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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를 위하여

  • 조회수 4,454
  • 작성자 순*
  • 등록일 2006.02.01
순리를 위하여



박남원




먹고살기 위해 세상 두루두루 돌아다보고 나서 겨우 알게 된 것.
지리산 줄기 수없이 타고 넘어
구례 하동, 운봉, 인월, 함양, 장수
수도 없이 떠돌아다니며 나도 몰래 겨우 알게 된 것.
몸도 순리적이어야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고
정신도 순리적이어야 인간관계가 원만해지고
세상도 순리적이어야 갈등이 없어지고
자연도 순리적이어야 자연의 해가 없게 된다는 것.

흙 뭍은 연장, 찌그러진 작업차, 악다구니 인부들, 돈 떼먹은 작업반장, 책상머리 산업계 직원, 매일 매일 부딪치며 겨우 겨우 온 몸으로 알게 된 것.
사람 몸은 맺힌 데가 있어서 피가 잘 돌지 못하고
인간관계도 서로 준 상처 때문에 원한을 사게 되고
사회도 소외된 사람을 외면했을 때 혼란스러워지고
자연도 그 속의 혈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면 재앙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

바라보면 그저 희뿌옇고 굽이굽이 넘어가는 산줄기 너머 또 산줄기 너머 저 깊은 지리산속 같은 데라도
닳아빠진 집신 닳고 또 닳도록 걸어 능선을 넘어 더 이상 산밖에 없다 싶었는데 한번 가보면
기어이 허름한 산채집 하나 보이고 느릿느릿 농부 한사람 힘겹게 지나가게 되는데
나는 왜 지금까지 저 산을 그냥 지리산 지리산 하고만 불렀는지 모른다.

보이는 것은 언제나 보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항시 뒤에 남아
눈물은 흐르지만 또 낮고 후미진 곳에 있어 잘 보이지 않고
무성한 숲에 뒤 덥혀 폭포처럼 한없이 떨어져 내리기만 하는데
얼마나 눈이 맑아야 사람들은 그것들을 다 헤아릴 수 있는지.
얼마나 긴 밤을 지새워야 나는 한편의 시를 쓸 수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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