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반딧불이>는 정의신 표 연극이라 불릴 정도로 희곡 전반에 걸친 공통적인 정서가 흐른다. 등장인물들은 소시민들, 고향을 잃고 떠도는 이들, 부모가 없는 이들, 외톨이들, 패배자들, 그런 변두리 인생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연고지도 같지 않고 친분도 없는 그들이 처음에는 서로 대화도 하지 않고, 서로에게 하는 작은 행동과 말이 눈에 가시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비로소 그들에게 새로운 가족이 탄생한 것이다. ‘식구’-(함께 밥을 먹는 사이)가 없어 늘 외로웠던 변두리 인생들이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주는 과정을 통해 사람만이 희망이며, 위로라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