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도질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민의 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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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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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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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8.12.11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난도질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민의 혈세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난도질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민의 혈세 >
근래 신문보도에 따르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쪽에서 또 이상하고 지저분한 소리가 들리고 있다. 2007년 5월 24일자 동아일보 17면을 보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의 한명희 위원은 17일 예술위 주최로 추진중인 ‘원월드 뮤직페스티벌’의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위원이 위원장을 상대로 낸 이례적인 소송 이었다.”라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한명희 위원은 지난해 예술위가 주최한 ‘나라음악 큰잔치’ 추진위원장이었다. 지난해 ‘큰잔치’의 총 28억여 원에 이르는 예산 중 9억원은 몽골, 중국, 베트남 등 해외 공연에 쓰였다. 국악계에서는 ‘수십억 원을 쓰고도 정작 국내 국악인들과 관객은 체감할 수 없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올해 초 한위원은 추진위원장에서 물러났다. ‘예산을 심의하고 감시해야 할 문화예술위원이 개별 사업 추진위원장을 맡는 것은 불가하다’는 예술위의 의결에 따른 것이다.” 라는 기사가 이어진다.
평소 때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것의 무능과 무책임함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는 평자가 볼 때는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비록, 위에서 거래(?)되는 돈의 액수들이 한해 수백만의 돈도 벌지 못해 기아선상을 헤매고 있는 대부분의 순수문화 예술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천문학적인 액수가 되지만,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 해 1000억 원 이상의 국민의 혈세를 문예진흥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난도질 하고 있다. 다시 위의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문화예술계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예진흥기금 명목으로 집행하는) 복권기금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도 나온다. 예산을 제대로 감시도 못하고, 절차적 미숙으로 국제망신을 사게 될 예술위도 개탄스럽다.”라는 내용으로 마무리 된다.
평자가 지난 수 년 동안 여러 곳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이야기 해오지만, 현재 우리나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진흥기금은 순수 문화예술인들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사이비 봉이 김선달이나, 문예진흥기금 브로커들이나, ‘기획’꾼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가 위원도 되고, 심사위원도 되고, 추진위원도 되고, 추진위원장도 되고, 평가위원도 되고, ‘기획’도 하고, ‘평론’도 하고, ‘기사’도 쓰고, 스스로가 ‘수혜자’가 되기도 하고, 자신의 가족을 수혜자로 하기도 하는, 있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1년에 1000억원을 난도질 하는 방법은 별 것 아니다. 닥치는 대로 먹고 소화만 시키면 되는 것이다(하지만 언젠가는 소화불량을 일으켜 큰 문제를 야기할 것 것이며, 그 ‘빙산의 일각’이 이번에 노출된 것이다).
이들의 제법 크게 먹는 전형적인 수법은 무슨 ‘판’을 벌리는 것이다. 제목은 ‘페스티벌’, ‘잔치’, ‘축제’, ‘기획’ 등을 갖다 붙인다. 그리고 ‘국제’라는 이름을 붙여야 더 크게 해먹을 수 있다. 그 다음 ‘다문화’, ‘장르크로스’, ‘실험’ 등의 이름을 갖다 붙여, 결과에 대한 예술적, 법률적 책임을 지지 않는 장치까지 마련하는 가상한(?) 노력도 한다.
피 말리는 심정으로 예술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평자의 입장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이비들의 사이비 행위들을 만날 때, 절망감을 느낀다. 그 문제점은 엄청나다. 우선 첫 번째로는 국민의 피 같은 혈세가 사이비 브로커나 사이비 기획자나 사이비 예술가들에 의해 난도질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진짜 지원금이 필요한 순수 예술가들은 단 1원도 지원을 받지 못해 예술지원의 혜택에서는 영원히 격리되고, 그 박탈감과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운 사이비들이 이루는 무책임하고 무 개념한 ‘잔치’나 ‘축제’, ‘페스티벌’ 등이 예술현장의 개념을 흐리고 도떼기시장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사이비 축제 기획 ‘꾼’들은 수백억 원 지원금 따먹기를 위해 ‘행사를 위한 행사’를 반복하고 있다. 무용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달(2007년 5월)에도 평자는 ‘무용’ 등을 빙자한 ‘국제’, ‘축제’, ‘페스티벌’ 등의 이름을 붙인 정말 무 개념하고 무책임한, 국민의 혈세를 난도질하는 ‘행사’들을 보았다.
