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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 호프만의 이야기

  • 조회수 5,161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6.01.09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국립오페라단 - 호프만의 이야기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국립오페라단 - 호프만의 이야기 >

가장 대표적인 청각예술인 음악을 모태로 한 오페라를 영상의 시대가 도래한 21세기의 현시대 시각예술로 변환시키는 작업은 '연극연출'가 해야 될 일인지, '무용안무가'가 해야 되는 일인지?

작품을 보면서(시각공연 예술인 무용을 평론하고 있는 평자는 아무리 오페라를 보더라도 시각적인 요소를 중시하게 된다), '안무'가 해야 될 일을 - 정확하게 말하면 '연출'이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 ‘연출’이 하고 있는 것 같았던 국립오페라단의 < 호프만의 이야기 > 공연을 지난 11월 26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보았다.

막이 오르자 출연자들이 마치 마스게임 하는 것처럼 무대 위에 떼거리로 흩어져 있는 모습을 유치하게 보이며(이런 시각적 지저분함을 느끼고, 느끼지 못하고 하는 차이가 ‘무용안무가’와 ‘연극연출가’의 차이점이 될 것이다), 평범한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다. 계속해서 밋밋한 진행 끝에 2막으로 넘어간다.

2막의 초반도 또 출연자들이 떼거리로 무대 후방에서 두 팔을 흔들며 내려오는데, 미학적인 느낌 혹은 아름다움은 찾을 수 없다. 적당히 엉켜서 팔과 몸을 꿈틀거리는데, 디스코텍 분위기가 된다. 3막의 초반에서도 우주복 같은 것을 입은 2명이 마임같이 하고 지나가는데 유치한 느낌이다.

6명이 우주복 같은 것을 입고 뒤뚱거리는 모습도 촌스럽기만 하다(이 장면에서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에서 난장이들의 무용이 섬세하고 지성적으로 ‘안무’되어서 전체 오페라의 ‘품격’을 높이던 광경이 떠오른다). 올랭피아의 성악 연주가 경쾌하기만 하다.

“시인 호프만이 겪는 세 가지 사랑과 실패담의 원작을 2205년 우주정거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바꾸었다”는 이번 공연은, 시각적으로만 볼 때는, 답답하고 평범하게 진행되었다. 우선 창의적인 시각적 시도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이겠지만, 작품 전체적으로 밋밋하고 싱거운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의 ‘연출가’는, “이 오페라를 게임이나 만화처럼 연출하고, ‘뮤지컬’보다 재미있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페라의 ‘연출’이 오페라의 ‘시각화’라는 요소도 책임진다고 한다면, 그 시도는 거칠기만 했다.

가장 이지적이고 지성적인 순수예술의 표현 중 하나가 되는 ‘오페라’의 시각화가 계속 이렇게 ‘거칠기만 한 연극연출’만 개입된다면, 오페라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고 떨어지게 만들게 될 수도 있다. 오페라가 지성적 시각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연출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실력 있는 ‘안무가’가 절실한 것이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