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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제점

  • 조회수 1,310
  • 작성자 송*건
  • 등록일 2008.04.14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2008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제점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2008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제점 >

이제 마감을 내린 노무현 정부는 ‘위원회 공화국’ 이었다. 김대중 정부 말 364개이던 위원회가 2007년 6월에는 52개가 더 늘어나 416개까지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문화 예술계의 일부 사이비꾼들만을 살찌우는 돈줄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것이 여기에 포함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민간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위원 11명이 합의를 통해 정책을 이끌어낸다는 취지’로 지난 2005년 9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정권이 선호하는 작명이 된 것 같은데, 다른 ‘위원회’와는 그 출생과정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또 새롭게 정권이 바뀐 이 시점에서 이 ‘이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고 있기 딱하다는 것이다. 이 ‘위원회’는 그동안 수많은 문제를 야기해오며, 순수 문화예술인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하고, 분노에 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우선 이 위원회는 2005년과 2006년 연이어서 ‘정부산하 연기금운용기관 경영평가’에서, 15~16개 기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007년 5월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산 운용을 높고 심각한 내부 갈등을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는 위원 중 한 명이 위원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연행사 추진 중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이 사퇴하기도하고, 또 새로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잡음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동아일보 2007년 8월 31일자에 따르면, “문화예술위 노조는 28일 ‘문화예술위원회 새 위원장의 자격과 요건’ 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현재 1기 위원들은 김병익 전 위원장의 중도 하차를 가져온 내분 사태와 합의 구조 붕괴에 대한 연대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면서, (이미 위원장에 내정되어 있다는) 김정헌 위원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사를 밝혔다.”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에서 반대한다는 이 인물은 2007년 9월 7일에 제 2대 위원장이 된다. 그리고 조선일보 2007년 7월 10일자를 보면, “문화관광부는 그동안 문화예술위가 직접 관리해 오던 문예진흥기금을 ‘완전 민간기금’으로 성격을 바꾸는 대신, 복권기금(약 460억원)등을 문화관광부에서 맡는 쪽으로 법개정을 추진 중이다.”라는 기사가 있다.
그러면서 각 신문은 이런 ‘더러운 돈 넣고 돈 먹기 판’과 전혀 관계없는, 전국의 수많은 순수 문화예술인까지 욕 먹이는 말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2007년 7월 13일자 A3면의 ‘수준 드러낸 문화예술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걸핏하면 전문적 식견을 지닌 문화예술인들이 해야 한다고 나서지만 막상 공적인 일을 맡기면 체계도 없고 효율도 없는 문화계의 수준이 또 한번 드러난 셈이다.”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날 중앙일보는 30면의 ‘관치 자초하는 문화예술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관치에서 벗어나려고 출범하는 기구가 도리어 관치를 불러들이는 꼴이다. 우리 문화예술계의 역량이 겨우 이정도인가.”라고 썼다.

도대체 순수하게 일평생을 자신의 예술에 몰두하고 있는 대부분의 문화예술인을, 아무 이유 없이 욕 먹이고 불쾌하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데서, 현장에서 수행하고 있다는 일의 내용이 이런 와중에서도 하나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계속해서 사이비꾼들의 잔치판만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동아일보 2007년 7월 11일자 사설을 보면, “예술위의 한 관계자는 위원 한 사람이 심사위원, 기획자, 수혜자 역할을 동시에 하며 지원금 타내기에 급급했다고 털어놓았다.”라고 하고 있다.

사실은 이것은 범죄에 속한다. 국민의 혈세인 국가지원금을 자기 스스로 심사해서, 자기 스스로 가져가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것이 되고, 도둑에게 집을 봐달라고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신문사에 ‘제보’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관계자는, 아마 그동안의 난맥상이 자기들의 책임이 아니고 위원들의 책임이라고 떠넘기고 싶어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추악한 사실이 얼마나 가증스러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된다. 그런데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업무계획’을 보면 이들은 스스로 이런 자들 위주로 모든 판을 다시 벌이는 계획을 하고 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상황의 순수 예술가들과는 담을 쌓고, 스스로 기획도 하고, 심사위원도 하고, 사이비평론도 하고, 사이비기사도 쓰고, 스스로 수혜자가 되기도 하는(혹은 부부가 역할분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문화예술계의 바퀴벌레들과만 계속해서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지원금은 이제 한 해 1000억원이 넘어간다. 그런데 거의 날마다 공연의 현장을 지켜보는 평자는 이런 지원금을 받은 공연 중 예술성 높은 작품을 볼 경우가 거의 없다. 도대체 이 엄청난 돈이 어디로 쏟아져 날아가 버리는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데서는 이런 잘못된 공연이나 결과물에 대해 사후조치라는 것이 없다. 계속해서 해먹는 꾼들만 하이에나 떼들처럼 몰려다니며 함께 해먹고 있다. 물론 이런 최악의 상태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아무도 고치려하는 의지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기껏 하는 것이 남의 일처럼 노조에서 성명서나 내고 있다. 다시 동아일보 2007년 7월 11일자 기사를 보면 “문화예술위 노조는 최근 성명에서 ‘위원회가 출범 2년이 지나도록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장르 이기주의에 매몰돼 지엽적 사안에 매달리고 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형태를 벌여온 1기 위원회는 전원 사퇴하라’고 주장했다”고 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런 난맥상을 보이며 순수예술인들을 힘들고 욕되게 만드는 것에서, 자신들의 책임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처럼 보인다. 위원들이 만든 추악하고 조잡한 일도 큰 문제지만, 사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실무적으로 예술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현장의 실무자들에게 있다.

지난 약 10여 년간 지켜와 온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혹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제 정말 더 이상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 아무런 진취적 기상이나 비전을 가지지 못하고 사이비꾼들과만 놀아나고 있는 위원회는 공중분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쇄신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인력으로 다시 구성되어야 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