지난 5월 4일부터 30일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에서 후원하여 ‘서울 곳곳에서 게릴라처럼 진행 된다.’ 고한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 이라는 공연을 직접 본 평자는 절망감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새로운 예술을 이루어 내기 위한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적 시도는 실종된 채, 객석의 관객들만 혼란시키는 싸구려 해프닝을 남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본 제롬벨의 공연에서 ‘새로운 형태의 안무를 선보인다.’ 고한 제롬벨은 아무런 ‘안무’를 보이지 못했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본 안은미도 ‘무용’을 한다고 해놓고, 노래가사에 따라 몸을 흐느적거리면서, 2년 전 제롬벨이 하고 간 ‘행위’를 모방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국제’, ‘페스티벌’, ‘다원예술’ 등등의 이름을 붙이고, 국민의 혈세를 맛있게 빨아먹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5월말에 있었던 ‘평론’도 하고, ‘기획’도 하고, ‘정책’도 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심사위원’도 하고, 스스로가 본인 혹은 부인의 이름으로 문예진흥기금의 ‘수혜자’가 되기도 하는 사람이, 스스로가 문예진흥기금의 수혜자가 되어 ‘예술감독’이라고 하며(그리고 이 사람은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무용위원이라는 사람을 문화관광부에 추천한 사람으로 되어있다) 진행하고 있던 ‘서울국제즉흥춤축제’라는 것도 행사의 ‘개념’자체가 없이 한심스러운 모습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잔머리 ‘기획’으로 국민의 혈세가 난도질되는 것은 이제 국가적인 차원에서 방지되어야한다.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 흡혈귀들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근방에서 축출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공생해온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근본적인 수술을 해야 된다.
중앙일보 2007년 5월 31일자(‘예산만 먹는 지역축제 없앤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경쟁력 없는 지역축제가 퇴출당하고 있다. 한때 지역 축제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 전국이 ‘축제공화국’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역축제가 특색 없는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데다 예산 낭비라는 주민들의 반발만 커지자 지자체들이 올 들어 지역 축제를 통폐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대표적인 예를 2개정도 들고 있다. 첫째는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천의 ‘강정은어축제’의 예가 되는데, “...정작 축제에 은어는 구경도 할 수 없었다. 관광객은 발길을 돌렸고 100여명의 상인만 몰려 주변은 시장판으로 변했다.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그러자 주민들이 ‘축제 때문에 동네 이미지만 나빠진다.’며 반발했다. 그래서 지난해는 일단 축제를 열지 않았다. 서귀포시는 올해 정식 심의를 거쳐 은어축제 지원예산을 삭감해 축제를 없앴다.” 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두 번째 예에 대한 기사는 “포항 해변에서는 매년 6월에서 12월 사이에 해병문화축제, 해변축제, 과메기 축제 등이 열린다. 그런데 프로그램 내용은 비슷하다. 무대와 조명 장치를 설치하고 장기자랑 노래자랑을 연다. 무대 옆에는 해산물 중심으로 술판이 벌어진다. 축제별 예산은 5000만원인데 이중 3000만원은 무대와 조명 시설 설치에 들어간다. 관광객은 없고 축제는 먹고 마시는 술판으로 변한다. 포항시는 올해 이런 축제를 하나로 통합하거나 폐지하기로 했다.” 라는 기사다.
한마디로 지방자치단체 까지도 ‘축제’ 혹은 ‘페스티벌’의 무 개념과 무의미와 무생산성을 알고 폐지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가장 최첨단 정책을 이루어야 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는 예술발전과는 전혀 동떨어지게 보이는 ‘축제’의 열기가 아직도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 이유가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창달하고 싶은 것인지, 혹은 국민의 혈세라는 지원금의 단맛에 젖어서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에서만 해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축제’ 혹은 ‘페스티벌’은 많기만 하다. 영어로 된 이름이 찬란하기만 한 ‘원 월드 뮤직페스티벌’, ‘나라 음악 큰잔치’,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등등이 된다.
앞으로 순수문화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밝혀나가야 하겠지만, 이들 ‘축제’ 혹은 ‘잔치’ 들은 아무리 보아도 사이비 봉이 김선달들이 국민의 혈세를 난도질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다시 동아일보 2007년 5월 22일자 ‘농가보조금 수십억 원대 엉터리 지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인용해 본다.
“농림부와 전국의 지방자치 단체가 ‘쌀 소득보전 직불제’등 각종 농가 보조금의 집행과 관련해 최근 감사원의 집중감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농림부와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직불금 제도를 악용하여 불법으로 보조금을 타내는 사례가 많다는 제보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이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라는 기사다.
그러면서 이 기사는, “농사를 짓지 않는 땅을 경작지로 속여 보조금을 타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임차 농민에게 농사를 맡긴 부재지주가 보조금을 잘못 지급된 보조금을 회수하고 관련 지자체 공무원을 문책할 계획이다.”라고 한다.
이번 농림부 사건은 ‘수십억 원’의 경우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해 천 억 원 이상의 국민의 혈세를 거래(?)하는 곳이다. 근래 일련의 사태에서 빙산의 일각처럼 나타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제는 철저한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잘못된 수혜자가 있다든지, 그 집행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든지, 혹은 관련 직원의 직무유기나 비리가 있었다든지 하는 경우는, 국가 기강을 바로 잡는다는 차원에서 철저하게 감사되어야 하고 일벌백계되어, 올바른 국가예산의 집행으로 올바른 문화예술 현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 주 : 이 글은 2007년 7월 4일에 썼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