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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프로그램

  • 조회수 3,457
  • 작성자 박*원
  • 등록일 2006.02.24
예술위나 문광부 홈페지를 자주 들여다 보면서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을 자주 본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과연 이런 프로그램들이 당사자인 소외계층에게 얼마나 효과적일까, 혹시 단순히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은 아닐까, 이런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그들의 정서와 그들의 절박한 심정들을 이해하고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것일까 하는 의아심을 갖게 된다.

나는 농촌지역에서 몇년동안 인력사무소에 나가 막일을 하면서 살았고 요즘은 서울 갈현동의 한 인력을 나가면서 그들과 똑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항상 그들은 생존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같은 일거리가 없는 겨울 철이면 대개가 전기비, 가스비 등의 기본적인 세금마저 몇달치가 밀려 있기 마련이고, 어제까지 같이 노가다판에서 일을 했던 사람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노숙자로 전락하거나 쉼터를 전전하거나 심지어는 자살을 꿈꾸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도 이제는 거의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나는 가끔 이들에게 하겠다는 문화향수프로그램이 어떤 것인가 늘 궁금해 한다. 하루에도 먹을거리가 없어 천원짜리 한장 가지고도 벌벌 떠는 그들 앞에 교양을 베푼답시고 시를 읇조리고 풍물을 동원해 소란을 피운다는 것이 그들에게 문화향수를 베풀기는 커녕 오히려 오장을 뒤집어놓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닐까. 그들 눈에 '배아지가 불러 드럽게도 할일 없는 자들의 꼴값떠는 일'로 혹시 비쳐지지는 않을까.

그럴바에야 차라리 안하는 편이 낳을 프로그램들을 왜 자꾸 만들어대고 쓸데 없는 돈을 쓰는 지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인 문인 입장으로서가 아니라 사회 밑바닦에서 나뒹굴고 있는 밑바닥인생 그 자체로서의 내 입장에서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차라리 그들에게 프로그램에 쓰일 돈을 현찰로 직접 줘버리는 것이 오히려 그들을 위한 것일거라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정부정책 하는 사람들이 정책을 폄에 있어 못한다는 소리 듣기 위해 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다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정책이란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 이전에 잘 해야 한다.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이왕 하려면 잘 하라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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