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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SF 데일리 리포트-장인과 사위,가족음악회

  • 조회수 2,423
  • 작성자 신*영
  • 등록일 2010.05.11
2010 SSF 데일리 리포트
2010년 5월 8일 오후4시 세종체임버홀 "장인과 사위(All in the Family)"

5月의 푸르른 날,어버이날이라 딸이 실내악 음악회를 가자고 했다.
오랜만의 음악회. 설렘을 안고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다.
강동석, 조영창씨의 열정적인 무대가 너무 좋았다. 감미롭기보다는 모든 연주자들의 열정이 좋았다.
이런 무대를 많이 접하면 나의 음악적 세계가 더 넓어질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딸과의 데이트를 할 수 있게 한 서울스프링페스티벌에 감사를 드린다.

- 김소희 -

2010년 5월 8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가족음악회(Family Concert)"

어제 5월8일 토요일 오후 햇볕이 정말 너무 아름답게 예술의 전당 정원에 내려 쪼인다. 이번 주간에 어린이 날도 있고 어제는 또 어버이 날이라 나는 오늘 우리 가족에게 가족음악회에 가자고 제안하였고 모두 기쁘게 응하였다. 할아버지하고 세대 차를 느낀다고 가끔 불평하던 중학 2년생 손녀가 선뜻 응해 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 나는 시내에서 약속을 끝내고 5시경에 “예당”에 들어왔다. 집이 남양주이기에 식구들이 거기서 예당까지 오는데 2 시간은 족히 걸리기에 나는 예당 정원의 황금빛 햇볕과 즐겁게 떠드는 소리를 피하여 옥내의 아이스 까페 구석에 자라잡고 Waffle 한 조각에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5월의 영광을 호흡하고 그 향기 속에 잠기었다. .

바깥 마당에는 어린이들이 어른과 같이 온 일행이 많아서 음악회의 서곡 기분은 괜찮았다. 하지만 명칭이 실내악 축제인데 넓은 음악당에서 연주가 되니 그 연주효과가 어떨지 궁금하고 의심이 갔다. 실내악이란 원래 아담한 쌀롱 공간 안에서 20 여명 되는 친구들이 조용히 담소하며 intimacy 를 즐기는 것이 그 속성이 아니었던가! 콘서트 홀 로비에서는 스프링페스티벌 사무국 요원들이 바쁘게 돌아간다. 모두들 사회 초년병 같은 젊은 여자요원들이지만 각자 맡은 일로 바쁜 와중에도 몰려오는 관객들의 갖가지 요구 요망을 응대하면서도 예절, 몸짓, 말씨 그리고 미소, 그 어느 것 하나도 흐트림없이 프로 다운 능률과 정확도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고 사뭇 놀래었다. 이들이 프로 정신으로 일 처리하는 역량이 SSF가 성공하는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행히 식구들이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여 콘서트 홀에 들어가 보니 벌서 1, 2 층이 거의 만석이었다. 학생들이 많아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장일범 님의 진행사회는 슈베르트로 분장하고, 아니 슈베르트로 환생하여, 오늘의 연주자와 3 세기 시간을 초월하여 현재 진행형으로 대사를 나누는 것이 극적 요소가 만점이었다. 약간 희극적이었으면서도 충분히 교육적이고, 알려주는 내용도 흥미 있고 informative 하게 구성하였다. 이날 연주곡목들의 작곡가 슈베르트, 슈만의 가족 이야기, 연애하던 이야기, 작곡한 배경과 동기 이야기가 자못 흥미를 돋웠다. 이 대사를 어느 분이 썼는지 경의를 표한다. 대응 하던 연주자들은 대사과정도 약간 서툴러 어색한 점이 있는 게 오히려 이것이 진솔하고 싱싱하게 보였다.





