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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크누아 무용단 정기공연

  • 조회수 5,815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5.12.14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제16회 크누아 무용단 정기공연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제16회 크누아 무용단 정기공연 >

“강도 높은 실기교육, 창의력에 역점을 두는 창작교육과 사고력과 인문사회 과학적 소양 개발에 역점을 두는 이론교육을 함께 실시하여 무용교육의 지적, 창의적 토대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의 < 제16회 크누아 무용단 정기공연 >이 지난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있었다(평자는 23일 공연을 보았다).

첫 번째 발레작품 < Allegro Brilliant >는 조지 발란신의 안무였는데, 말 그대로 네오 클래식한 깔끔한 이미지가 선명하게 만들어졌다. 남녀 4쌍의 무용수들이 보석 같은 이미지를 만들기도 하고, 화려하고 경쾌한 코다 움직임 다음에 4쌍이 함께 아라베스크 포즈를 이루며 마무리되던 이 작품에서는 크누아 무용단 단원들의 뛰어난 기량이 마음껏 발산되고 있었다.

이들의 깔끔하고 표현력 있는 움직임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더 많은 발레단이 생겨 이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들의 뛰어난 기량을 마음껏 발산시킬 수 있는 지적이고 창의적인 안무 작품이 많이 만들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두 번째 발레작품 < 봉선화 >는 김혜식 안무였는데, 우선 무대 후방에 영상을 너무 과다하게 투사하고 있어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마치 영상을 보조하는데 그치는 느낌까지 주고 있었다(근래 우리나라 무용공연에서는 괜히 안무에 자신이 없으면 쓸데없는 영상이나 무대장치 등으로 무용예술 자체를 왜소화 시키는 경향이 있다).

조명을 어둡게 해두고(이런 것도 뭔가 자신이 없는 모습이다), 8명이 열을 이루어 누웠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기도 하는데 투명한 이미지를 만들지 못한다. 계속해서 군무들이 부채 춤 포즈를 잡기도 하고, 경쾌한 음향 속에 남자 독무를 이루기도 하는데 작품에 아무런 느낌이 없다.

깊고 섬세한 안무가 없던 이 작품은 근래 우리나라 한국 창작춤 안무 수준의 답답하고 단순한 작품이었다. 작품 초반의 안개 분사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부담스럽기만 했던 정승희 안무의 한국 창작춤 < 물 위에 쓴 시 >는 20여명의 군무들이 예쁘고 우아한 포즈를 잡고 무대 위를 움직였는데, 작품의 메시지를 찾기가 어려워서 무용이라기보다는 마스게임이 되는 느낌이었다.

현대무용 파트는 아예 외국인 안무가인 버나드 바움가튼의 작품 < Seoul >을 올렸다. 결코 산만하지 않은 컬러풀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번잡한 일상과 일상에서 일탈하는 자연스러운 사랑의 모습들을 다양하게 그려 나갔는데, 작품의 투명한 메시지가 만들어내는 통렬한 감동 같은 것은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교 무용교육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과다한 실기교육으로 뛰어난 기량의 무용수는 많이 배출하고 있으나, 올바른 의미에서 이론교육이나 창작교육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문제를 타개해 낼 수 있는 곳이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무용원이 될 것이다. 학교 창설 목적도 바로 그것이었고, 학생들도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창립 10여년이 다 되어 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뚜렷한 이론적인 성과를 내어 놓은 것이 없다. 그리고 예술성 높은 창작작품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진의 문제라는 것이다. 학교 설립목적도 신선했고, 학생들도 뛰어난 학생들이 새로운 각오로 모였고, 국민 혈세도 엄청나게 투자되고 있지만, 교수진이 기존 대학 등에서 수평으로 단순 이동하여 거의 아무런 교육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희망이 없다는 것이 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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