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립극장장 인선은 정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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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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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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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5.12.20
신임 국립극장장 인선은 정확해야 한다.
문화관광부 장관은 신임 국립극장장 인선에 엄정할 것을 요청한다.
김상수 - 극작가, 연출가, 미술가
www.kimsangsoo.com
예술 창작작업을 하는 한 사람으로, 특정 예술단체장 인선에 시시비비를 따지는 글을 공개적으로 발표한다는 건 그렇게 젊잖지 못한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술과 사회의 상관성, 또는 예술과 예술사회 환경, 예술작업과 예술 공공기구, 공연예술의 산실인 국립극장 예술기관의 사회적 토대를 염두에 둔다면, 더욱이나 국가의 기간(基幹)예술기구인 국립극장장의 인선에 따르는 작금의 잡음에 대해서는, 공연 예술계에 작업하는 한 사람으로 정확하고 분명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발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4일 문화관련 시민단체인 문화연대에서는 “신선희 서울예술단장이 신임 국립극장장으로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국립극장장 인선에 있어 정치적 개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논평을 냈다. 문화연대는 그 논평에서 “현재 문화관광부는 신임 극장장 발표를 예정보다 미루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신선희 서울예술단장이 신임 극장장으로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선희 서울예술단장의 경우, 그간의 평가를 살펴보자면 국립극장장의 개혁인사로는 적합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신단장은 1998년부터 서울예술단을 이끌어왔고 2001년부터 예술단장을 3차례 연임했으나 연임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이 터져 나왔다. 또한 서울예술단 홈페이지를 통해 신단장에 대한 내부반발이 심각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년간 방송발전기금 190억원을 포함, 연간 공공기금 44억원을 쓰면서도 예술적 성취 및 경영면에서 부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리고 2004년도 국정감사기간에는 신단장 취임 이후에 서울예술단의 관객 수가 줄고 있다는 운영 전문성의 문제 또한 심각하게 제기된 바 있다” 고 발표했다.
문화연대의 논평을 비롯, 지금 문화 공연예술계에서는 신임 국립극장장 인선을 앞두고 신선희 서울예술단장이 신임 국립극장장으로 인선되면 절대 안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문화연대가 발표한 위 논평을 보자면 “국립극장장 인선에 있어 정치적 개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이 문장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신선희”와 “정치적 개입에 대한 우려” 라는 어절에서 그 연결이 모호하게 읽히며, 심지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문화연대의 논평이 논평이란 이름에 걸맞게 보다 정확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려면, 그 구절이나 문장은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었던 국회의원 신기남은 신임 국립극장장 임명을 앞두고 그의 누이인 서울예술단장 신선희를 신임 국립극장장으로 인선시키기 위한 그 어떠한 직, 간접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끼쳐서는 절대 안 되며 또한 문화관광부 장관은 국립극장장 인선에 있어서 장관으로의 엄정한 입장을 지킬 것을 주문한다” 라고 해야 내용적 문맥이 맞다.
필자는 문화연대의 논평에서 얘기하는 신선희가 신임 국립극장장으로 인선될 수 없는 구구한 얘기는 차치하고, 바로 질러서 얘기하자면, 신임 국립극장장으로 전 서울예술단장 신선희는 바로 ‘정치적 이유’로 인선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이는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신기남 의원의 부친이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헌병이었다는 명백한 사실 앞에서 구구한 변명과 말바꾸기로 의장직 사퇴 문제를 "연좌제로 몰고 간다”, 운운하며 정치인으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말의 신뢰'를 스스로 배반하면서, 말의 '사실적 힘'을 그 누구보다도 체감해야만 하는 정치인으로의 양식마저 저버리면서 ”연좌제“로 호도한 경력에 비추어도 이치에 맞지 않는데, 하물며 이는 10년전 신기남이 국회의원이 막 되고 국회 문화관광위원으로 있던 이후에 바로 그의 누이 신선희가 문화관광부 산하 예술기구인 서울예술단장으로 임명되어 긴 세월 해당직에 앉아 있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에는, 바로 문화관광부 예산심의를 맡고 있는 국회의원 남동생과의 그 새로운 “연좌제” 때문이었다, 라는 사실은 공연 예술계 중론(衆論)이지 않은가.
아버지가 독립군 주리를 틀고 고문했던 헌병군 오장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자녀들이 부당한 “연좌제”로 피해를 입어서도 안 되지만, 문화관광부 업무 전반과 예산을 국회에서 상관했던 국회 문광위원이었던 국회의원 남동생을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이전까지는 공연예술기구 경영에 대한 아무런 객관적인 경력도 없던 이가 갑자기 국공립예술단체의 장인 서울예술단장을 맡을 수 있고 또 신임 국립극장장까지도 맡을 수 있다는 착각은 새로운 “연좌제”의 폐단이 아닌가.
