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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수 - 카타르시스의 분열

  • 조회수 6,011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5.12.07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이연수 - 카타르시스의 분열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이연수 - 카타르시스의 분열 >

무대 중앙에 물구덩이를 파고 물장난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던 이연수의 < 카타르시스의 분열 > - 제목이 도대체 이해하기 힘들다 - 공연이 지난 5월 14일과 15일 이틀동안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에서 있었다(평자는 15일 공연을 보았다).

문예진흥원의 '2005 창작공연 활성화지원 사후지원작 '으로 선정되어 - 도대체 이런 한심스러운 공연(?)을 사후지원 되게 한 심사위원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싶고, 이런 한심스러운 심사위원들을 위촉한 문예진흥원의 업무능력에 대해 전체 무용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감사원의 감사를 청구했으면 한다 - 재공연이 된다는 이 작품은 섬세한 무용은 불가능하게 해두고 물에 들어가서 수중에어로빅 혹은 물장난을 하게 만들고 있었다.

제법 객석까지 불을 밝혀놓고 "멸망, 진실" 운운의 대사만 5분 이상이나 지루하게 이어진다(무용수가 없는 공연을 시도하려는지?). 조잡한 조명만 난무하다가 우왕 거리는 소음 속에서 3명이 걸어나와서 움직이다가 갑자기 온몸을 경련 하듯이 흔들다가 물 속에서 뒹굴기 시작하는데 벌써 조잡스러운 3류 퍼포먼스가 된다.

계속해서 물을 발로 차고 우아악 대는 소리 속에서 막춤을 이루기도 하는데 정말 창피한 느낌이 든다. 갑자기 음향이 제법 무드 있는 피아노 곡으로 바뀌고 우측에서 흰 의상의 이연수가 들어와 물을 한 움큼 떠서 가슴에 대기도 하고, 제자리에서 교통 정리하는 듯한 팔 움직임을 보이며 물을 질퍽거리다가 그냥 어색하게 우측으로 사라지는데 도대체가 미학적인 의미는 찾을 수 없다.

다시 순서에 입각하듯이 강한 음향을 틀어 놓고 5명이 나와서 체조처럼 움직이다가 물에 온몸을 뒹굴고 있다(공연의 시간을 때우고 있는 듯한 지루한 물놀이 행위에 객석의 관객들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물에서 움직이는 것이 힘든지 다시 다른 3명이 나와서 임무 교대를 한다.

물 속에서 발로 의도적으로 물차기를 하기도 하는데 여름 물놀이를 하려는지? 이젠 남자 꼬마 2명이 나타나서 히히덕 거리며 물놀이를 시작한다. 도대체가 무대예술로서의 '무용'의 개념은 무엇인가? 무용예술 창작지원금이라고 국민의 피 같은 혈세를 수천만 원씩 사용하면서 물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나 하는 이런 한심한 행위를 하고 있는데 대해 평자는 분노를 느끼기 시작한다.

다시 5명이 나와서 물에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기도 한다. 무대 중앙에 물구덩이를 파놓아서 더 이상 무용적으로는 할 것이 없는지, 이제는 물구덩이 주변을 5명이 줄을 서서 달리기를 하기도 한다. 계속해서 아무런 표현이 되지 않는 행위들을 우아악 대는 음향을 틀어 놓고 정신없이 난무시킨다.

갑자기 할인매장 카트 같은 것에 과일을 가득 담고 나와서 무대 뒤로 던지고 있다. 이게 무슨 무용적 표현인가? 이런 행위는 정말 꼭하고 싶다면 무용이 아닌 다른 장르에서 해야된다. 섬세한 움직임이나 안무로서는 아무 것도 해 나갈 자신이 없으니까 광기의 막춤이 주종을 이루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시 갑자기 제법 고상한 듯한 음악을 틀어놓고 이연수가 객석과 타협하는 듯한 부드러운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일본 부토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꼬마 둘 이도 다시 등장시켜 마지막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데 어색하기만 하다.

이번 공연은 한마디로 '무용'이 아니고 , '3류 퍼포먼스'였다. 이미 보았지만, '무용' 예술의 본질인 창의적 '움직임', '안무', '이미지', '공간' 등의 창출로는 승부를 걸지 못하고 물 속에 빠져 허우적대거나, 부르르 떨어주는 광란의 경련 행위만 보여주었다.

호흡 짧은 작품진행(작품의 문맥을 전혀 이어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두두둑 끊어지고 있었다) 속에서 자신들만 알 수 있는 - 심지어는 자신들조차 잘 알지 못하는 - 행위들을 의미 없이 늘어놓은 다음, 그 내용과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객석의 관객들에게 억지로 뭔가를 강요하는 '행위'였다.

뭔가를 이지적이고 지성적으로 '표현'해 보겠다는 것은 애시당초 시도해 보지도 못한 것 같은 이번 '행위'의 팜플렛에는 온갖 낯뜨거운 주례사들이 뒤범벅이 되어 있었었다. 무용의 건전한 미래에 대해 전혀 사명감이 없는 이런 '주례사'들이, 이런 '행위'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사용하는 문예진흥원의 무용부문 2005창작공연활성화 지원사업 사후지원작이 되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이런 주례사를 쓰고 있는 한심한 인간들이 우리 무용의 미래를 망치는 주범 못지 않은 공범들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행위'였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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