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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에 가 본 뉴욕의 링컨센터

  • 조회수 2,403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6.05.22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4월말에 가 본 뉴욕의 링컨센터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4월말에 가 본 뉴욕의 링컨센터 >

4월 25일 오전 뉴욕에 도착한 다음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찾아 간 곳이 링컨센터였다. 스스로 ‘세계에서 제일 큰 공연 예술센터(the world's largest performing arts center)'라고 해 둔 이 공연센터는 3개의 대형공연장을 가지고 있었다.

뉴욕 필하모닉이 피셔 홀(Avery Fisher Hall)을 사용하고 있고, 뉴욕시티발레단이 뉴욕시티오페라와 함께 뉴욕 스테이트 시어터(New York State Theater)를 사용하며, 아메리칸발레시어터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함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Metropolitan Opera House)를 사용한다.

우리나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정도 규모의 3개의 대형공연장이 한 곳에 모여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무용평론가인 평자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중 두개의 공연장을 발레가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뉴욕 스테이트 시어터 같은 경우는 뉴욕시티오페라의 활동이 적어, 사실은 뉴욕시티발레단의 발레 전용극장이 되어있는 것이다.

미국이 무용의 국가라서 그럴 수도 있고 혹은 세계 전체의 추세라고도 할 수 있지만, 미국 예술의 최중심지인 미국 링컨센터에서의 무용의 중요성은 다른 어느 예술을 앞서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각 발레단의 공연 내용이나 횟수도, 1년에 2~3개 작품의 공연만 간신히 하고 있는 발레단이 있는 나라에서 온 무용평론가를 압도하고 있었다.

즉 평자가 갔던 4월 25일은 마침 뉴욕시티발레단의 2006년 봄 시즌이 개막되던 날이었는데, 이 날부터 6월 25일까지 뉴욕시티발레단은 약 2개월 동안 63회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4월말부터 6월말까지는 계속해서 거의 날마다 하루에 1개씩 발레공연을 올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에서 확인해 본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2006년 봄 시즌 공연(5월 23일부터 7월 15일 까지였다) 스케줄을 보면, 약 8주 동안 56회의 공연(정확하게 하루에 한번 꼴로 공연이 된다)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ABT는 ‘지젤’, ‘백조의 호수’, ‘실비아’, ‘해적’, ‘신데렐라’ 같은 클래식발레위주의 공연을 하는 반면에, 뉴욕시티발레단은 거의 모두가 철저하게 미국에서 창작된 작품 위주로 - 그리고 새롭게 안무된 작품까지 올리고 있었다 - 공연 스케줄을 잡고 있었다.

뉴욕시티발레단의 경우는 미국 발레의 전통을 굳건히 세워서 지켜나가겠다는 의지가 선명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모습들을 현장에서 다시 한번 정확히 확인하고, 평자는 우리나라 공연장의 모습과 발레단의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 세종문화회관에는 전속 발레단이라는 것이 아예 없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예술장이라는 세종문화회관에 전속발레단이 없다는 것은 누구 잘 잘 못을 따지기 이전에 국가적 수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예술의 전당이라는 곳에는 국립발레단이 있는데, 문제는 여기서는 외국의 유수 발레단과 비교해보면 1년 내내 공연을 거의 하지 않는것 처럼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 스스로의 창작 공연 같은 것은 손을 놓은 지가 벌써 10여 년이 넘어 간다는 것이다. 새로운 예술 창작능력이 전혀 없어도 예술단 단장이 될 수 있는 우리나라가 행복한 나라인지, 불행한 나라인지 알 수가 없다.

2006년 4월 말에 방문해 본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에는 세계적인 발레단인 뉴욕시티발레단(NYCB),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등 2개의 발레단이 각각의 대형공연장을 전용극장처럼 사용하면서 하루에 1개씩의 공연을 거의 2개월 이상씩 잡고 진행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뉴욕의 발레애호가들은 ABT가 봄 시즌을 오픈 하는 5월 22일부터는 링컨센터에서 하루에 2개씩 일어나는 서로 다른 발레공연을 골라가면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극장만 지어 놓고 콘텐츠에 대한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는 서울의 공연장의 현실과, 극장이 있는데도 작품을 올리지 않는 고국의 발레단의 모습이 괜히 겹치며 떠올라 잠시 우울해지려고 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