거두절미, 사립민간예술단체의 장이 아닌, 국가 기간예술기구인 신임 국립극장장은 문화 공연예술계 그 누가 봐도 납득이 될 수 있는 인물로 인선되어야 마땅하다. 문화연대의 논평을 보더라도 서울예술단장으로 신선희의 역할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 더하여 무대미술을 하면서 서울예술단의 의상, 연출, 대본 등 전 예술영역을 전휭하다시피한 신선희의 족적은 이름을 얻고 알리기 위해 공명심에 우쭐거리면서 개인 일신의 영예만을 앞세운 것이 아닌가 하는 일군의 비난이 있으며, 이런 일련의 서울예술단장의 태도에는 국공립 예술공연단체장의 기본 덕목인 헌신하는 태도와는 너무 거리가 먼 것이었다.
현 국립극장장 김명곤이 작은 성과들과 수치의 증대에 주력하면서 이를 마치 자신의 대단한 성과인양 툭하면 인쇄물로 만들어 언론기관과 문화관광부 등에 보도자료와 기타자료로 돌리는 등, 지난 6년간 국립극장의 지속적인 운영개혁을 통해 국립극장으로서의 공공성과 전문성이 과연 확보됐는가에도 그 실제적이고 내용적인 의문은 여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신임 국립극장장의 역할은, 공연예술을 여하히 국민 대중 속에 자리 잡게 할 수 있는가의 막중한 책임을 의식한다면, 유사 예술단체장으로 자리를 계속 옮겨 다니면서 독식할 수 있다는 예술적 허위의식이나 속된 예술적 욕망의 지속은 이제 신임 국립극장장의 역할과 입장에서는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제 신임 국립극장장은 단기적 성과나 이익보다는 장기적 성과를 추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문화 장르간 융합되고 혼합되는 감각을 발견하고 실현을 꾀할 수 있는 자야만 한다. 전통문화의 중요성과 정보기술 문화활용 능력이 필수로 이해하는 사람이면서 또한 문화의 세계성과 문화통합, 문화 다원화에 대한 이해력을 지닌 사람이어야 하며, 문화예술과 산업의 이분법을 극복하고 문화 산업력에 대한 실천력과 기획력을 겸비하면서, 청렴성과 창작정신으로 일반대중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실현시킬 수 있는 인재여야 한다.
이는 현 시대의 국립극장의 기능과 역할의 동태적인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인물임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임 극장장은, 이제 무엇보다도 예술가와 국민대중과의 관계에 심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새삼 더 더욱 알아차려야만 한다. 공연예술을 문화의 총체적인 시야에서 읽을 수 있는 사람이란, 문화는 특히 공연예술은, 이제 심각한 예술작품의 토론이 아니라, 사회현실을 직시하며 인문적인 표현과 제도로 극장문화를 다시 새롭게 세울 수 있는 의식이, 행동이, 사고가 젊어야만 하는 것이다.
젊고 활기찬 리더쉽과 때때로 정치적 결단과 진퇴가 분명하면서 예술적 허위의식을 경계하고 예술의 사회적 예술적 사실성과 정합성을 추구하며 속된 소비주의적 관점이나 반대로 전통을 앞세운 편견을 구분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이여야만 한다. 그래서 대중들로 하여금 공연예술이 현대와 사회를 탐구하고 발견하며 삶의 문화를 넓히는 역할로 인식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국립극장 대내적으로는, 극장 운영의 책임과 태도를 분명히 하면서 문제해결 능력이 있고, 자발적인 행정책임을 지며 국민들이 스스로 가치를 인정하는 ‘결과 지향적 행정 능력’을 담보해야만 한다.
국공립예술기구의 생산성 개념을 향상시키고, 극장경영의 '질' 문제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며, 예술행정 과정의 지속적인 개선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신임 극장장은 결과의 측정과 분석력을 통해서 극장 내외의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구축할 수 있는 기동성, 극장 운영의 개방화와 공연예술의 독창성 및 차별화, 프로그램개발이나 인력개발에서 소극적 정책으로부터 적극적인 경쟁력 강화 예술정책으로 경영 전환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국립극장의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한다.
지금 신임 국립극장장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정말로 자신이 그 역할을 엄중하게 처리 처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자문해야 할 때이며, “특정 예술단체나 특정 정치인이 준동하여 특정인을 신임 국립극장장으로 민다” 는 식의 얘기가 시중에 회자되는 작금의 세태는 너무나 시대착오적이고 전근대적이며 반민주적이다.
특히 서울예술단장 신선희는 국립예술기구의 장이란 자리가 납득할 수 없는 새로운 “연좌제”로 계속 연명하기에는 시대가 이제 완전히 바뀌었다는 인식부터 스스로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똑바르게 직시할 것을 강고히 권고한다.
2005년 1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