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페 큐레이터 게시판을 접하다 이곳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자유게시판에 들어 왔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오상길님의 글 중 인사미술공간이 '외진 곳으로 이전했다'라는 부분에 관해 그 '외진 곳'에 있는 문화시설에서 9년째 근무하고 있고, 실제로 북촌에서만 근 25년정도 살고 있는 북촌인이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인사미술공간이 새로이 이전한 북촌지역은,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을 위시로 북촌한옥마을, 북촌문화센터, 한국미술박물관,가회박물관,한상수자수박물관,북촌생활사박물관, 궁중음식연구원, 고희동생가, 각궁공방,오죽공방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생활모습과 예술세계를 도심에서 체험하고 감상 할 수 있는 전통문화의 벨트이자, 한국화랑협회, 북촌미술관이 존재하고, 소규모 갤러리와 스튜디오, 디자인 회사, 아트상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인사동의 상업화에 반하여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서울시청 홈페이지에서 참가자를 모집하여 북촌도보코스 프로그램을 2005년도부터 시행하고 있는 바, 어린 학생부터 연로하신 분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북촌도보코스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으며 그 참가자는 시행 2년째인 현재 작년보다 비약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 현대미술의 작품세계와 현대미술계의 인적인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인사미술공간이 북촌으로 이전함으로 인해 파급되는 다양한 효과에 대해서 북촌지역의 문화시설에서 근무하는 한 사람의 입장에서 말씀드립니다.

현대미술이 현대미술인만을 위한 예술세계가 아니고 우리나라의 일반대중에게까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외연을 키우고자 한다면 인사미술공간의 현재의 위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촌도보코스에 참가하는,하루에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명에 달하는 국내외의 참가신청자는, 관광은 물론이지만, 내국인의 경우는 가족단위의 체험과 자녀의 문화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분들이 대다수 입니다.

이점에서 북촌도보코스 중 운현궁 코스에 존재하는 인사미술공간은 모든 북촌도보코스 참가자들에게 현대미술의 세계를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상길님께서 언급하신 '외진 곳' 이라는 표현은 지극히 현대미술작가와 현대미술계만을 생각하시고 하신 말씀이라 생각됩니다.

인사미술공간은 국고로 운영되는 예술기관으로서 현대작가를 발굴하고 대안공간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으나, 범주를 넓게 생각하면, 특히 문화교육의 차원으로 이곳 북촌을 방문하는 관람객들께는 무료로 다양한 현대작가의 전시를 제공하는 공공 교육기관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현대미술을 자연스레 접하게 하는 문화 보급소의 역할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인사동에 위치하여야 예술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으리라는 논조의 오상길님의 생각은, 북촌지역을 찾고 있는 관람객들의 진지함과, 북촌인의 문화향유를 생각한다면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인사미술공간을 자주 찾으시는 현대미술계의 관람객들께는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진다면 인사동의 정서와는 다른 독특한 북촌만의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계기를 인사미술공간이 제공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선생의 고택이 인접해 있고, 실제로 현재도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북촌한옥마을, 그리고 불교미술,민화,자수등 전통예술을 전시하는 각 박물관과 미술관이 인사미술공간에 인접해 있습니다.

인사미술공간의 북촌 이전으로 인해, 현대미술계와 고미술계, 현대와 전통이 서로 어울어지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지속적으로 발휘 되리라 생각되고 북촌의 지역사회발전에 인사미술공간이 많은 기여를 하리라 생각됩니다.

오상길님 언제 시간나시면 북촌지역을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창덕궁의 돌담을 따라 아름답게 자리잡은 창덕궁의 고궁을 감상하면서 인사미술공간을 향해 오십시오.

결코 외진곳이 아닌,새로운 문화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임을 몸소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은 늦은 밤 두서없이 한 북촌인이 쓴 글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