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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홀한 숲 _ 장한 개인전
    황홀한 숲 _ 장한 개인전
    분야
    예술일반
    문의
    070-7570-3760
    기간
    2016.11.11~2016.12.10
    시간
    화 ~ 토 11:00 - 18:30 (일,월 휴관)
    관람료
    무료
    조회수
    3754
    장소
    그리고 갤러리
    등록일
    2016.11.11
    URL
    www.grigogallery.com
황홀한 숲 _ 장한 개인전 이미지
전시기간 : 2016.11.11 ~ 2016.12.10

전시장소 : 그리고 갤러리

관람료 :  무료

문의 : 070-7570-3760 



“깨어났을 때, 그 공룡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 아우그스토 몬테로소



장한은 검정색 배경위에 무채색으로 풍경을 그린다.

장한은 일반적으로 실제로 보거나 경험한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풍경화와는 달리 다양한 경로로 수집된 기존의 풍경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상성을 제거하여 기호화된 관념적인 풍경을 제시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적막하고 고요한 명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장한이 <황홀한 숲>전을 통해 100호 연작으로 선보이는 ‘검은 숲’ 시리즈와 절벽, 폭포, 산등을 그린 무채색 풍경화들은 동서양, 고전과 현대의 시공간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시도로 채워져 있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현실과 분리된 풍경에서 오는 단절감과 무관심성, 심적 거리를 두는 관조 방식을 통해서 거대한 적막감만을 남기는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공한다.



장한은 어느 눈 내리는 날의 풍경을 바라본 경험이 이번 작업방식의 시작이 되었음을 이야기한다.

눈 내리는 날 바라 보았던 어떤 순간의 풍경이 그의 영혼을 뒤흔들고 마음을 채워야 마땅한 것들이 마음 속에 무한한 공허를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이번 연작을 준비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보기 위해서 대상을 제거하고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 대상과 색을 절제하면서 비워나가기 시작했다. 어떤 비물질적인 물질을 통해 가장 깊은 곳의 심오한 존재를 건드리는 방식으로서 그는 검은 배경을 선택하였고 그 이유에 대해서 장한은 작가노트에 이렇게 적고 있다.



“나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색을 과감히 버렸다. 그리하여 감성을 자극하는 일체의 색들로부터 벗어나 차가운 무관심으로 오직 명도와 조형만을 그 자리에 남겨둠으로써 내 그림에서는 색이 주는 감정의 스펙트럼 역시 줄어들게 하였다.

왜냐하면 나는 내 그림이 다양한 색에서 비롯된 감정을 자극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거대한 고요함 혹은 적막함을 원한다. 이렇게 그려진 무채색의 풍경화는 색이 없음으로 인해 더욱 현실에서 단절된 새로운 풍경으로 보여 지게 된다. 그리고 내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보여 지는 검정 배경은 내가 원하는 거대한 고요함과 적막감, 그리고 단절된 느낌과 연결된다. 나에게 이 검은 색의 배경은 우주공간처럼 그 공간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숨겨진 무한한 공간이다. 마치 ‘0(zero)’의 상태와 같다고 할 수 있는, 가득 채워 질 수도 텅 비어 있을 수도 있는 그런 어두운 공간으로써 때에 따라서는 배경에 드리워진 어둠이 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 2016년 장한 작가 노트 중에서



장한이 선택한 검은색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내면으로 침잠 되어진 무채색의 풍경들은 그 후, 작품에서 그의 손에서는 감지되지 않는 추상적인 느낌만이 남게 되었다. 고요하고 불화하는 것들, 다가와 사라지는 것들, 그렇게 끊임없이 자신의 인식의 영역 안에서 경계를 확장하며 어둠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의 심미적인 선택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 거의 아무 것도 아닌 것, 이것이 어떤 순간에 이르러서는 전체가 되어 버린 것을 구현하고 있다.

장한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데 실패함으로써, 텅 빈 공허를 통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함으로써, 그 것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시작하고 무언가를 찾게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아무쪼록 이번 전시를 통해서 무채색의 풍경 뒤에 오는 거대한 고요함과 적막감, 혹은 어떤 소리, 그리고 우주 공간 같은 깊은 어둠, 무, 그 속을 여러분도 천천히 걷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