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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진흥기금 왜곡분배문제

  • 조회수 5,329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5.12.24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문예진흥기금 왜곡분배문제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문예진흥기금 왜곡분배문제 >

*올해 3월 초 경에 청와대, 구 문예진흥원 게시판 등등에 올린 글입니다만, 사회에 좀 더 알려야 했으면 하고 다시 한번 올립니다. 그리고 이 글이 나간 이후에 - 물론 이 말이 이 글때문에 그랬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은 말그대로 이름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고 바꾸었습니다. 저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문예진흥기금 왜곡분배현황을 끝까지 추적하여 계속 사회와 우리 문화예술계 전체에 알릴 것입니다. 송종건.



필자는 2004년 1년 동안 문예진흥원의 평가위원을 했다. 그런데 믿어지지 않겠지만, 평가위원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문예진흥원의 호출(?)을 받고, "이제 평가위원이 되었으니 글을 적당히 쓰라"라는 제의(?)를 받았다. 몇몇 직원이 둘러앉아 그 동안 평자가 쓴 글의 문구까지 지적해가며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는지 했었는데..., 어안이 벙벙해서 그냥 집에 돌아왔다. 사실 이때 필자는 그 다음 날 지방대학 강의를 내려가야 되어, 준비할 것도 많고 하여 그냥 돌아왔으나, 분하고 불쾌한 마음이 온 몸을 엄습하고 있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서울로 돌아온 후 바로 문예진흥원에 전화하여, "내가 앞으로 문예진흥원이 잘못하면 문예진흥원의 업무도 비판해야 되는 글을 써야 될 경우도 있는 명색이 '예술평론가'인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 말을 했는가? 평가위원을 안 해도 되는데, 정말 불쾌하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문예진흥원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되는 문예진흥기금이라는 예술인의 돈을 신탁 받아 집행하는 중개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문예진흥원 직원들을 만나 보면, "우리가 무슨 힘이 있나요?", "심사위원들이 다 하지요"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근래 예술인들 사이에서, 그리고 문예진흥원 게시판 등에서, 문예진흥원의 존폐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을 듣고 본 적이 있다. 사실 그 동안 예술계 전체에서 문예진흥기금 왜곡분배에 대한 불만은 다양하게 제기되어 왔다.

우선 첫째로는, '날뛰는 모리배 꾼'들만 심사위원이 된다는 불만이었다. 즉 한해 수 십 억 원 - 이제는 한해 예산이 천억원이 넘었다 - 이 넘는 국민의 혈세가 비양심적이고 검증되지 않는 심사위원들에 의해 심사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평자도 몇 년 전에 문예진흥기금 심사위원이 되어 기금 심사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미리 로비를 받고 나온 다른 '심사위원'들끼리 미친 듯이 찢어 발리고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렇지 않으면 그런 현장에서 유연(?)하지 못한 평자의 모습이 노출되었는지, 그 이후로는 '심사위원'이 된 적은 없다.

그리고 두 번 째로는, 문예진흥기금을 받은 작품 중에 좋은 공연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무용공연의 현장을 지키고 있는(그리고 앞에서 말했지만 2004년 1년은 문예진흥원 평가위원이었으므로, 더욱 더 모든 공연을 문예진흥기금과 연결 시켜 보고 있었다) 평자는 너무나도 쉽게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의 혈세인 문예진흥기금을 받아, 평소 때 어울려 다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기존 작품을 단합대회처럼 여는 '기획사' 공연도 있었고, 도대체 공연이라는 개념도 되지 않는 작품을, 공연 팜플렛에 주례사를 써 둔 평론가라는 사람이 심사위원이 되어서, 다시 수 천 만원의 '사후진흥기금'을 주는 것도 목격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어려운 가운데 묵묵히 자신의 예술을 지켜오는 정말 절실하게 예술 지원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수 십 년 동안 일원도 지원이 되지 않으면서, 진흥기금을 상습적으로 타는 꾼들은 해마다 번갈아 가면서 심사위원을 맡거나, 지원금을 타 가는 일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문제는 돈 문제도 큰 문제가 되지만, 순수한 예술인들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 된다. 문화예술을 '진흥' 하겠다는 문예진흥원이 문화예술인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짓밟는 일을 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 동안 필자는 문예진흥원에서 일어나는 이런 잘못된 과정과 결과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이해하는 입장이었다. 이런 왜곡된 현상의 잘못을 이해한다는 것이 아니고, '구조적인 어려움'에 대한 이해였다.

즉, 국가의 어떤 정책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어떤 정부조직도 모든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이론적 배경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자가 영국에서 석사학위 논문을 쓴 내용 중에, 영국예술원(Arts Council)의 기능과 한계 부분에서도 이런 내용을 적어두기도 했다.

따라서 필자는 그 동안 문예진흥원 임직원들을 만나면, 우리 나라에서의 상황에서는, "기존 문예진흥기금을 받은 '꾼들 같은'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지원금을 주어서는 안 된다", 혹은, "아예 무용 부문의 지원금이 이렇게 낭비될 바에는, 무용 전용극장을 짓기 위해 지원금을 모으자"라는 식의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발족한 지 30년이 되었다는 문예진흥원은 이런 만성적인 문예진흥기금 왜곡분배 현상을 획기적으로 고쳐 나갈 거의 아무런 의지도 없고, 실질적인 대안을 내어놓지도 못하고 있다. 되레 계속되는 잘못된 심사위원 구성과 지원금 배분으로 순수 예술인의 자존심만 짓밟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예진흥원 스스로는 아무런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문예진흥기금은 이제, 예술지원금이 정말 절실한 순수 문화예술인들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될 수 없다는 것도 확인시키고 있다. 따라서 평자는 이런 식의 문예진흥원이라면,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없애버려야 한다는 제안을 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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