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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국립극장장 선임에 대한 민족예술인들의 입장

  • 조회수 5,087
  • 작성자 민*총
  • 등록일 2006.01.04
문화예술 행정의 퇴행을 반대한다!
- 국립극장장 선임에 대한 민족예술인들의 입장

문화예술계에 시대착오적인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해 12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명곤 국립극장장 후임에 신선희 전 서울예술단 이사장을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11월 말로 예정됐던 것보다 한 달이나 늦은 인선이었다. 이미 극장장 선임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신선희 씨와 여당 모 의원과의 혈연 관계 때문에 내정설이 떠돌기도 했지만, 막상 그 사실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문화예술계에는 ‘문화예술정책의 보수회귀’, ‘공모제 무용론’과 같은 흉흉한 말들로 신년인사를 대신하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물론 특정 인사와 가까운 인물이라고 해서 인사 행정에서 불공정한 제약을 받는 역차별이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신선희 씨가 국립극장이라는 기관 성격에 걸 맞는 전문성과 경륜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특히 책임운영기관화 이후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국립극장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 적합한 인물인지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들끓고 있는 여론에 있다.
이미 여러 언론 지면을 통해 거론된 바 있지만 신선희 씨는 서울예술단장을 3차례 연임할 당시에도 매번 연임과정에서 문화예술계를 비롯하여 내외부의 비판을 받았으며, 그 연임의 이면에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예술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매년 공공기금 44억원을 쓰면서도 예술적 성취와 경영이 부진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극장장 선임 과정에서도 정략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정동채 문화부장관 취임 이후 참여정부의 문화정책과 행정이 그 이전으로 퇴행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심지어는 공모제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마저 있다. 이는 현행의 공모제 방식의 개방형 인사제도가 그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무늬뿐인 공모를 진행하면서 잘 못된 인사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모의 진행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문화부 내의 심사위원 구성이다. 부적절한 인사가 선임되었다면 그 인사가 어떠한 근거로 추천되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심사위원의 면면을 선임발표와 함께 밝혀야 공모의 절차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번 극장장 선임의 경우 심의결과가 7대 1대 1이었다니, 이는 심사위원들이 사전에 문화부에서 내정한 신후보를 추인하기 위한 거수기가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는 결과이다. 공연예술계의 의견을 충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심사위원들이었다면 인선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렇듯 들끓지는 않을 것이다.
책임운영기관으로서 극장장 공모제가 시행되기 이전까지 극장장의 자리는 일반직 공무원이 임기도 없이 거쳐가는 자리였다. 국립극장이 침체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 ‘전문성 없는 극장장’과 ‘잦은 교체’였다. 국립극장의 책임운영기관화와 공모제 실시는 극장운영의 전문성을 살리고 장기적인 계획 속에 국립극장의 정체성을 재정립하자는 시대적 요구의 반영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극장장 선임 과정은 국립문화예술기관의 장을 문화부에서 정략적 내막에 의해서 안배함으로써 문화예술인들을 들러리 세우던 권위주의 시절의 관행이 다시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친일청산과 마찬가지로 권위주의 잔재(내정된 인선의 관행)의 청산이 없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춘 문화개혁을 이룩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공공문화예술기관의 장에 대한 자율성 확대는 문화개혁의 주요한 한 과제이다. 그를 통해서 문화예술이 ‘정치적 줄세우기’에 악용되지 않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부 주변의 정략적 입김이 기관장 인선을 포함해서 문화예술기관 운영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것은 참여정부가 내세우는 개혁적 정책기조가 단지 성대한 말잔치에 불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부가 최근의 정책집행에서 보여준 보수회귀의 분위기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할 것을 촉구하며 더불어 이번 국립극장장 선임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하고 시정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

하나, 국립극장장 공모 추천 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라.
하나, 공모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지 않은 책임자를 문책하라.

2006년 1월 4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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