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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 조회수 8,290
  • 작성자 구*주*책*
  • 등록일 2005.10.31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故 구본주 소송 종결에 대한 대책위의 입장


10월 27일 삼성화재와 조각가 故 구본주의 유족이 조정을 통해 소송을 종결했다. ‘조각가 故 구본주 소송(삼성화재)해결을 위한 예술인대책위원회’(이하 구본주 대책위)는 뒤늦게나마 소송이 종결된 것을 환영한다.

삼성화재가 항소를 통해 제기한 문제들은 상식 수준에서도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었다. 멀쩡히 길을 가다 차에 치인 사람을 무단 횡단 운운하며 자살자로 몰고, 미술계의 차세대 주자로 꼽혀온 고인을 무직자로 둔갑시키는가 하면, 예술가의 정년을 축소시키려는 일련의 주장들은 합법의 테두리 내에서 진행되었지만 실제로는 위법보다 더 해악한 것이었다. 이번 소송의 종결은 원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항소 취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화재 스스로 자신들의 주장이 터무니없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편으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삼성화재가 앞으로 다른 유사 사례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것인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삼성화재가 또다시 황당한 주장과 논리로 개인을 억압하고 예술의 가치를 백안시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이제 삼성화재는 예술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고, 이윤보다 인간을 생각하는 건강하고 합리적인 기업으로 변모하길 바란다.

2005년 7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구본주 대책위는 그 동안 삼성화재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 예술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 대항해 싸워왔다. 또 삼성화재가 최선두에 서 있는 자본의 폭력성과도 정면으로 맞서왔다. 그 싸움의 기간 동안, 예술가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의 이름으로 우리 모두가 구본주였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사회적 편견들과의 싸움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있다. 물론, 우리는 이 싸움이 삼성화재라는 한 기업과의 싸움보다 훨씬 더 지난하고 고된 싸움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또, 앞으로의 활동은 구본주 대책위가 아니라 모든 문화예술인의 이름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4개월여 동안 구본주 대책위의 활동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 준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성원을 기억한다. 전국적으로 벌어진 일인시위와 서명운동과 모금활동에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의 정성을 우리는 모두 기억한다. 이제 우리는 이 기억으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 예술가의 죽음을 어느 무직자의 자살로 둔갑시키는 몰상식한 사회적 인식을 넘어, 예술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는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 이윤보다 인간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어쩌면 이 일은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지만 우리는 외롭지 않다. 더욱 많은 이들의 열정과 관심과 응원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2005. 10. 31
조각가 故 구본주 소송(삼성화재)해결을 위한 예술인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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