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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지원금 사후감사가 없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조회수 892
  • 작성자 송*건
  • 등록일 2009.07.01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실질적인 지원금 사후감사가 없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라) 실질적인 지원금 사후감사가 없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감사를 받는 일은 아무 일이 없는 사람도 썩 내키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뭔가 잘못된 일을 했거나 업무상 죄를 진 것이 있는 사람은 정말 받기가 싫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전교조라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학력평가받기 거부운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이런 평가가 그들에 대한 ‘감사’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며, ‘교원평가’는 거부하고 있고, ‘학력평가’는 인권탄압이라고 하며 패악을 부리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나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곳도, 객관적인 ‘사후감사’나 ‘사후평가’를 받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평자가 몇 년 전 이곳의 ‘평가위원’이라는 것을 해보면서, 그렇게 많은 공연에 대한 그렇게 많은 문제점들을 사후에 적어냈는데도 전혀 반영이 되고 있지 않았던 실제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그 뿐만 아니라, 문예위 전체에 퍼져있는 분위기 자체에서도 언제나 그런 것을 감지한다.

왜 뭔가 자신이 없는 공공기관은 ‘감사’를 좋아하지 않을까? 이 부분을 확인해 보기 위해 지난 2009년 3월 12일자 조선일보 A31면의 “구멍 난 ‘자체감사’, 수술 반대 단체장, 뭐가 구려 그러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보자. “감사원은 최근 전남 해남군 해남읍 사무소 7급 여성 공무원이 2002년부터 5년간 기초생활 수급자에게 줄 돈 10억원을 빼돌려 땅과 자동차와 고급 오토바이를 사고 해외여행 가는데 쓴 사실을 적발했다.

이 공무원이 8급에서 7급으로 승진까지 하며 계속 돈을 빼먹었는데도 군청 자체 감사에선 단 한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해남 군청 감사 업무는 기획홍보실에 소속된 감사계가 맡고 있다. 그러니 감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감사실도 여느 부서처럼 순환인사를 하기 때문에 감사관이 인사권자인 단체장 심기를 거스르는 감사를 할 수 없고 동료 선후배인 다른 부서 책임자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감사원은 부실한 자체 감사를 강화하기 위해 감사 기능을 기관장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전문성을 높이는 ‘공공기관 감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법안은 2005년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지만 지방 자치단체장들이 반대해 입법이 되지 않았다. 눈 뜬 장님처럼 국민 세금을 몰래 빼내는 부패 공무원을 그냥 쳐다만 보고 있는 자체 감사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단체장은 뒤가 구린 사람들임이 분명하다“는 취지의 사설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문화예술계의 일부 지원금 하이에나 꾼들이 ‘집중과 선택’ 혹은 ‘다년간 지원’ 운운 해가면서, 해마다 반복해서 몇 억 원씩 해먹으려는 이유는, 해마다 있을 사후 ‘감사’에서 지적받지 않고, 아무리 저질 공연을 하더라도 계속 국민의 피를 흡혈하고 있겠다는 범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감사라는 것은 대단히 고마운 것이다. 감사를 의식하고 준비하면서 조직과 개인의 주변을 더욱 깨끗이 정리하고, 더욱더 튼튼하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학생들이 학력평가 혹은 시험을 보면서 실력을 훨씬 더 높게 만들어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평자는 이 글을 위한 자료를 준비하면서, 약간은 놀라운 어느 공공단체장의 신문기고문을 볼 수 있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아니다)의 이대영 원장이 조선일보 2008년 10월 22일자에, ‘우리도 국감을 받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내용인데, “국정감사는 국민과 국가의 건강한 삶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해마다 겪는 통과의례이자 성스러운 제의이다.

입법부가 행정부의 국정 계획과 집행 내역을 검진하고, 수정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안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이를 위해 국감은 상시 운영체제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취지의 내용이다. 대단히 특이하게도 감사 대상자가 ‘감사’의 중요성과 의미를 강조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신문에 게재한 경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감사’가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가? 모든 것이 도떼기시장이 될 것이다. 여기서 ‘감사 부재’의 상황이 만드는 혼란의 현장을 조선일보 2008년 9월 18일자 1면 톱기사에서 확인해 본다. “시민단체 보조금은 ‘눈먼 돈’”, “행안부, 세금 사용처 제대로 감사 안 해”라는 제목들을 가진 이 기사는,

“시민단체들이 지난 10년 간 정부로부터 600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고도 일부 시민단체는 이를 어디에 썼는지를 증빙 할 수 있는 관련 영수증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시민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한 행정안전부도 모든 시민단체들에 대해 어떤 용도로 보조금을 썼는지 파악할 수 있는 세부 증빙서류를 전혀 확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는 등의 취지의 내용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올바른 ‘사후감사’조차 없애면서, 국민의 혈세를 난도질한 현장이 된다. 그리고 다시 동아일보 2009년 2월 25일자를 보면, “최근 서울 양천구에서 벌어진 장애인 보조금 횡령사건, 부산에서 발생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생계비 착복사건 등은 부실한 ‘사후 감독’이 키운 예고된 비리”라는 내용의 기사가 있다.

현재 우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부실한 ‘사후감사’는 어떤 ‘예고된 부실’ 혹은 ‘예고된 비리’를 만들고 있는가? 현재 우리 문화예술위의 부실한 감사가 어떤 사이비 봉이 김선달의 엉터리 공연을 반복시키고 있는가? 지원금을 집행하는 것 못지않게, 국민의 피 같은 혈세가 제대로 쓰였는지 사후에 검증하는 작업은 중요하다.

공연의 결과나 업무 과정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에게(지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근에서 파리 떼처럼 왱왱거리고 다니는 사이비 전문가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감사를 받아, 국민의 혈세가 올바르게 집행되고 있는지 확인 받는 일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생명 같은 일이다. 그리고 그 객관적이고 투명한 ‘감사’에 따라 고칠 것은 고치고, 개혁할 것은 개혁해 나가야 하는 것이 문예위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실 지원수혜자 최초의 선택은 ‘공연 전’의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 잘못에 대해 ‘용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원 후 공연을 보고난 평가는, ‘실체’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정말 객관적인 판단자료가 된다. 그런데 만약 어떤 지원된 공연이 잘못되었는데도, 계속 반복하여 지원한다는 것은 ‘범죄’가 된다.

따라서 지원된 창작 공연물 혹은 예술품에 대한 ‘사후감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업무의 ‘꽃’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거의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말은, 아직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돈 놓고 돈 먹기 판’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된다. 이런 판에서는 ‘돈 먹으면’ 모든 것이 끝이기 때문이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