문화는 ‘묻지마 관광’이나 ‘달리는 노래방 문화’를 낳기도 한다. 그러기에 문화예술을 주도하고 보살펴야 할 문화예술 관련자의 걸음 하나하나가 문화 예술 전반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심각할 수밖에 없다.
아무쪼록 해당 단체는, 그 소문은 한 몰지각한 신입직원이 상상해 본, 말 그대로 낙서일 뿐이며 사회적 요구와 기대가 남다른 문화예술단체에서 감히 그런 반사회적 망발이 있을 수 없다는 해명이 있어야 하리라고 믿는다. 한편 문화예술 관련사업은 행여 ‘그들만의 잔치’이거나 일과성 이벤트에 그치는 요식적 행사 위주가 아니라, 일선에서 악조건을 무릅쓰고 문화예술의 창달에 전력투구하는 음지의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고, 창의적이고 건강한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해 효율적으로 투자하는 것임을 늘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소리 기사, 김규성시인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