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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2005년 7월 해설이 있는 발레

  • 조회수 4,825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6.01.09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국립발레단 2005년 7월 해설이 있는 발레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국립발레단 2005년 7월 해설이 있는 발레 >

"무용평론가를 오래했다"는 해설가라는 사람이 사전에 거의 아무런 준비가 없이 나와, 스스로 "내가 무슨 방송 MC 같다"고 해가면서, 안무가들을 불러내어 술집 뒤풀이 할 때나 있을 법한 너저분한 사담이나 늘어놓기만 하고 있던 국립발레단의 < 2005년 7월 해설이 있는 발레 - 무용평론가 장광열이 풀어주는 현대발레 >가 지난 7월 29일 호암아트홀에서 있었다.

해설의 수준을 어린이한테 맞추겠다고 하다가, 별 것 아닌 사진을 들고 나와 - 사진의 사이즈가 작아 눈을 뜨고 있어도 무슨 내용인지 확인 할 수도 없었다 - "부모님들은 어린이들의 눈을 가려달라" 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던 이 날 '현대발레 해설'은 한마디로 한심스럽기만 해, 우리 나라 발레 수준 전체를 떨어뜨리는 느낌이었다.

현대발레 해설을 맡았으며, 최소한 현대발레의 탄생 배경이나 역사, 그리고 움직임의 미학적 의미 등은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껏 하는 말이, "이번 공연에서 안무비가 지급되었다", "안무가들은 돈을 많이 번다", "게임회사로부터 스폰스를 받았는가?" 운운의 정말 수준 낮은 멘트를 생각나는 대로 늘어놓고 있었다.

급기야 나중에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춤을 좋아한다", "관광버스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딱지 안 떼는 나라는 우리 나라 밖에 없다"(이 때는 21세기의 심각한 표현 예술인 발레를 관광버스에서 술 취한 아줌마들이 추는 막춤과 같이 보고 있다)등의 허접한 말을 배설하기도 했다.

한심스럽고 위험한 횡설수설 속에 이루어진 이 날 공연은 정확히 말하면 '현대발레공연'이라기 보다 '단원창작공연'이었다. 첫 번 째 작품 신무섭 안무의 < 남자... 1.2.3. >은 작품 중반 남자 6명이 무대 바닥에서 이루는 군무는 선명한 느낌이 살아나기도 했는데, 움직임과 그 움직임들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에 좀 더 예술적 근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붉은 원피스 차림의 5여인들이 의자를 소도구로 하여 대칭과 비대칭의 움직임을 나름대로 분위기를 만들며 이끌어 나가던 정문정의 < Com In >은 마무리가 좀 더 설득력 있었으면 했다. 장운규의 독무가 무게 있게 이루어지고 있던 박일 안무의 < Adonis >는 약간은 상투적인 안무 포맷도 보였지만, 작품 전체의 틀이 뚜렷하게 살아 있어 객석을 작품에 빨아들이는 느낌까지 만들어냈다.

박상철이 재안무한 < 탱고와 나 >는 깨끗하고 깔끔하게 이루어 졌는데, 탱고 움직임 자체에 집착하면 '민속적 무용'의 틀을 벗어나기 힘들어 질 수 있다. 발레애호가들에게 '해설'을 하러 나왔다고 하면서 출연 안무가들을 잡고 객담이나 늘어놓던 이번 공연의 분위기는 국립발레단 전체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상태로 이어지는 객담 속에서 근래 뭔가 예술적 긴장감이 사라져있는 듯한 국립발레단 전체 분위기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는 8월 8일 현재 국립발레단 게시판은 일반 발레애호가들의 글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때 발레애호가들의 글들이 하루에도 수 십 개씩 떠오르기도 하던 국립발레단 게시판에는 근래 일반인들의 접근이 거의 없다. 특히 2005년 7월 1개월 동안에는 한 달 내내 단 3개의 글만 올라있다. 이제 국립발레단은 일반 발레애호가들과는 담을 쌓겠다는 것인가?

현재 국립발레단에서는 올바른 의미에서 '창작'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내년 10월에 올릴 창작작품을 '준비중'이라고만 한다. 도대체가 국립발레단은(정확히 말하면 국립발레단 단장은) 예술적 욕심이라는 것은 아예 없는 것인가?

현재 세계 각국의 대표적 발레단은 - 특히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발레단은 - 자기 국가 고유의 발레창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러시아 발레 위주의 레퍼토리를 벗어나 각국 고유의 발레를 마련하여 해외 투어 등을 나서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6월 우리 나라를 방문한 영국의 로열발레단의 경우 영국 안무가들 스스로가 안무하고 창조한 < 신데렐라 >, < 마농 > - 이들은 이 작품들을 '영국발레' 라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등을 레퍼토리로 하여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고 갔다. 외국 유수 발레단의 경우 새로운 창작을 하지 못하는 단장은 살아남지 못한다.

사실 우리 나라에서도 초창기 국립발레단 단장이었던 임성남 선생께서는 이루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창작발레를 무대에 올렸다. 그런데 그 이후 - 1993년 취임한 김혜식 이후 - 최태지, 김긍수 등을 이어오며 거의 아무런 대작발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리고 현재 단장인 박인자는 3년 임기인데 2년 정도 지난 다음에 창작작품을 올리겠다고 '예정'하고 있다(여기서 왜 '예정'이라고 하는 가 하면, 바로 전임 단장인 김긍수는 3년 동안 '예정'만 하다가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만두었다).

또한 국립발레단에서는 근래 단장을 '예술감독'이라 하고, '안무가'는 따로 지도위원에게 명칭을 주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도대체가 예술창조를 무서워하는 예술 단체의 단체장이 있을 필요가 있는가?

근래 서울시무용단, 국립무용단, 서울예술단 등의 무용단장들이 '창작 능력 미비' 등의 이유로 중간에 교체되기도 했다. 지난 최근 10여 년 이상 동안 창작활동이 황폐화 되어있는 국립발레단의 창작능력도 우리 무용계 전체에서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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