첫 곡은 연주자는 두 어린 천사들이었다. 피아노 한대에 4 손이 건반 위에서 군대행진곡으로 천사의 춤을 추었다. 둘이서 박수갈채를 받으며 무대에서 퇴장할 때에도 싱크로나이징 된 걸음걸이로 나가는 것이 너무나 귀여웠다. 그들의 환영사(?)도 귀여움에 넘쳤다. 두 어린이들의 피아노 연탄에 이어 우리들에겐 영원한 동요 들장미와 송어는 박흥우 교수의 차분한 바리톤의 독일어 발음이 참 듣기 좋았다. 나에겐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신수정 교수의 피아노 반주로 듣는 박흥우 교수의 바리톤 독창이었다. 신수정 교수야 내겐 귀에 익숙하지만 오랜만에 듣는 우리나라 바리톤으로 독일의 리드를 듣는 경우가 흔하지 않았다. 박흥우교수의 독일어 발음은 내가 고교시절 배웠던 독일어 발음처럼 독일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들렸고 바리톤의 음조도 차분한 것이 두 눈만 감고 들으면 유럽의 내로다 하는 독일 리드 바리톤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 못지 않았다. 후반부에서 다시 두 분은 슈만의 리드를 연주하였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는 정말 슈만이 오늘 서울 같은 날씨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도 있었는지 그 멜로디는 5 월의 수채화 그림 같았다. “두 명의 척탄병”는 50여 년 전 6.25 동란 전에 육탄 10용사들의 장렬한 죽음을 생각나게 한다. 프랑스국가 멜로디에 독일어 노래가 어쩐지 어색하다면 나만의 틀린 생각일까? 이 멜로디는 역시 “Marchons! Marchons!” 하고 citoyens (시민들)을 격려하는 프랑스어 구호가 제격인데….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을 연주한 최희연교수는 정말 정렬적이고 박력에 넘치는 분이다. 그분은 연주 dress도 빨간 색이 그분의 연주스타일을 말해준다. 재작년 그분이 울리비에 메시앙의 “Ils de feu” 를 연주하셨을 때, 그의 박력에 넘친 피아노 연주에서 나는 피아노를 왜 piano forte라고 부르는지 실감하였다. 이날의 마지막 encore 곡은 연주자들이 많이 등장하여 Happy Birthday를 연주하여 주었다. 이를 몇 가지로 편곡하여 연주하였다. 연주자들이 재치 있게 악기를 다루는 모습도 멋있었다. 몇 년 전 Verbier 음악회에서 사라 장이 고든 크램어가 주동이 되어 여럿이서 편곡하여 연주한 장면이 연상되었다.

음악회가 끝나자 처음에 가졌던 우려가 깨끗이 없어졌다. 실내악의 속성은 훼손되었는지 모르지만, 가족음악회의 축제다운 축제였다. 여러 곡을 한 악장씩 선곡하여 연주한 것도 내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해산물로 요리한 프랑스 요리 bouillabaisse 같았다. 청중들이 모두 최고의 감흥을 갖는 5월의 첫 주간 주말 저녁이었다. 또 한가지 경탄할 일은 나로서는 이번으로 5년째 참석하는 음악제이지만 5년의 세월흐름에도 그 구성기획과 매년 출연하시는 연주자 여러분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만네리즘의 기색이 조금도 안보이고 해가 갈수록 새로 입안에 넣은 박하 사탕 같다. 모두 끊임없이 스스로 파괴하며 다시 살아나는 변신의 노력이 보이길래 이 음악축제는 갈수록 발전할 것 같다.





연주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승용차 안에서 슈만의 “어린이 정경” 피아노 독주곡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CD를 한번 틀면서 운전하였다. 그러고 보니 바로 일주일전 아빠를 따라 영국으로 떠난 손녀와 아들내외가 갑자기 그리워 진다. 특히 손녀는 남달리 음감이 이날 같은 음악회를 무척 좋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영시번역 씨리스 web page 5월 중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와 “어린이의 정경” 두 음악이 자주 실렸다. Bravo May! Bravo SSF!



SSF Friends (5년 차) 중의 한 사람 정철이 2010 .05. 09 새벽에 쓰다.
(1940년 서울 출생 삼성물산 & 효성물산 종합상사 은퇴 전문경영인)

2010 SSF 연주 안내 바로가기 <www.seoulspri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