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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제36회 동아무용콩쿠르

  • 조회수 1,832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6.07.25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2006 제36회 동아무용콩쿠르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2006 제36회 동아무용콩쿠르 >

조선일보 2006년 5월 9일자를 보면,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 등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 11명은 최근 예술 체육 분야에 대한 병역특례를 축소하고 그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하고, 국내 콩쿠르 1위 입상자의 경우에는 병역특례혜택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날 중앙일보를 보면, “국가청렴위원회는... 문화예술경연대화 때 심사위원을 공개 모집하고, ... 비리 발생대회에는 일정기간 지원을 제한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제 무용을 포함한 문화예술경연대회에 대해 국회 및 국가기관에서 직접 개입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무용처럼 국가나 사회의 지원을 적게 받는 예술도 없다. 병역혜택 문제도 무용으로서는 타 예술 장르와 비교의 의미가 없을 만큼 중요한 문제이다. 무용수들은 끊임없이 ‘신체적’ 훈련을 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국가위신 운운의 다른 예술과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된다. 그리고 사실 무용만큼 병역특례혜택이 적은 장르의 예술도 없다.

따라서 앞으로 과연 타 예술 장르나 체육부문은 어떤 병역혜택을 얼마만큼 받고 있는지 정확히 조사하여 무용도 최소한 그만큼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무용계의 소리가, 국가의 이런 병역혜택 축소 소식에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평자가 보기로는 이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무용 분야의 병역혜택이 정말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무용계에서 일어난 병역혜택이 있는 콩쿠르 등에서 부정과 비리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이런 식으로 할 바에는 아예 없애버려라”는 것이다. 그동안 콩쿠르 심사가 얼마나 엉터리로 이루어졌으면 이런 패배적이며 자조적이며, 증오 섞인 발언이 나오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국가기관들의 개입까지 촉발 시키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병역혜택 등이 있는 각종 콩쿠르가 있을 때 무용계의 브로커들이 날뛴다. 사이비무용가, 사이비 무용평론가, 사이비무용기획자 등등이 몇 억 단위의 부정금액을 입찰에 붙이며 돌아다니기도 한다고 하는데, - 근래에는 국제콩쿠르 브로커들도 날뛴다고 한다 -, 이런 인간들이 사법처리를 받아 무용계와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되어야 우리 전체 사회와 무용계가 맑게 정화될 것이다.

제36회 동아무용콩쿠르가 지난 5월 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있었다. 이날 경연은 전체적으로 평자가 2년 전에 본 대회보다는 열기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전에 있었던 한국무용 전통부문은 콩쿠르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노출시키기도 했는데, 너무 짧은 시간동안, 과다한 전통의상으로 몸을 가린 경연이, 과연 변별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변별력이 떨어지니까, 부정과 정실이 개입될 요지가 커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전통무용부문의 경연방식의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무용 창작 부문도 전반적으로 작품의 안무력이 떨어져, 무용수 능력의 판단이 어려운 느낌이었다. 이 부문 역시 예년에 비해 작품의 질이 떨어졌다.

현대무용 여자 일반부에서는 이대 대학원 재학 중인 오주연의 < 입술에게 >에서 오주연이 아름다운 에너지가 넘치는 움직임으로 기품 있는 현대무용을 이루고 있었다. 경희대 대학원 재학 중인 홍경화의 < I don't think so >도 표현력 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세종대 황인영의 < 너는 웃고, 나는 울고 >는 시원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 나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박민영의 < Hallucination >은 강한 타악 음악에서도 자신의 템포를 잃지 않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작품에 문맥이 담겨있지 않아 손해를 보는 모습이었다.

모두 9개의 작품이 선보였던 남자 현대무용 부문은 모두가 정확한 움직임을 이루는 뛰어난 능력의 무용수들이었는데, 감동을 주는 ‘작품’은 볼 수 없었다. 이런 경연대회에서는 무용수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훌륭하게 ‘안무’해 나오는 것도 그 못지않게 훨씬 중요할 수 있다.

발레 부문에서는 특이했던 것은, 일반부보다 학생부의 경연자들이 훨씬 매력적인 자태와 기량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 파키타 바리에이션 >을 공연한 선화예고 이용정은 주역의 느낌까지 던지는 예쁜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예고 2학년인 남자무용수 김기완은 < 해적 >에서 약간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지만, 앞으로 우리 무용계의 중요한 남자무용수가 될 수 있겠다 하는 공연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 지젤 > 1막을 선보인 서울예고 3학년 이수경은 우아하고 균형 있는 회전 등을 이루며 역시 미래의 ‘주역’감 임을 예쁘게 보였다. 정확하고 완벽한 < 돈키호테 >를 연기한 언남고 1학년 박예지도 생동감 넘치는 키트리(Kitri)가 되어있었다. < 그랑 파 클래식 >에서 김수진은 정확하게 움직였고, < 코펠리아 >에서 이여름도 좋은 체격을 선보였는데, 예술적 힘과 기량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

5명밖에 나오지 않은(그 중 3명이 한국예술종합학교이다) 여자 발레부 일반부문은 이미 앞에서 말했지만, 학생부보다 그 느낌이 떨어지고 있었다. 발레 일반부 남자부문도 일부 경연자들은 박자를 놓치기도 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