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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스페이스 빔 작가활동지원 선정 전시-1 by 정원연

  • 조회수 2,723
  • 작성자 s*a*e*e*m
  • 등록일 2006.04.14

                                          2006 스페이스 빔 작가활동지원선정전시-1


 



예술가의 방-수취인 불명 by 정원연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스페이스 빔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기 간 | 2006.4.14 Fri~4.27 Thu
장 소 | 스페이스 빔 전시실
후 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작가 프리젠테이션

1차 : 4 .14 금요일 오후 6시
작가의 1993년 작품부터 2006년 근작들이 나오게 된 과정과 이번 전시에 대한 설명 및 질의 응답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2차 : 4.26 수요일 오후 6시
.전시기간 동안 '예술가의 방'에서 있었던 일들을 보고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술가의 방

나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약 8년정도 유학을 했다.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부모님께서는 전에 살던 집을 정리하셨고 새로 이사 온 집에 나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란 두 평 남짓한 문간방이였다. 그 문간방의 반 이상은 우리 집이 좀 살던 시절 열여섯살인 나에게 부모님께서 사주신 더블침대가 차지하고, 나머지 반의 대부분은 어릴 적 피아노를 못 배운 한이 있는 어머니께서 국문을 겨우 깨친 나에게 사주신 피아노가 차지하고 있었다. 피아노는 안 친지 20년이 넘었고 더블침대는 고등학교 3년만 써봤을 뿐 대학진학을 위해 서울에 와서는 요를 요를 사용했고 독일에서는 기숙사에서 나오는 싱글침대에서도 한번도 안 떨어지고 잘 잘 정도로 익숙했다. 그러니 더블침대란 지금의 나에게 과한 것이였다.

나는 이 방에 작업을 위해  길다란 책상 하나를 들여 놓았다. 의자는 부모님이 어릴 적 사주신 허리를 보호하는 하이팩의자를 이용했다. 그러나 의자에 앉으려면 의자 뒤에 있는 옥매트가 깔린 더블침대 때문에 손으로 책상을 짚고 다리를 구부려 의자로 가야했다. 그래도 내 한몸 뉘일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그것도 공짜로-에 감사하며 난방설치가 잘 안 되어 춥고 습한 그 방에서 스웨터에 목도리를 하고 손을 호호 불어 가며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그림도 좀 그리고 했었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부모님은 내가 없는 사이 내 방에 들어와 내가 쓴 일기며 물건들을 몰래 보아오셨었기 때문에 그 방에서 내가  쓴 글들이나 그린 그림들은 혹 부모님께서 보신다해도 문제 삼지 않을 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나는 내가 작년 1년 동안 머물렀던, 부모님집에 허락된 나의 공간을 예술가의 방으로 제시하고 싶다.  이 방이 보여 주는 물리적 풍경이 우리 사회의 예술가의 심리적 상황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 방안에서 부모님의 과거의 부와 욕망인 더블침대와 피아노의 면적이 나의 현재인 책상을 압도한다. 이 사회의 논리-잉여가치와 수익성이라는 기준이 너는 바보라고 예술가인 나를 비아냥거린다. 때로는, 아니 자주 너는 틀렸다고 부정해 버리곤 한다. 그리고 이 방이 보여주는 외형적 풍경 넘어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 검열이 나의 자유로운 사고 자체를 마비시키듯 이 사회의 편협한 가치들은 예술가를 정신적으로 고사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금박레이스가 덮인 피아노와 옥돌매트가 깔린 더블침대사이에서 책상만을 빼내어 스페이스 빔 전시장에 들여 놓을 것이다. 책상이 놓일 자리는 내가  쪼그리고 앉아 수세미로 뽀독뽀독 소리가 날때까지 닦을 것이고 조명은 한여름의 태양이 시골 운동장을 비추듯 그렇게 책상을 비출것이다. 그것이 나의 필요, 나의 현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물을 것이다. 당신의  현재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은 당신의 방안에 있는지...   


                         
                                       
정원연 1974년 서울생, 청주에서 초중고등학교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BFA), 베를린공대 예술학과, 베를린미술대학-바이쎈제 순수조형예술과(MFA), 베를린미술대학-바이쎈제 순수조형예술과, 카린잔더 교수의 마이스터슐러




스페이스 빔 작가활동지원프로그램은?


오늘의 미술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이 지닌 잠재적 힘과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스페이스 빔이 새로운 미술문화의 지형도를 만들어 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 하에 매년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다. 2002년 개관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개인 및 팀 3~5 단위의 전시 지원이 이루어졌는데, 기존의 그것이 작품 중심, 전시 위주였다면 금년부터는 공공성,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는 일체의 예술 활동 전반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였다. 이번 전시는 지난 해 10월 공모를 통해 선정한 5개의 지원 전시 중 첫 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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