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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청자 툇마루무용단 - 겨울이야기

  • 조회수 3,774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6.02.14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최청자 툇마루무용단 - 겨울이야기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최청자 툇마루무용단 - 겨울이야기 >

영국 출신으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아이다’ 등 수많은 뮤지컬을 쏟아내 영국 왕실에서 기사 작위까지 받은 팀 라이스는 우리나라 방문중 인터뷰에서, “지금 (세계) 뮤지컬계의 전반적인 추세는 코믹물이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받고,

“코미디가 진정한 뮤지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이 공연에서 보고 싶은 것은 진지하면서도 확실한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탄탄하다면 어떤 작품이라도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평자가 평소 믿고 있는 것을 팀 라이스도 믿고 있었다.

작년(2004년)에는 공연하지 않았던 ‘최청자 툇마루 무용단’의 < 겨울이야기 >공연을 지난 12월 2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보았다. 작품 전반적으로 볼 때 예년의 공연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었으나(특히 리온티즈 역의 김경신의 움직임의 연기는 작품 전체의 느낌을 살리고 있었다), 아직도 많은 결함과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었다.

노래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시작되고, 남자 9명이 라인을 이루어 움직이기도 하는데, 무용이미지를 좀 더 세련되고 표현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어지는 남녀 군무도 예술적 느낌과 뉘앙스를 더욱 살려야 한다. 8쌍이 스포츠댄스 움직임을 보이는데, 순수무용에서 격이 떨어져 가는 모습을 보인다.

남자가 여자를 내동댕이치는 모습도 거칠다. 허공에 뜬 여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장면도 촌스럽다. 왕비가 아기를 빼앗기고 철장이 내려오는 장면 처리는 설득력 있다. 계속 이어지는 움직임에서는 신파의 느낌이 있다.

무대 뒤쪽에서 물을 틀어 놓고 남자들이 맨몸으로 샤워하는 모습을 조악하게 보이고 있는데, 이런 장면을 이렇게 오래 삽입하고 있는 것이, 여성 관객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인지 모르지만, 작품의 질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 된다.

남자들이 1명씩 돌아가며 개인기를 보이는데, 이는 잘못하면 길거리 힙합 팀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스스로 노출시키는 것이 된다. 무용예술의 근원적인 힘과 에너지는 깊이 있고 표현력 넘치는 ‘안무’로부터 온다.

무대 좌측에 모여 디스코텍 움직임을 보이는데 식상할 수 있다. 20여명의 남녀 군무들이 고동색 계통의 무채색 톤의 의상을 입고 괴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짧지만 표현력이 있었다. “순간의 오해로...”라는 신파조 가사의 노래가 흐르고 마무리 되어가던 이 작품은, 앞에서 보았지만, 지난 공연에 비해서는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작품이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무용안무의 섬세한 패턴이 없었고, 작품에 스토리가 깊이 있게 깔리지도 못했다. 그리고 작품 곳곳에 유치하게 장치된 ‘연출’이 무용예술의 ‘함축성’을 깨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서 하나 또 꼭 지적해야 될 것은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예술극장이 ‘아르코예술극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첫 번째 하는 ‘기획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즉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기획공연’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MCT라는 기획사라는 데서 또 ‘기획’을 하고 있다. 근래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저지르는 잘못을 책임지지 않기 위해 만든 ‘위원회’를 통해, 또 다른 ‘위원회’를 만들기도 한다는 언론 비판을 본 적이 있다.

‘위원회’가 ‘위원회’를 만든 것처럼, ‘기획’을 또 ‘기획’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도저히 무슨 내용과 내막인지 알 수가 없는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변에서는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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