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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미 -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기념공연

  • 조회수 5,153
  • 작성자 무*평*가*송*건* *
  • 등록일 2006.01.09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안은미 -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기념공연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안은미 -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기념공연 >

국립중앙박물관 개관기념 공연에 이런 저질 공연 - 여기 말하는 ‘저질'은 공연 도중 여자들이 아무 때나, 아무런 예술적 근거도 없이 웃통을 벗고, 젖통을 흔들어대어서 ‘저질’ 이라는 것도 있지만, 창작의 깊이와 질이 떨어져서 ‘저질’이라고 하는 개념도 포함된다 - 이 참여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안은미의 < Let me tell you something > 공연을 지난 11월 18일 국립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보았다.

우선 이 작품의 제목을 영문으로 해 두었는데, 작품의 내용이 아무것도 없으면서 제목만 영문으로 해두면 뭔가 대단해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것 같다. 근래 우리 무용계의 의식없는사람들이 이런 짓을 많이 하고 있는데 한심스러운 현상이다. 요즈음 대중예술이라는 영화에서도 영문제목은 촌스럽다고 거두어들이고 있는 판이라고 하는데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된다.

객석이 텅 빈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큰 풍선을 터뜨리고 남녀 2명이 나체가 된 모습을 보인다(창의적 예술능력이 전무한 안은미는 틈만 나면 ‘발가벗기’로 ‘흥행’을 해보려고 한다). 남녀 무용수들이 움직이는데 무대 위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무용수들의 등 퇴장도 작위적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발가벗은 남자가 무대를 지나가기도 한다. 다리를 질질거리며 걷기도 하고, 안은미가 나와서 건들거리기도 한다. 또 젖통을 덜렁거리며 여자 둘 이가 지나간다. 어깨와 다리가 함께 앞으로 나가는 더러운 느낌의 움직임을 뭔가 대단한 것처럼 무용수들에게 반복시키기도 한다.

젖통을 단체로 흔들게 하기도 한다. 지금 안은미가 안무를 하는지, 나체경연대회를 하는지, 작품에 아무런 무용적 문맥(context)을 찾을 수가 없다. 다시 은박지 옷을 입고 꿍딱거리면서 기분 나쁜 움직임을 생각 나는대로 흔들어 주고 있다.

제자리에서 팔을 권투하듯이 흐느적거려 보기도 하고, 이 짓, 저 짓, 아무 짓이나 나열해보고 있는데, ‘안무’가 되지 않은 작품의 불행함 혹은 측은함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런 근거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웃통을 벗고 젖통을 흔들어 주고 있던 이번 ‘행위’ - 이것은 결코 ‘공연’이라고 할 수 없다 - 는 우리 무용의 암담한 현실을 또 한번 ‘국립’중앙박물관 공연장에서 확인 할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독버섯’, ‘바퀴벌레’, ‘곰팡이’, ‘에이즈 균’ 같은 느낌의 단어들이 계속 연상되게 만들고 있던 이번 ‘행위’의 팜플렛에는 안은미가 “항상 놀랍고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풍부한 생명력이 깃든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해두었는데, 평자가 본 안은미의 작업 현장은 썩어서 문드러져 모든 생명이 죽어버린 예술적 ‘무덤’의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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