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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나의 목적이였다.

  • 조회수 4,508
  • 작성자 f*r*v*r*a*t
  • 등록일 2006.01.19
예술은 나의 목적이었다.

오승윤 선생님은 한국근대미술의 거목이셨던 ‘고 오지호 화백의 차남이자 예술원 회원이신 오승우 화백의 동생이시며, 본인 또한 독특한 화풍으로 1970년 전남도전 추천작가로 선정되셨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추천·초대 작가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신바 있습니다.
1974년부터는 전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시며 예술대학을 창설하시는데 크나 큰 역할을 하시고 후학양성에 힘쓰시다 81년 화업에 전념키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셨습니다.
붉은 색을 주로 쓰는 마티스와 비교되시던 선생님은 90년대에 이르러 ‘풍수’ 시리즈를 발표하시며, 오방정색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찾으시고, 1996년 몬테카를로 국제전에서 특별상을 받으신 후 2000년 일본의 수지야마 유, 이탈리아의 파비오, 프랑스의 본느프와 4개국 순회전을 개최하시며 세계적 명성을 얻으신바 있습니다.
이렇듯 화업만의 길을 걸으셨던 선생님이 지난 1월 13일 66세의 나이에 투신자살을 하시었습니다.
2005년 11월 H화랑에서 개최키로 했던 전시회는 왜 연기 되야만 했습니까? 지난 여름 출품작 준비에 여념이 없으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지금도 선한데......
전시회는 새로운 창작의 계기입니까? 아니면 작품을 판매하는 통로입니까? 이 땅의 모든 작가에게는 작품 아닌 상품일 뿐입니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전시회를 무기 연기하며, 화상의 입맛대로 작품 그리기를 요구하는 이 땅의 풍토가 한스러울 뿐입니다.
서로의 책임을 회피하는 H화랑과 Y아트는 선생님으로부터 판화판매의 독점권과 저작권 일체를 인수하고서도, 이의 대가로 출판키로한 한권의 화집조차 발행해 주지 아니했습니다.
선생님은 유서에 「예술은 나의 목적이었다.」「재판시 판화는 증거물이다 그대로 놔둬라.」 라고 쓰셨습니다.
선생님의 죽음 앞에서도 미술계의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작가가 화랑전시회를 통해 작품을 판매하게 되면 몇몇 원로대가를 제외하고는 IMF 이후 50%가 작가의 몫이고, 50%는 화랑의 몫이 불문율입니다. 작가는 그 돈으로 창작 활동은 물론 액자제작, 뒷풀이 등 제비용과 심지어 인쇄 관계비, 홍보비까지 부담키도 합니다.
이러한 풍토에서 어떻게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며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작품판매가 저조할 시 대금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기는 기본이고, 화랑의 손해보전을 위해 작품기증을 강요합니다.
이 세상 어느 공산품도 이런 유통구조를 갖고 있지는 아니합니다. 판매자의 수익이 50%를 상회하는 상품이 있기나 할런지요?
기계로 대량생산하는 공산품보다 못하는 자신의 분신을 쳐다보아야하는 작가의 심정을 그 누가 이해하고서 개선하려 했습니까?
작품에는 흔히 호당 가격이 있습니다.
이 제도 또한 작가 스스로 책정한 작가를 위한 가격제가 결코 아닙니다. 더불어 그림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함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는 화랑의 몫을 증대시키기 위한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제도입니다.
작가는 작품 저작권을 대여해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또한 투명한 유통구조가 확립되어 있지 아니해서 화랑들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합니다.
작가는 화랑이 사용자로부터 얼마를 받아 얼마만큼을 주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주는 대로 받을 뿐입니다.
화랑이 제시하는 저작권 계약서를 살펴보면 작가의 존재가치는 너무도 약한 불평등·불공정 계약입니다.
이렇듯 미술계의 고질적 풍토를 미술계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왜 개선되지 아니하고 방치되는 것 입니까?
미술 정론지를 표방하는 ‘월간미술’,‘미술세계’등은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그것은 화랑들이 광고 주 수입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광고비용의 지출은 명목만 화랑일 뿐, 실제는 전시를 준비한 작가가 실질적 부담하고 있음에도...
미술이 순수예술로써 나아가야 하는데 앞장서야할 대학 교수들의 모습은 또 어떠합니까?
혹여 자신의 영달과 보신에 급급한 너무도 추한 모습입니다.
화랑에 밉보여 자신의 입지가 줄어들까 염려해 그 누구도 어느 한 사람이라도 나서서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분 한분도 없습니다.
선생님은 죽음으로 항변했습니다.

「예술은 나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판화는 증거로 놔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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